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교하고등학교 제1회 자연 탐구 R&E 대회 개최

자율성, 탐구력 키우며 배움을 얻다

지역내일 2015-05-02

자율성, 탐구력 키우며 배움을 얻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알려주는 길로 가지 않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은 실패의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 길을 가는 것은 누구보다 값진 배움을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이다. 파주 교하고등학교(김영일 교장)에서는 지난해 제1회 자연 탐구 R&E 대회를 개최했다.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탐구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스스로 배움을 얻게 하기 위해서다. 선례가 없는 첫 번째 대회였지만 학생들이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자율성, 탐구력을 키우며 배움을 얻은 교하고 학생들을 만나보았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R&E 대회는 차별화된 경쟁력
교하고 자연 탐구 R&E 대회는 연간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3월 안에 팀을 꾸려 연구 주제를 정해 계획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한다. 여름방학 직전까지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후 연구를 이어가며 10월 최종 보고서 및 발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발표대회를 통해 최종 평가를 받는다.
무언가 한 가지 주제를 갖고 1년간 연구하고 고민하는 기회는 학생들에게 흔치 않은 기회다. 학업에 쫓기고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중간에 포기하는 팀도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끝까지 대회를 마무리 한 학생들은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김영일 교장은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 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고자 R&E 대회를 준비했다”며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R&E 대회가 차별화된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주제는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융합과학 등 과학 전 분야로 3명 이내의 팀 참가가 원칙이다. 1회 대회에서는 7명의 과학과 교사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연구, 배움, 발표 등 세 가지 영역에 대해 평가했고, 그 결과 최우수상 한 팀과 우수상, 장려상 등 모두 8개 팀이 수상을 했다. 심사를 맡은 교육과학 정보부 채민 부장교사는 “기간만 주어주고 중간 점검을 한 번 해줬을 뿐, 모든 것을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그 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성과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보였다”며 “학생들의 소논문이지만 기대 이상의 좋은 내용도 살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우수상 팀 3학년 조현익, 최민우, 권오비





주제 : 쥐들도 질투심과 시기심을 느낄까?


1회 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현익, 최민우, 권오비 학생은 ‘쥐들에게 이타심이 있다’는 미국의 논문을 토대로 했다. 환경 변화에 따른 쥐들의 감정을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쥐들에게 이타심이 있다면 질투심과 시기심도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연구에 돌입했다.
실험용 쥐를 구입해 한쪽에는 살기 풍족한 환경을, 다른 한쪽에는 열악한 환경을 마련해 주고, 투명한 유리막을 통해 쥐들이 서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3주 후 쥐들을 합쳐 놓고 쥐들의 행동 변화를 살폈다. 조현익, 최민우, 권오비 학생은 ‘쥐들에겐 질투심과 시기심이 없다’는 것으로 연구 결론을 내렸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았지만 쥐들은 서로 공격하지 않고 함께 잘 생활했기 때문이다.
권오비 학생은 “인간이라면 나보다 나은 환경을 부러워하며 질투했을 법도 한데 쥐들은 그렇지 않았다”며 “짧은 실험이었지만 쥐들이 사람보다 더 사회적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관찰 기간이 짧아 아쉬웠던 만큼 학생들은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최민우 학생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이런 기회를 꼭 만들어보고 싶다”며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생각의 폭이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쥐들을 관리하고 돌본 조현익 학생은 실험이 끝난 후에도 쥐들과 두 달을 함께 더 살았다고 한다. 조군은 “쥐들에게 밥을 주고 매일 들여다보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며 “친구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며 우정도 깊어졌다”고 전했다.






>>>우수상 팀 3학년 이지윤, 김상욱





주제 : 해양 기생충 ‘아니사키스’에 대한 다각적 연구


TV 프로그램인 ‘위기탈출 넘버원’에서는 우리가 흔히 먹는 해산물에 고래 기생충이라고도 불리는 아니사키스가 살고 있고, 이것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주제를 다룬 바 있다. 이지윤, 김상욱 학생은 이것을 주제로 잡고 실험을 직접 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시중에서 파는 일반적인 해산물에 아니사키스가 다량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알려진 대로 70℃ 이상의 고온과 영하 20℃ 이하의 조건에서 아니사키스가 사멸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보여줬다.
이지윤 학생은 “처음 고등어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를 때만 해도 손이 떨릴 정도로 무서운 마음이 들었으나,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생선살을 마구 뜯어내고 장기를 자르며 아니사키스를 찾아냈다”며 “담력이 생긴 덕분에 이제는 생선 요리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또한 “학교에서 공부만 할 때는 절대 해보지 못 했을 ‘실험을 계획하고 직접 실행에 옮기는 일’을 해봤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지윤, 김상욱 학생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실험 과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했고, 실험 과정의 정교함이 대학생 못지않게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상욱 학생은 “R&E이라는 것이 학생들이 하기에 많은 제약과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대회에 참여해 수상까지 하게 돼 고교 시절 좋은 추억을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우수상 팀 3학년 엄지수, 박기은, 강설아





주제 : 발효 기간에 따른 EM 발효액의 효능


엄지수, 박기은, 강설아 학생은 요즘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EM 발효액의 발효 기간에 따른 효능을 알아보는 주제를 선택했다. 발효 기간을 달리한 EM 발효액을 준비한 후 다양한 오염 상태를 만들어 놓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주일 정도 발효시킨 EM 발효액이 가장 좋은 효능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엄지수 학생은 “실험을 오차 없이 정확히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대회에 참가하고 활동했던 자체가 진로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R&E 대회는 주제 선정에서부터 실험 계획 세우기와 실험 과정, 결과 도출 등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박기은 학생은 “공부와 연구를 병행해야 해서 힘든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무언가를 꾸준히 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결국 해냈다는 성취감을 크게 얻은 대회였다”고 전했다. 원래 친했던 친구 셋이 만나 대회를 준비했지만 뜻하지 않은 갈등도 찾아왔다. 의견차이나 시간조율 등 힘든 순간도 적지 않았다. 강설아 학생은 “연구 활동에서 팀원 간의 협동심과 배려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대회가 끝날 무렵, 서로의 갈등을 해결하고 협동, 분업, 배려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수상 팀 2학년 송준호, 박재정, 김수빈





주제 : 농구에 대한 과학적 원리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뭉쳐 농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딱딱한 과학적 주제보다는 좋아하는 주제를 선정해 연구해보기로 한 것이다. 농구를 잘하기 위한 모든 조건들을 찾아본 후 자신들이 해볼 수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물리학적으로 골이 잘 들어갈 수 있는 각도와 농구 선수들이 입는 옷과 신발 등을 분석해 봤다. 간이 농구대를 만들어 놓고 탁구공으로 공이 잘 들어가는 각도를 찾아본 결과 알려진 대로 45도에서 슛이 잘 들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송준호 학생은 “농구에 이렇게 많은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며 “선수들이 왜 연습을 열심히 하고 시합 전에 꼼꼼히 준비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과학과 달리 스스로 실험하고 탐구하며 배움을 찾아가는 과학은 더 큰 재미를 준다. 박재정 학생은 “평소 과학 과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대회에 참여하면서 과학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며 “과학 방면의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빈 학생 또한 “문과 공부를 주로 하고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융합형 학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