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고등학교(교장 김주섭) 3학년 조장훈 학생이 터키에서 열린 ‘2015 터키국제요리대회’(International Istanbul Gastronomy Festival)에서 금·은·동메달을 수상했다. 터키국제요리대회는 필리핀세계대회(Philippines Culinary Cup), 룩셈부르크요리대회(Luxembourg Culinary World Cup)와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회다. 전 세계 1500여명이 참가한 2015 터키국제요리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킨 정발고등학교의 조장훈 학생을 만나보았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Q.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셰프가 대세인데요. 요리는 언제 시작했나요?
A. 어릴 때부터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고2 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됐는데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요리’가 떠올랐어요. 요리가 취미여서 고 1부터 반찬 봉사를 꾸준히 해왔고 무엇보다 내가 만든 요리를 누군가 맛있게 먹어주는 게 좋았거든요. 그래서 요리를 하게 됐어요. 다행이 집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셰프의 꿈을 키워가고 있어요. 아직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요리 새내기에요.
Q. 요리를 배우면서 느끼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힘들 때 어떻게 이겨내나요?
A. 일단 요리가 너무 재밌어요. 오감을 만족시키는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랄까요. 레시피는 기본이고 요리의 근원과 다양한 식재료에 대해 알아가는 게 즐거워요. 새로운 걸 만나면 막 설레거든요. 힘든 점이라면 부족한 시간과 체력적인 부분이에요. 학원이 강남이라서 오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서 할 게 많거든요. 그래도 고3이라 기본적으로 정신무장이 됐고 동기부여가 확실하기 때문에 뭐든 자신 있어요.
Q. ‘2015 터키국제요리대회’에서 금·은·동, 장려상까지 휩쓸었는데요. 어떤 요리를 했나요?
A. 경험 삼아 나간 대회였어요. 사실 상을 탈 거 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파스타에서 은메달, 모던퀴진 은메달, 피쉬 장려상, 팀 전 금메달을 따서 총 4개 부분에서 수상했는데요. 가장 인상적인 평가는 토마토 깐디또를 곁들인 해산물 파스타였어요. 갑각류 껍질로 만든 비스큐 소스로 만들었는데 일명 사기 소스라고 불려요. 평소에도 파스타에 자신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허브향도 잘 배고 최상의 맛을 냈어요. 심사위원이 ‘꼬마 셰프, 이런 음식을 줘서 고맙다’고 극찬을 했어요.
Q. 이제 막 요리에 입문한 초보가 국제대회에서 상을 탔는데요. 수상 비결은 무엇인가요?
A. 다른 친구들은 원체 기본기가 탄탄해요. 칼질, 정리정돈, 재료관리, 요리 실력, 영양 밸런스까지 아주 수준급이죠. 그래서 다들 국제대회에서는 화려하고 특별한 아이템을 시도하는데, 저는 진짜 맛을 잘 내기 위해 기본(온도, 용도, 크기, 플레이킹 위치, 맛)에 충실했어요. 사실 그다지 특별하지 않아서 만드는 과정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어요. 그래도 꿋꿋하게 즐겁게 요리하는 모습을 보였고 심사위원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했어요. 감자가 덜 익은 거 같다는 심사위원 말에 당황하지 않고 조리과정이 한 번 더 남았다고 차분하게 설명했고요. 결국 제대로 된 맛으로 모두에게 인정받았어요. 동기부여가 확실히 더 된 거 같아요.
Q. 셰프가 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성실한 자세와 정리정돈이 기본이에요. 겉모습만 보고 무작정 뛰어들면 절대 꿈을 이룰 수 없어요. 요리사라고 요리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재료손질부터 설거지까지 묵묵히 해내야 해요. 기본적으로 인성이 잡혀야 훌륭한 셰프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요리 멘토를 만나는 것도 중요해요. 요리 스승인 안종성 셰프님이 제 요리 멘토인데, 요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고 무엇보다 목표에 대한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주세요. 셰프님 앞에만 가면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빨리 따라잡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기거든요.
Q. 앞으로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당장은 경희대 호텔조리학과에 들어가는 게 목표고요. 그 다음은 한식, 양식, 중식, 일식을 두루 섭렵한 셰프가 돼서 큰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요. 요리 관련 마케팅이나 관련 산업에 대해서도 두루 익히고 싶거든요. 더 먼 미래에는 힘든 이웃들을 돌아보고 맛있는 요리를 나누면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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