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아톤’의 배형진 군이나 발군의 장애 수영선수 김진호 군이 앓고 있는 병인 자폐스펙트럼(자폐증.) 흔히 ‘자신 안에 갇혀 있는 병’이라는 자폐증은 가벼운 증상이 아니고서는 치료가 힘든 병이라고 한다.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자폐증에 대해 오랫동안 발달장애를 치료해온 브레인리더한의원의 설재현 원장과 최가혜 부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았다.
꽤나 오래전에 자폐증을 소재로 한 ‘레인맨’(1989년)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가 열연을 펼쳤던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폐증’이라는 병을 인식시켜준 계기가 됐다. 카드를 다 외워 도박의 고수(?)가 된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과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얄팍한 동생의 이야기로 마치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잘만 하면 천재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보인 영화다.
빠르거나 느린 뇌파 때문에 항상 흥분상태인 자폐
하지만 자폐증은 천재가 되는 병이 당연히 아니다. 자폐증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무섭게 파고드는 면이 있어서 간혹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라는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자폐증은 발달장애의 한 형태로 다른 사람과의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이 일어나지 않는 뇌에 충격을 받아 생긴 장애를 말한다.
설 원장은 자폐증은 돌이 될 때까지도 부모와 눈 맞춤을 못하고 상호작용이 잘 안될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슨 병이나 그렇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또, 언어의 발달이 늦는 경우를 비롯해 대소변 훈련이 늦거나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놀이에 적응하지 못할 때도 자폐증을 의심해 봐야 한단다. 또 두통이 잦고 근육통을 자주 호소하며 무슨 일이든 조급해 하면 전문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설재현 원장은 “누구나 심한 충격을 받으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잠도 오지 않으며 손발이 떨릴 정도로 뇌가 흥분합니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돌아오죠. 그런데 자폐증의 경우 이 같은 과잉 각성 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상태를 말합니다”라며 과잉 각성 상태가 진정돼야 정서가 안정되고 사회성이 발달해 인지의 발달이 뒤따른다고 한다. 그런데 자폐증의 경우 뇌가 항상 흥분돼 있기 때문에 불안, 흥분,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물론 뇌가 흥분상태이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증상이라면 치료만 잘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일반 학교를 다닌다거나 군 생활 중 공익근무 정도는 가능합니다.”
뇌 발달장애인 ADHD를 앓았던 동생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경험 때문에 뇌를 공부하게 됐다는 최가혜 부원장이 담담한 어조로 차분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문제는 가벼운 증상이 아닌 병이 오래되고 깊은 중증 자폐증 환자.
가벼운 자폐증의 경우 학교생활이나 군 생활도 가능
아주 어렸을 때 자폐를 발견하지 못해 치료가 늦었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 실제로 치료가 어렵다. 감기나 골절처럼 바로 낫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보호자나 환자가 지치기도 한다. 게다가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요즘 누구나 쉽게 들 수 있는 실비보험도 해당되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고 한다. 즉 치료체계가 정립돼 있지 않아 발달장애 환자들은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소외된 채 잊힌 존재가 된다는 것이 설 원장의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렇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설 원장.
뇌파 치료로 헝클어진 뇌를 풀어주고 뇌를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치료를 한다면 훨씬 좋은 예후를 보인다고 한다. 뇌를 각성시켜주거나 한편으로는 안정시켜주는 치료를 반복하면서 예후에 따라 치료에 변화를 주다보면 단절된 두뇌시스템이 이어지고 두뇌 기능을 방해하는 너무 느린 뇌파나 빠른 뇌파도 안정을 찾게 된다고 한다. 이런 치료는 뉴로피드백 치료로 가능하며 뇌를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치료가 병행되어야 좀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치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폐증을 보는 사회의 따뜻한 시선일 것이다. 자폐증 환자들을 안타깝게 여기고 따뜻하게 바라볼 때 그들은 혼자 설 수 있을 것이며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브레인리더한의원 설재현 원장 & 최가혜 부원장
장시중 리포터 hahaha12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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