목동권 고등학교 교사에게 들어본 문·이과 계열 선택 Q&A
계열 선택, 직업 선택의 첫 걸음… 현재 직업보다 미래 염두에 둬야
진로 및 성향이 중간에 걸쳐 있다면 이과 선택이 낫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문·이과 계열을 선택하게 된다. 문·이과 선택은 진학과 진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학생들이나 학부모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단순히 수학 점수에 따라 혹은 주변의 권유로 이분법적인 계열 선택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문·이과 선택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을 목동 권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던졌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도움말: 대일고 박노순 2학년 부장
목동고 박성현 입시전략부장
한가람고 신용원 연구부장
질문 1. 가고 싶은 학과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문·이과를 선택해야 할까요?
신용원 교사: 학교에서 검사했던 진로적성 결과를 참고해 학과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탐구해서 자신이 가고 싶은 학과를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진로 및 성향이 중간에 걸쳐 있다면 이과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수학과 과학의 공부 양 및 난이도 측면에서 이과가 문과보다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문과에서 이과로 변경하는 것보다는 이과에서 문과로 변경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박성현 교사: 기본적으로 학생 본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주변의 권유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고민해야 합니다. 전공은 2학년 진학 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을 기준으로 계열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취업은 5년 후에, 10년 후에 사회의 변화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2. 문과보다 이과가 대학에 가기 유리하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신용원 교사: 이과가 문과보다 대학에 가기 유리하다는 말이 있는 것은 대학의 모집 정원은 문·이과 비율이 비슷한데 수험생은 문과 학생이 이과 학생보다 35:25(사과탐 선택 기준)로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과는 서울대뿐만 아니라 의치한, 카이스트, 포스텍 등 상위권이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이 많기 때문입니다. 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것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이과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박노순 교사: 우리나라 대학 전체 정원의 문·이과 비율을 반반 정도로 볼 때 문과는 특목고(외고)가 많고 여학생들의 선택 비율이 높아 전체적인 경쟁률이 이과보다 높습니다. 특히 수학에서 이과 학생들도 ‘나’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음을 고려해보면 전반적으로 일반계 고등학교 남학생의 입장에서는 문과가 대학 진학이 어렵습니다. 문과보다는 이과가 진학률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3. 이과에서 문과로 혹은 문과에서 이과로 계열을 바꿀 수 있나요?
박노순 교사: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학생이 원하면 원칙적으로 계열 변경은 가능합니다. 단, 계열 변경으로 인한 이수과목 등의 불이익은 본인이 감수해야 합니다.
박성현 교사: 학기가 종료된 시점에서 계열 변경은 가능합니다만 다른 학생들과 공부한 과목과 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수능이나 내신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4. 정시에서 상위권 학생이 아니라면 이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박노순 교사: 정시는 아무래도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유리한데 대체로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이 특목고(외고)에 뒤지기 때문에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이과계열이 유리합니다.
신원용 교사: 근본적으로는 학생의 진로와 성향에 따라 문·이과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만 학생이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일정한 수준의 성취를 보일 수 있다면 현재의 사회 상황을 고려할 때 취업에서 이과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권유하고 싶기는 합니다.
질문 5. 인서울 커트라인이 문과 이과 등급의 차이가 있나요?
박성현 교사: 인서울 수준 대학을 서경대라고 가정하고 2015 정시 배치표(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정시 프로그램 기준)를 토대로 보면 배치라인이 가장 낮은 전공은 문과의 경우 314점, 이과의 경우 294점입니다. 당연히 문과 학과의 커트라인이 높고 이를 근거로 문과의 커트라인이 높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수학B와 과학탐구에 대한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문·이과의 격차는 약간 줄어듭니다.
신용원 교사: 문과는 수능 과목 평균이 대략 2.5등급, 이과는 3등급 정도에서 인서울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학년은 문·이과 공통으로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되고 수험생의 모집단도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점, 2학년 때 이과를 선택하면 성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만 할 것입니다.
질문 6. 1학년 2학기 수II의 학습의 상태와 이후 성취도가 문·이과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합니다. 어떤가요?
신용원 교사: 수학과 과학 과목 모두 중요합니다. 다만 대학 진학을 고려할 때는 수학의 성취도가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고 진로를 고려할 때는 과학이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공학 등의 공학계열의 경우 다른 과목보다도 물리의 성취도가 떨어질 경우 학과에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박성현 교사: 이과 학생들에게 수학은 가장 중요한 과목이자 넘어야할 산입니다. 이과는 수학에서 상위권과 중위권, 하위권으로 구분이 되며 성공 가능성을 판단해 줄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이과를 선택한 학생이 수학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그리 크지 않음도 고려해야 합니다.
질문 7.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이 학생의 적성과 관련 있을까요?
박노순 교사: 성적이 잘 나오면 그만큼 그 교과에 대한 흥미가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대체로 관련이 있지만 성적이 잘 나온다고 적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수가 따릅니다.
신용원 교사: 일반적으로 특정 과목이 적성에 맞고 그 과목을 좋아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학생에 따라서는 적성에 맞지만 그 과목에 대한 그간의 노력이 실질적으로 부족해 성적이 낮은 경우도 있으므로 그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질문 8. 기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문·이과 선택에 대해 전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박노순 교사: 문·이과 계열선택은 직업(취업)과도 관련이 많습니다. 대졸 취업 현황이 문과 보다는 이과가 더 유리하기 때문에 이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계열 선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미래 진로입니다. 학생이 하고 싶은 일, 평생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첫 작업이 계열 선택이기 때문에 단순히 현재의 취업 현황이 아닌 보다 먼 미래를 염두에 두고 선택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박성현 교사: 문·이과 선택을 해야 하는 학생들은 정말 고민스러울 것입니다. 흔한 말로 요즘 대세는 이과라고 하는데 그것은 그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계열 선택을 할 때는 자신이 생각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이 직접 치열하게 고민할 때 그 생각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이후에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주변에서 도움을 받되 그 도움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키우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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