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이중학교 방과후 교실 ‘동영상 편집반’

“스마트 폰 주도권은 내가 쥐고 갈래요”

지역내일 2014-12-28

인터넷 및 스마트 폰 중독예방 UCC공모전에서 대상과 동상 수상
     
 
많은 방과후 수업이 있지만 재밌게 참여 할 수 있는 수업을 찾아 열심히 듣게 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신의 진로를 발견하는 계기를 얻게 되는 수업이라면 그건 정말 행운을 만난 셈이다. 덕이중학교(교장 박경숙) 방과후 교실 ‘동영상 편집반’ 학생들이 바로 그런 행운의 주인공들. 열심히 수업을 듣고 참가한 UCC 제작 공모 대회에서 대상과 동상, 두 개의 상을 수상했다. 열정 가득한 교사와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학생들이 만나 즐겁게 배우는 곳, 덕이중 방과 후 교실 ‘동영상 편집반’을 찾았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촬영 편집 연출까지 배우는 종합수업
덕이중 방과후 교실 ‘동영상 편집반’은 올해 부임한 이은규 역사 담당 교사가 맡아 진행하는 수업이다. 역사를 전공했지만 교과 외로 관심 있는 분야를 방과 후 특기적성 수업으로 가르쳐 온 그는 개인적으로 공부 해 온 ‘영상미디어’ 분야 수업을 개설했다. 특기적성 수업이므로 재밌고 새로운 분야를 배워 자신의 특기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나아가 자신의 진로를 찾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요즘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기도 하고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수업이 진행 돼 학생들이 제법 잘 따라온단다. 한 분기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은 먼저 미디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법이다. 그 후 자신이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작업대에 올리는 것, 그것을 자르고 붙이고 끼워 넣는 등의 단순 편집을 배운다. 또한 음악을 삽입하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효과 장치들(impact)을 배운다. 2~3개의 장면을 자연스럽게 합성하는 것, 자막 넣기와 촬영 및 연출방법까지 배우는 것으로 수업은 마무리 된다. 스스로 해 보는 것만큼 큰 공부는 없기에 한 분기 수업이 다 끝난 후에는 그동안 배웠던 방법들을 총 동원해 선생님이 만들어 올린 영상물과 똑같은 영상물을 스스로 제작해야 한다. 



스마트 폰 중독의 유해성 알리는 UCC제작
올 2분기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그동안 배운 것들을 실습해 볼 수 있는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 11월 경기도교육청에서 개최한 제2회 ‘인터넷 및 스마트 폰 중독예방’ UCC공모가 바로 그것. 동영상 편집반 학생들이 참가해 대상과 동상을 모두 수상했다. ‘건전한 스마트 폰, 건강한 학교생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번 대회는 3~5분 내외의 인터넷 및 스마트 폰 중독예방 관련 영상물을 제출하는 대회였다. 동영상 편집반 3학년 박수교 학생과 2학년 이민영, 이윤서, 이한나, 김경아 학생이 한 팀을 이뤄 각각 대상과 동상을 차지했다. 그간 수업을 열심히 듣고 배운 내용을 십분 활용해 얻은 값진 결과다. 개인으로 참가한 박수교 학생은 스마트 폰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참신한 아이디어, 탁월한 구성과 편집으로 잘 표현했고, 동상을 차지한 2학년 팀 친구들은 서로가 가진 장점을 살려 각자 역할을 잘 분담했다는 평가다. 스마트 폰에 중독 돼 점점 망가져가는 주인공을 통해 스마트 폰 중독의 유해성을 알리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실제 방법들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대회 준비 과정을 도와주고 지켜본 이은규 교사는 “여러 가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고생하고 노력한 보람이 있다”며 “수상을 떠나 아이들이 많이 배우게 돼 대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Mini Interview

이은규 교사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학업성적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방과후 수업에 시간 쏟는 것을 못마땅해 하시지요. 하지만 성적만이 중요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이 잘하는 것에 따라 맞춤교육을 받을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의 교육환경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뛰어난 학업성적만이 자신의 진로를 찾고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것이 아니고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찾고 특기를 계발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얘기들을 학생, 학부모님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수교 (3학년 3반)



어차피 스마트 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회니까 적절히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좀 더 재밌게 표현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장면장면을 따와 연결하고 또 식구들의 조언을 들으며 수정하는 과정에서 밤을 새기도 했어요. 어려서부터 컴퓨터 만지는 것을 좋아했고 앞으로 컴퓨터 공학 교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  


이민영 (2학년 3반)-촬영



스마트 폰에 의존하고 끌려가는 삶이 아닌 내가 주도권을 쥐고 필요할 때 도구로 이용하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마트 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생활에서도 좀 더 잘 사용하려고 노력하게 된 것 같아요. 수작업으로 제작한 것들을 촬영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서로 도와 잘 끝낼 수 있었어요.  

    

이윤서 (2학년 3반)-대본



자신에게 해가 될 수도 있는 스마트 폰은 좀 멀리 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저 자신도 친구들과의 불필요한 통화와 사용은 자제하려고 노력하게 된 것 같아요. 스마트 폰은 수면제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필요한 사람이 먹으면 도움이 되지만 필요 없는 사람이 먹으면 해가 되니까요. 


이한나 (2학년 3반)-편집



장래 희망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편집 분야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업에서 배운 것들을 이용해 편집하면서 재미도 느끼고 저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집할 때 저장한 것을 모두 날려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가장 힘들었지요. 하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김경아 (2학년 3반)-만들기 



그림그리기를 원래 좋아해 만들기를 맡았지만 만드는 모든 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대회이후 TV에 나오는 광고나 동영상을 보면 저 장면에서 효과는 이렇게 하고 또 이렇게 만들었고 하는 게 다 보여서 만드느라 힘들었겠다하는 생각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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