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교육문화 일산센터 ‘백창우와 함께 가족동요부르기’ 현장을 찾아서

“동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노래”

지역내일 2015-03-02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아이들의 노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학교 음악시간에나 가끔씩 부르는 노래가 돼버린 동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노래가 다시 우리 마음속에, 우리 생활 속에 흘러넘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월 12일 한겨레교육문화 일산센터에서는 개원 기념 이벤트로 ‘백창우와 함께 가족동요부르기’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동요가 흐르는 따끈한 현장,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동요 부르며 소통하고 공감
엄마나 친구들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모여든 아이들로 센터는 활기가 넘쳤다. 기타를 메고 입장하는 선생님을 보고 아이들의 눈이 반짝 거리기 시작한다. 백창우 씨는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로 전래동요와 창작동요를 들려주는 동요 작곡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모두들 즐거움과 설렘 가득한 얼굴로 나눠준 악보를 보고 노래를 듣고 부를 준비를 한다. 
“교과서나 방송동요처럼 고정화된 동요가 아니라 아이들 삶에서 나온,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  이 담긴 ‘자기들 노래’를 불러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오늘 이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아!  저거 내 이야기’로, 어른들에게는 ‘나도 그랬었지. 내 아이도 그렇구나’하는 공감과 소통의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백창우 작곡가)
다 같이 부르게 될 노래는 아이들이 쓴 가사에 백창우 씨가 곡을 붙인 창작동요들. 첫 곡은 여섯 살 아이가 쓴,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싫단 말이야’로 시작됐다.
“왜 국에다 밥 말았어. 싫단 말이야 싫단 말이야. 이제부턴 나한테 물어보고 말아줘. 꼭 그래야 돼.” 자신들의 경험이 떠올랐는지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90분 내내 아이들의 이야기가 생생히 담겨있는 노래들을 부르며, 또 백창우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와 아이들은 함께 웃었다. 노래에 맞춰 손동작도 해보고 자신의 마음을 담아 자신의 이야기로 가사를 바꿔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듣고 부르면 잘 자라지 않을 수 없어요. 시와 노래를 가까이 하면 마음이 자기도 모르게 고와지지요.”
백창우 작곡가의 이야기에 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가족끼리 ‘함께’ 보다 ‘따로’가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돼 버린 요즘. 서로의 마음을 알고 이해 할 수 있는 시간들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요를 함께 부르는 일처럼 함께하는 즐거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한겨레교육문화 일산센터에서는 3월5일부터 ‘백창우의 별난 동요작곡 교실’을 개강한다.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6회에 걸쳐 진행되며 수업료는 18만원이다.
문의 031-923-3300 http://ilsan.hanter21.co.kr/



<<< Mini Interview


백창우 작곡가
“아이들에게 동요를 돌려주자”
 



언제부턴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이 사라졌고 아이들이 자기 나이 때에    불러야 할 노래를 자연스럽게 부를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럴 때는 가족들이, 특히 엄마  가 함께 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아이들도 좋아하기 어렵지요. 요즘은 그 옛날 ‘골목학교’가 살아있던 시절과 달리 아이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잘 돕는 방법은 ‘함께 하는 것’입니다. 노래에는 나이가 없어요. 어른들도 내면에는 모두 ‘아이’가 있지요. 동요를 부른다는 것은 어린 시절 순수하고 따뜻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그 마음을 다시 깨우는 것입니다. 어쩌면 동요는 이 시대의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탄초 4학년 아이들과 고경옥 교사
“선생님과 함께여서 더 좋았어요”



(왼쪽 첫째 줄부터 한성윤, 정보나, 성예빈, 강예빈 학생, 왼쪽 둘째 줄부터 고경옥, 이은선 선생님)


한성윤 정보나 성예빈 강예빈 : 학교에서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백창호 선생님 노래를 자주 불렀어요. 근데 이렇게 와서 직접 만나니까 너무 좋아요. 학교에서 노래할 때보다 목소리도 더 예쁘게 나오는 것 같고, 정말 행복했어요. 또 노래를 어떤 마음으로 불러야 하는지도 알게 됐어요.
고경옥 교사 : 저희 학교에 텃밭이 있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채소밴드를 결성해 텃밭 채소들 잘 자라라고 얘기도 해주고 텃밭에서 노래하고 춤도 췄어요. 같이 노래하고 가끔 공연도 하지요.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백창우 선생님의 노래들인데 이렇게 선생님과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즐거워 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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