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머무는 곳, 대전을 가다

화려한 국화축제, 나무와 꽃이 숨쉬는 도심수목원

지역내일 2014-11-05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이 있다. 바로 국화다. 서정주 시인은 국화를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으로 비유했다. 형형색색의 국화가 만발하고 국화 향이 그윽한 곳을 다녀왔다. 우리나라 최대의 교통 요지, 한밭 대전에서는 지금 국화축제가 한창이다. 

유림


국화 향기에 취하다! 유림공원
가을이 깊어지면 어김없이 대전 유림공원에서는 국화꽃 향기가 사방에 퍼진다. 대전권 최대의 국화축제가 열리는 유림공원. 주말을 이용해 도착한 그곳에서는 국화향기 가을축제가 한창이었다. 4000만 송이의 국화가 유림공원과 유성구청 광장에서 전시되고 있었는데 축제를 보기 위해 몰려나온 사람들로 인해 공원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관공서와 인근 할인매장, 아파트 등에 주차를 유도하는 안내판이 여기저기 보였고, 어렵사리 주차를 한 우리 일행은 서둘러 공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유림공원 앞은 유성구청이 위치해 있고 그 사이에는 유성천이 흐른다. 유성천변에는 도심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그곳에는 인공폭포도 있어 여름부터 가을동안 경관조명이 빛을 내뿜는다. 국화축제를 맞아 인공폭포와 그 주변에는 국화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고 아이들에게 친숙한 뽀로로 등 여러 만화 캐릭터가 장식되어 있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니 형형색색 국화꽃으로 만든 웅장하고 화려한 한빛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자 유성구 새마을부녀회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마련한 카페에서 음료를 팔고 있었다. 가격도 착한 1000원짜리 음료를 마시기 위해  카페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메타세콰이어 숲길, 왕벚나무숲길, 자작나무숲, 은행나무길, 안면도 소나무 숲, 속리산소나무숲 곳곳에 사람들이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가족 또는 연인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은 토피어리 포토존과 국화꽃탑 앞에서 연신 카메라의 셔트를 눌러대고 있었다. 다륜대작, 입국작, 현애작, 분재작 등 다양한 종류가 전시된 이곳의 국화는 유성구청 직원들이 1년 동안 종묘장에서 관리해 선보인 국화여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한다. 원래 유림공원도 대전의 향토기업인 계룡건설에서 건설 후 기부한 공원으로 공원 조성 전에 이 곳은 보잘 것 없는 하천의 삼각주에 불과했다는 것. 이후 유림공원은 수목 7만7000여주, 초화류 25만5000여본 등 각종 식물식재로 우리나라 사계절의 모습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고 한다. 특히 한반도 모양의 인공호수인 반도지에는 잉어와 오리가 헤엄치고 물레방아, 벽천, 정자, 수변테크, 분수를 설치해 조경석과 자갈, 연꽃, 수초 등과 자연스러운 경관을 연출하고 야외무대, 다목적 잔디광장 등 만남과 휴식, 축제와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휴식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목

자연 속에 묻혀 지내는 여유의 시간, 한밭수목원

둔산대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는 한밭수목원.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한밭수목원은 정부대전청사와 과학공원의 녹지축을 연계한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인공수목원으로 각종 식물종의 유전자 보존과 전시, 자연체험학습체험 등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가운데 엑스포시민광장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동원이 왼쪽으로는 서원이 있다. 동원에는 여러 종류의 장미를 수집해 심어놓은 장미원과 향기로운 특징을 가진 식물을 모아 놓은 향기원 그리고 전통 생약자원 식물을 전시보존하고 있는 약용식물원, 120여종의 모란이 전시된 목단원 등 다양한 식물이 조성되어 있다. 서원에는 야생화원, 무궁화원, 관목원, 물오리나무숲, 단풍/신갈나무숲, 소나무숲, 굴참나무숲, 감각정원, 습지원 등을 비롯해 명상의 숲, 숲속의 작은문고가 있다. 특히 버드나무숲은 습지주변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 가운데 하나인 버드나무를 주로 심어 놓은 곳이다. 해마다 5월이면 버드나무 주변으로 하얀 솜털 같은 것이 날아다니는데 이것은 버드나무의 꽃가루가 아니라 씨앗이 멀리 퍼져 나가도록 씨앗 곁에 솜털이 달린 것으로 꽃가루 알레르기와는 크게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못 알고 베어냄으로써 강가에 줄지어 서있던 버드나무나 능수버들이 많이 사라져 버렸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가로수와 풍치목으로 심었던 버드나무는 한방에서는 잎과 가지를 이뇨, 진통, 해열제로 사용해 왔고, 양방에서는 아스피린의 원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수목원에는 또 우리나라 최초로 지구의 탄소 저장고라고 불리는 맹그로브를 주제로 한 열대식물원이 있다. 이곳은 열대우림원, 야자원, 열대화목원, 맹그로브원 4개 주제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리조포라속 식물 등 198종 9300여본의 열대식물과 아열대식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열대우림원에는 아프리카 사바나에 서식하는 바오밥나무, 자이안트 보틀츄리 같은 진귀한 나무들도 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한밭수목원 산책로
솔바람길: 동원입구-대전사랑동산-목련원-소나무원-암석원(소요시간 20분)
은빛여울길: 바닥분수-장미원-향기원-화목정-암석원(소요시간 40분)
장수하늘길: 약용식물원-특산식물원-식이식물원-화밀원-암석원(소요시간 40분)
푸른숲길: 소나무숲-침엽수원-굴참나뭇숲-상수리나무숲-서원입구(소요시간 50분)
속삭임길: 서원입구-벚나무길-명상의 숲-습지원-숲속문고-서측 입구(소요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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