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상차림 ‘신소반쭈꾸미’

탱글탱글 육질에, 그윽한 불맛 살린 쭈꾸미

도토리전, 묵사발, 샐러드 등 상차림···식사 후 신선한 원두커피

지역내일 2015-05-25

주꾸미는 낙지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길이가 짧다. 작은 몸 때문인지 낙지보다 한 등급 아래 식재료라는 인식이 있어왔다. 하지만 주꾸미는 피로를 풀어주는 타우린 함유량이 낙지의 4배에 이르고, DHA와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하다. 최근에는 값비싼 낙지를 대신하는 식재료로 외식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주꾸미는 어느 음식점에서나 볶아 내놓을 수 있는 메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오징어처럼 쉽게 맛이 들지 않기 때문에 볶는 기술이 중요하다. 주꾸미는 수분 함량이 높은 편인데 수분기가 많으면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고, 수분기가 없으면 식감이 뻣뻣해진다. 맛있는 주꾸미 요리를 즐기려면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주꾸미 본연의 식감을 살리는 것이 맛의 관건이다. 


● 주꾸미에 불 맛을 입히다.
원주 무실동 육민관고  맞은편에 ‘신소반쭈꾸미(대표 허명득)’가 문을 열었다. 불 맛이 흠뻑 밴 탱글탱글한 식감의 주꾸미 볶음을 샐러드, 전과 함께 맛깔스럽게 구성해 상을 차린다. 
주꾸미 맛이 다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이집 주꾸미 볶음을 맛보고 생각을 바꿨다. 신소반쭈꾸미 볶음에서는 그윽한 ‘불향’이 난다. 주문과 동시에 허명득 대표가 중국요리에서 사용하는 묵직한 웍(볶음용 무쇠불판)에 불꽃을 피우며 재빨리 볶아낸다. 엄청난 화력으로 뜨겁게 가열된 웍에 식용유를 두르면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주꾸미가 되어 ‘불맛’이 입혀진다. 주꾸미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리면서 화려한 불 맛을 더하는 이 과정은 매우 숙련된 노련함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주꾸미에 불이 직접 붙어있는 시간이 30초 이상 지속되어야 불향이 제대로 나는데, 쭈꾸미가 불을 머금고 있도록 이 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제대로 된 주꾸미 맛을 내는 기술이다.


● 아삭함과 신선함, 산뜻한 상차림
주꾸미 볶음은 물론 오리엔탈 드레싱을 곁들인 산뜻한 신소반샐러드, 큼직하고 푸짐한 도토리전, 매운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어주는 도토리묵사발까지 함께 정갈하게 상이 차려진다.  메인메뉴인 주꾸미를 큼직한 대접에 콩나물과 무생채를 넣어 밥과 함께 슥슥 비벼 먹는다. 그윽한 불 맛과 함께 텁텁함이 남지 않는 알싸한 매운맛에 아삭함이 더해져 입맛을 돋운다. 주꾸미가 볶아져 나오기 때문에 옷에 냄새가 배어서 곤란할 염려가 없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신소반쭈꾸미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허명득 대표는 “주꾸미는 육안으로 보기에는 비슷해도 볶아보면 차이가 크다”며, “주꾸미의 수분기를 잡고 깔끔한 매운맛을 구현하기 위해 오픈 전부터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레시피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소반쭈꾸미는 양념이 주꾸미에 찰싹 달라붙은 듯 진득하게 잘 볶아져 나온다.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불을 잘 다루는 솜씨와 강한 화력으로 탄생된 불맛이다. 은은한 불향에 간이 세거나 지나치게 맵지 않아 먹고 나서도 속이 편하다. 지나친 양념이나 잡스러운 채소로 양을 부풀리지 않고 매콤한듯하면서도 담백한 느낌이 좋다. 매운맛은 취향에 따라 조절해 주문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치면 커피 전문점 수준의 고급 원두커피도 무료로 제공한다. 바깥 테라스는 카페 형식으로 꾸며져 있어 식사와 차를 한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 야외카페를 연상케 하는 깔끔하고 쾌적한 테라스와 넓은 주차장을 갖춰 점심손님은 물론 가족 단위 고객까지 멀리서도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식사와 티타임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이 집의 장점이다. 이런 매력으로 인해 점심 모임을 즐기는 여성 고객에게 벌써 입소문이 나고 있다.
신소반쭈꾸미 옆에 운영되는 신토불이의 오리고기도 주꾸미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문의 033-762-6629
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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