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초, 돌 석, 누에 잠 자를 쓰는 초석잠(草石蠶). 초석잠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는 숙근성 다년생 초본으로 ‘석잠풀’이라고도 불린다. 초석잠은 뿌리를 따라 골뱅이 모양의 덩이가 달려있는데 최근 이 덩이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골뱅이 초석잠’이라 불리는 초석잠의 덩이는 2월말~3월초가 수확 철이다. 요즘 주문량이 밀려들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우리지역 초석잠 재배자 파주 ‘함박농원’ 함병대 대표를 만나보았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4년째 재배하는 초석잠, 해마다 재배 면적 늘려
밭고랑에 마른 덩굴을 걷어내고 호미로 흙을 파내자 누에처럼 생긴 뿌리가 줄줄이 나온다. 갑자기 밀어닥친 꽃샘추위로 겨울이 다시 온 듯 추운 날씨에도 밀려드는 주문에 골뱅이 초석잠(이하 초석잠)을 캐고 있는 함병대 대표와 그의 딸 현정 씨. 바람이 더 거세지자 호미를 놓고 비닐하우스로 들어가 부녀가 사이좋게 초석잠 모종을 작은 화분에 심는다. 초석잠은 종근과 모종을 구입하는 이들도 꽤 있어 틈틈이 모종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에 위치한 함박농원 함병대(68) 대표는 올해로 4년째 초석잠을 기르고 있다. 고추 등 일반적인 채소를 재배하다 몇 년 전부터 돼지감자, 삼채, 히카마 등 특용작물을 기르기 시작한 함 대표는 딸 현정(35)씨의 권유로 초석잠 재배를 시작했다. 현정 씨는 운영하는 미용실에 자주 오는 단골손님 중 삼채를 기르는 이가 있어 특용작물 재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마침 한 TV 정보 프로그램에서 초석잠이 치매 예방에 좋다고 소개된 것. 이를 본 현정 씨는 단번에 수익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아버지에게 재배를 권유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새로운 작물을 생산하게 되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첫 수확한 초석잠을 모두 팔았으니까요. 이후로도 판로를 고민하기보다는 오히려 없어서 못 팔정도로 꾸준히 잘 나가고 있습니다.” 아버지 옆에서 인터뷰를 거들던 현정 씨가 만면에 뿌듯한 미소를 띠며 말한다.
첫해 200평의 밭에서 수확한 초석잠 400~500kg이 다 팔려나가자 함 대표는 이듬해 재배 면적을 800평으로 늘렸고, 그래도 주문량이 수확량을 웃돌자 올해에는 재배 면적을 1000평으로 늘려 잡았다.
초석잠 모종을 들고 있는 함병대 함박농원 대표와 딸 현정 씨
농약은 당연히 NO! 독한 제초제도 NO!
초석잠은 종근이나 비닐하우스에서 기른 모종을 3월말~4월 중순에 심는 것으로 재배를 시작한다. 감자나 고구마처럼 뿌리에 달린 덩이를 먹는 채소여서 파종을 하고나면 다른 작물에 비해 할 일이 많지 않아 편하다는 함 대표. 하지만 농약을 쓰지 않는데다 독한 제초제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멀칭(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땅을 짚이나 비닐 따위로 덮는 일. 농작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땅의 온도를 유지하며, 흙의 건조와 병충해, 잡초 따위를 막을 수 있다)을 하고 손으로 일일이 풀도 뽑아줘야 한다. 함 대표는 “덩이째 먹는 초석잠에 농약을 주거나 밭에 독한 제초제를 주면 사람이 먹을 수가 없죠”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여름과 가을이 지나고 서리가 내린 뒤 잎이 다 지고나면 초석잠을 수확하는데, 찬바람이 불고 서리가 내려야 덩이가 여물기 시작하므로 그 이전에 캐면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땅이 어는 겨울 동안 수확을 쉬었다가 봄이 오는 2월말~3월 초에 나머지 초석잠을 캐낸다.
초석잠 모종심기 작업을 하고 있는 함 대표와 딸 현정 씨
온 가족이 서로 도와 함박웃음 피어나는 함박농원
최근 초석잠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주문량이 더욱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함 대표는 현정 씨의 도움으로 초석잠 판매를 원활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첫 수확 당시엔 초석잠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생초석잠과 초석잠 장아찌, 차 등을 그해 열린 파주 장단콩 축제에 내놨어요. 그때 현정이가 전단지 등 홍보물을 만들어 도왔죠.”
대부분 초석잠을 처음 보는 이들은 골뱅이처럼 생긴 모양에 호기심을 나타내다가 현정 씨의 홍보 전단내용을 보고 관심을 보였고 시식회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정 씨는 홍보 전단지 제작뿐 아니라 함박농원의 블로그도 개설해 초석잠 완판을 도운 일등 공신이다. 이를 위해 따로 교육도 받았다. 초석잠을 구입하는 이들은 현정 씨가 올린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택배로 주문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현정 씨는 이 기세를 몰아 개인 온라인 쇼핑몰 개설도 준비 중이다. 본격적으로 작물 판매에 뛰어들기 위해 운영하는 미용실도 내놓은 상태. 현정 씨는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고 판매를 도맡아 하는 게 정말 재미있단다.
“제가 예전부터 흙냄새를 참 좋아했는데 이 일을 하다 보니 재미가 있더라구요. 작물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고…. 하하.”
함 대표의 아내인 신봉녀(66) 씨도 농사일에 함께 하고 있다. 온 가족이 힘을 합쳐 하는 일이기에 초석잠을 기르고 파는 일이 더욱 즐겁다며 함박농원의 모녀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말린 초석잠
치매와 뇌경색 예방하고 동맥경화와 간경화도 개선
초석잠은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콜린과 페닐에타노이드 성분을 다량 함유해 노인성 치매와 뇌경색 예방,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또한 초석잠에 들어 있는 아르긴산, 스타키드린 등의 성분은 몸속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줘 지방간 형성을 막고 동맥경화 및 간경화 개선에 도움을 준다. 현정 씨는 초석잠에 독성이 없어 아이들이 먹어도 좋지만 임산부는 섭취를 피하라고 조언한다. 초석잠이 자궁수축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초석잠을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아삭아삭한 맛에 생으로 씹어 먹기도 하고 샐러드에 넣어 먹거나 갈아서 우유 등에 섞어 먹기도 한다. 생으로 먹었을 땐 돼지감자맛이 나고 갈아서 주스로 마시면 마 갈은 맛이 난다. 말려서 먹으면 단맛이 진해지고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말린 초석잠 가루를 음식에 넣어 먹으면 초석잠이 함유하고 있는 영양소의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초석잠차도 좋다. 초석잠을 말려서 볶은 다음 끓는 물에 우려내 마시면 된다. 장아찌를 담거나 조려서 반찬으로 먹기도 하는데 아삭한 초석잠은 익히면 찐 감자처럼 부드러워져 아이들도 잘 먹는다. 초석잠 단호박찜, 초석잠 백숙 등을 해먹어도 좋다. 백숙에 초석잠을 넣으면 기름기가 줄어들어 백숙이 더 담백해지는 효과가 있다.
초석잠 조림
함박농원의 초석잠 가격과
구입 방법이 궁금해요!
함박농원의 생초석잠은 1~3월까지만 판매한다. 가격은 1~2월에는 1kg에 2만2천 원, 수확기인 3월에는 2만 원이다. 말린 초석잠은 1년 내내 구입 가능하고 가격은 1kg(생초석잠 5kg을 말린 것)에 10만 원이다. 종근과 모종도 구입 가능(자세한 가격은 블로그 참조)하다. 전화로 주문하면 전국 어디든 택배로 보내 준다. 4월 초에는 온라인쇼핑몰도 개설할 예정이다.
구입 문의 010-6250-4672, 010-3329-4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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