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로 하나 된 ‘동인재’ 가족검객들

죽도 내리치며 건강지수 올리고! 가족사랑 키우고!

지역내일 2014-12-31

부모와 자식이, 남편과 아내가 상대를 노려보면서 칼을 겨눠 힘껏 소리 지른다. 소위 말하는 콩가루 집안이 아니다. 오히려 ‘칼싸움’이 끝난 뒤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서로 다독이는 손길에서 사랑이 묻어난다. 가족 간 대화는커녕 얼굴 한번 제대로 보기 힘든 요즘, 검도를 통해 끈끈한 애정을 과시하는 가족들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mmail.net

동인재


존중과 배려, 운동으로 배우다
머리! 손목! 허리! 얍! 머리~잇! 쩌렁쩌렁한 기합소리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동인재’. 유치원생과 성인이 함께 구령에 맞춰 기본동작을 익히고 대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검도장에 들어와 깔깔거리며 장난하던 아이들이 운동시작과 동시에 표정마저 달라진다. 검도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대등하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죽도를 이용해 상대방을 가격함으로써 승부를 겨룬다. 호구를 착용하고 십분만 대련을 해도 땀이 흠뻑 나는 강도가 센 운동으로, 한참 대련을 한 뒤 호면(머리보호장비)을 벗으면 젖은 머리카락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정도다. 검도는 예(禮)를 중시하는 무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으면 어떤 운동을 하든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검도에서는 예를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라 강조한다. 동인재의 박재환 관장은 “신입관원이 들어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복착용과 정리하는 법을 도와주며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잘 챙겨준다”며 검도의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검도를 하면 건강하고 적극적인 성격이 형성돼 사회성이 높아지고, 신체적으로는 집중력과 근력이 강화됩니다. 아파트에서 까치발로 다니는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마음껏 뛰고 소리 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지요. 뛰는 동작, 순서대로 익혀야 할 동작이 많아 특히 주부들의 다이어트와 노화방지, 노년층의 기억력 향상에 좋은 운동입니다.” 

동인재


가족, 검도로 하나 되다!
요즘 가족들은 대화가 부족하다. 일과 학업에 치여 하루에 얼굴한번 보기 힘든 가족도 많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같이 검도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검도라는 공통관심사를 통해 자연스레 대화를 풀어나가고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은경씨는 검도를 배우기 시작한지 7개월째다. 사춘기 딸과 사이좋은 모녀로 지내는 그녀는 아이들이 검도를 하고 난 뒤 몸과 마음이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입단하게 됐단다. 죽도를 잡는 순간 검도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는 그녀는 승급심사를 앞두고 설거지를 하면서도 국자를 들어 빠른머리치기를 연습할 만큼 열정적이다. 4학년 아들 찬서는 엄마의 잘못된 자세를 지적하며 몇 번이고 시범을 보여준다. 집에서는 귀엽고 착한 아들이지만 검도장에 오면 선배노릇을 톡톡히 한다. 이은경씨는 “이제 겨우 4학년인 아들에게 초콜릿복근이 생겼답니다. 저도 검도한지 5개월 만에 11자 복근에다 팔 근육까지 단단해졌어요”라며 뿌듯해했다.
양천소방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이용주씨는 운동을 시작한지 10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탁월한 운동실력과 남다른 배려로 신입관원의 대련상대를 자처하고 있다. 밤낮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직업특성상 건강관리를 위해 검도를 시작, 고혈압이 떨어지고 생활에 활력이 넘치는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초등학생 아들에게 권유해 두 달 전부터는 함께 운동하며 부자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있다.
동인제 관원들은 검도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 ‘가족애’라고 입을 모은다. 검도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터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 선뜻 말하기 어려운 내용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한다. 가까이서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가족이 함께 건강해져 더 좋다고 한다.


미니인터뷰

이은경찬서진희
이은경씨

검도를 한 후 소심한 딸아이가 많이 밝아지고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사춘기 아이와 왠지 서먹서먹해졌다면 같이 검도를 배워보세요. 엄마와 아이가 서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김찬서(초4), 진희(중1)남매
얼마 전 열린 승급심사에서 둘 다 초단을 땄어요. 우리가족은 검도에 푹 빠져서 집에서도 검도연습을 해요. 대련할 때 잘못 맞으면 아프지만 다른 운동보다 훨씬 재미있고 죽도와 목검으로 운동하는 것이 멋져요. 

김용주 지우


김용주씨
업무가 힘들지만 즐거운 검도가 있어 매일 기분 좋게 생활합니다. 원래 아들과 대화를 많이 했지만 같이 운동하고 난 뒤 사이가 더 가까워졌습니다.
김지우(초5)
전에 한 운동들은 혼자해서 지루했어요. 지금은 아빠랑 같이 다니니까 훨씬 재밌고 아빠가 멋져 보여요.


양석진 은정
양석진(중1), 은정(초3)남매

검도2단인 아빠의 권유로 초등 1학년 때부터 배우고 있어요. 우리남매는 같은 시간에 운동하며 서로 잘 챙겨줍니다. 3단까지 따는 게 목표고 언젠가 아빠와 대련해서 꼭 이기고 싶어요.


김수명
김수명(64세)씨
11년 째 마라톤으로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나이가 드니 한계가 느껴지더군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찾다 검도를 시작했습니다. 검도를 하면서 제 성격이 상당히 급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검도는 자신의 성격을 다스리면서 집중력과 체력까지 키울 수 있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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