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초등학교 축구부의 지난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지난 1월 17일~24일 제주에서 열린 ‘2014 제주 70리배’ 축구대회에서 8강 진입이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고양시에서 초등부 최고 강자로 이름을 올렸다. 승리의 기쁨에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더해져 2015년 그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남다른 각오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오마초등학교 축구부를 찾았다.
2014 전국대회에서 8강
아직은 차가운 바람에 몸이 움츠러드는 날씨지만 운동장 한가운데서 열심히 공을 차며 달리는 아이들, 바로 오마초등학교(교장 장미진) 축구부 선수들이다. 수업이 끝나면 매일 2시간씩 운동장에 모여 연습하고 훈련을 받는 아이들은 감독선생님과 코치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달리고, 공을 차고 몸을 날린다.
쉬지 않고 이어지는 훈련이 고될 법도 하건만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연습에 몰두한다. 20년의 역사를 가진 축구부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코치로 있던 여동원 선생님이 감독으로 부임하고 난 이후부터다. 국내 프로선수로도 뛰었고 외국선수생활을 경험한 젊은 감독은 좀 더 패기 있고 강한 축구부를 만들고자 했다.
“아이들이 그전까지는 좀 편안하게 축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축구를 하면서 얻는 즐거움만이 아닌 경기에서 승리해 느끼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죠. 누구나 할 수 있는 축구지만 축구부원이 된 이상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동원 감독의 패기에 찬 일갈이다.
지난겨울 여 감독의 바람이 첫 결실을 맺어 제주에서 열린 전국초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오마초 축구부는 무려 5승을 기록하며 8강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축구부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이었다. ‘더 잘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으며 더욱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올 2015년은 남다르다. 지금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열심히 준비해 올 3월부터 주말마다 열리는 주말리그에서 전승우승으로 11월에 열리는 왕중왕 전에 조 1위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자신감과 적극성이 중요
여 감독이 연습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감과 적극성이다.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감 있게 하도록 훈련시킨다. 그것은 비단 축구를 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늘 축구부원들에게 강조하는 덕목이다. 또 하나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닌 개개인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훈련을 강조하며 선수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이 차근차근 기본기를 다질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오마초등학교 축구부는 엘리트 축구를 지향한다. 매일 축구연습을 하지만 그것 때문에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축구와 공부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또 요즘은 교육청 지침 상 일정 성적이 되지 않으면 경기에 나갈 수 없게 돼 있는 상황이라 신경을 더 많이 쓴다.
“아이들이 매일 쓰는 훈련일지에 매일 영어와 한자 1단어, 매주 독후감 1편씩을 꼭 쓰게 합니다. 책 보는 습관을 잊지 않도록 연습시간 외에는 책을 많이 보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전지훈련을 가거나 시합하러 갈 때도 꼭 책을 챙기게 합니다.”
많은 경험 할 수 있는 기회 되기를
하지만 매년 축구부원의 인원은 줄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학원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또 공부 말고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가볍게 운동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 감독은 “초등학교 때 해볼 수 있는 것,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무조건 말리지 말고 학창시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월 신입부원을 받을 때는 한 달간은 그냥 연습만 하게 한다. 학부모와 학생이 스스로 느끼고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결정하게 한다는 취지다.
“저희 축구부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기에 그만큼 힘든 것도 잘 견딜 수 있는 것이죠.”
여 감독의 말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오마초 축구부 아이들은 매일 힘든 훈련도 거뜬히 참아내고 즐겁게 공을 차는 것이리라. 최고의 자신감으로 최상을 결과를 이루리라 다짐하며 오늘도 열심히 신나게 운동장을 내달리는 오마초등학교 축구부의 2015년이 기대된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Mini Interview
여동원 감독
“축구부에서의 활동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경기를 나가게 되면 일주일 정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게 되는데 그것도 값진 경험이지요. 꼭 축구선수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니어도 학생 때 하고 싶은 축구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은 도움이 많이 됩니다.”
김진오 코치
“공부, 운동 요즘은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린 일이죠. 또 축구는 체력강화는 물론 예의와 배려, 협동심을 배울 수 있어 인성을 키우는데 있어서도 아주 좋은 운동입니다.”
김민중 주장(5학년 5반)
“형이 축구부를 해서 형 따라다니다가 축구가 좋아져 축구부에 들어왔습니다.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어서 즐겁고 대회에 나가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축구를 해서 박지성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고, 지금은 8월에 열리는 축구대회에서 입상하는 게 목표입니다.”
최선우 부원(5학년 5반)
“평소에 축구를 좋아해 정식으로 배우고 싶어 축구부에 들어왔습니다. 힘들지만 힘든 것을 이겨나가는 것이 전 좋아요. 훈련마치고 집에 가면 1시간씩 줄넘기를 하는데 스피드를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차두리 선수처럼 힘과 스피드를 지닌 선수가 되고 싶어요. 훈련을 통해 기술적인 면을 정확하게 지도받을 수 있는 저희 축구부를 후배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