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살면서 바꿀 수 있지만 터는 한번 잡으면 영구적이다. 그래서 입지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전원주택지를 선택할 때는 자연, 행정, 사회, 인문 등의 조건을 따져야 한다. 자녀교육, 쇼핑, 방범 등에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부지 조성비용도 다르다. 이 중 자연조건은 눈에 쉽게 띈다.
부지의 자연조건을 볼 때 가장 실수 하는 것이 주변 경관에 너무 치중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경관을 우선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들은 뒤에 숨어있다. 특히 위험한 것은 자연 환경을 인위적으로 바꾸어 놓는 것이다. 재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택지의 자연조건에서 우선은 ‘지형’이다. 경관이 아무리 좋아도 터 닦을 때 큰 돈이 들고 살면서 불편한 곳들도 많다. 그래서 살펴야 할 것이 배산, 임수, 남향, 접도 등이다.
‘배산’이란 뒤에 산이 있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이러면 당연히 전망이 좋고 특히 북쪽에 산이 있다면 겨울 찬바람을 막아준다. 전면이 트였으니 마을 동향을 쉽게 살필 수 있고 또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에 따라 지하수도 쉽게 얻을 수 있다.
다음은 ‘임수’인데 물을 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 못 선택하면 엄청난 자연 재해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에 물가에 터를 잡는 것은 세심히 살펴야 한다. 아주 좋은 자연환경이지만 여름 장마철에는 엄청난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다음은 ‘남향’이다. 특히 전원주택지는 일조량이 중요하다. 그래서 남향을 고집한다. 서향이나 북향은 볕이 적게 들어 하루에 2∼3시간 해가 드는 곳도 많다. “햇볕이 잘 드는 집에는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양지바른 곳은 햇볕이 들어 건조, 살균이 잘 돼 건강에 좋다. 요즘엔 향보다 경관을 중시해 짓는 집도 많다. 그래도 직사광선이 하루 종일 들어오는 서향집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도로와의 관계 ‘접도’도 중요하다. 누구나 뒤에 산이 있고 앞으로 강이 흐르는 볕이 잘 드는 남향을 최고의 입지로 꼽을 것이다. 이처럼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 해도 도로와 접하지 않았다면 집을 지을 수 없다. 건축 관련 허가를 받을 수도 없다. 또 도로 사정이 나쁘면 살면서도 불편할 것이고 이웃과도 갈등이 생길 소지가 많다. 실제로 시골에서 이웃과 불편해지는 것 중 가장 많은 것이 도로와 관련된 것들이다.
‘토질’도 보아야 하는데 흔히 ‘비석비토(非石非土)’인 땅을 최고로 꼽는다. 돌도 아니고 흙도 아닌 곳, 마사토와 같은 토질이 배수가 잘 돼 습하지도 않고 쉽게 건조하지도 않으면서 모래나 암석이 적어 식물의 생장에도 좋다. 하지만 매립지나 지질이 다른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경래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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