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안 발표

우리 아이, 안심하고 어린이집에 맡겨도 되나?

지역내일 2015-02-12

지난 달,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상상하기조차 힘든 아동학대 사건은 전 국민을 분노케 했다. 보육교사의 손찌검에 속절없이 당하는 아이의 모습은 내 아이의 모습과 오버 랩 되며 많은 부모들의 가슴에 피멍을 아로새겼다. ‘혹시 내 아이도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받진 않았을까?’ 대부분의 부모들이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부모뿐이 아니다. 대다수의 선량하고 성실한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들도 이 사건으로 부모들의 의심에 찬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괜히 죄인이 된 것 같고,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나’ 하는 회의까지 들었다는 교사들도 상당수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을 감안해 지난 1월말 보건복지부는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예방해 안전한 어린이집을 만들겠다는 취지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안’을 내놓았다. 어떤 내용이 담겼으며, 우리지역은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봤다. 

결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안, 무엇이 담겼나?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대책’은 아동학대 예방 및 근절, 인성과 자질을 갖춘 보육교사 양성, 부모가 참여하는 열린 어린이집 환경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와 아동학대 신고 활성화 대책이 눈에 띈다.
아동학대가 처음 발생한 어린이집도 즉시 폐쇄할 수 있도록 한 ‘one strike-out’제가 대표적이다. 생명을 해치거나 중대한 학대행위가 발생할 경우 1회만으로도 폐쇄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아동학대 교사 및 원장은 영구히 퇴출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아동학대 사건 발생 시 부모와 전문가(아동보호전문기관), 지자체가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해 아동 전원의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고, 아동학대 가해자는 이름과 어린이집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어린이집 교사 채용 시에도 아동학대 범죄전력을 조회하도록 규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포상금도 현재 최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다.
한편, 어린이집을 감시할 CCTV 설치도 의무화 된다. 어린이집 인가 요건 중 CCTV 설치를 신설하고, 모든 어린이집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단, CCTV 설치로 인한 교사 인권침해 등의 우려사항은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아동학대가 의심될 때, 부모가 CCTV 영상을 요청해 볼 수 있는 열람권도 보장된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부모 참여도 활성화된다.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는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수요자인 부모가 중심이 돼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평가 결과는 부모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등급화 해 인터넷 등에 공개할 계획이며 보다 구체적인 개선안은 전문가 및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상반기 중에 마련될 예정이다. 또, 아동학대와 함께 급식이나 시설, 차량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부모안심인증제’를 도입하고, 부모 모니터링단을 강화해 부모가 참여하는 어린이집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어린이 보육에 직접 나서는 보육교사에 대한 관리 방안도 강화됐다. 보육교사로서의 전문지식과 소양을 검증하는 국가시험제도를 도입해 인성교육과 안전교육 등 보육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인성검사를 받은 경우에 한해 응시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또 현행 3단계의 자격을 2단계로 개편하고, 채용단계에서 아동학대 범죄전력 조회 등의 검증도 의무화 한다.
보육교사의 근로여건도 개선될 예정이다. 부담임 등 보조교사를 배치해 높은 업무강도를 줄여주고, 보육교사 상담을 위한 전담요원을 육아종합지원센터에 배치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멘토링 서비스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공공어린이집과 국공립어린이집 확충방안과 직장 어린이집 활성화 방안 등도 대책안에 담겼다.


우리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책 마련에 나서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발생 후, 지난 달 24일에는 안양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1700여명이 모여 아동학대 예방 결의대회를 가졌다. 안양시청 강당에 모인 이들은 ‘아동인권 존중’과 ‘행복한 어린이집’을 외치며 ‘단 한 건의 아동학대도 일어나지 않는 안양시’를 표방했다. 결의대회에 앞서서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은?’이란 제목의 특별교육을 통해 부모가 믿고 맡긴 아동들을 보육교직원들이 보다 큰 책임감과 사랑으로 대해야 함을 배우기도 했다.
결의대회 현장에는 이필운 안양시장도 참석해 보육교직원들을 격려하고, 학동학대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안양시는 경찰서와 합동으로 관내 어린이집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해 문제가 드러날 경우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또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감독도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의왕시는 지난 6일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학부모, 경찰, 시청관계자 등이 참여한 아동학대 근절대책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근절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 자녀의 신체에 학대로 의심되는 상처가 있거나 자녀가 갑자기 평소와는 너무 다른 행동을 보이는 경우 아동학대가 의심되므로 112 또는 117로 신고할 수 있도록 부모 안내문 2000부를 제작해 관내 어린이집, 학부모, 동 주민센터에 배포했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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