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미국 교환학생, 자녀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가치 있는 시간

지역내일 2015-02-10
존경과 선망의 대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 태어나면서부터 굴곡 없이 목표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도 있지만 어느 순간, 어떤 한 사건을 계기로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된 사람들도 있음을 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충청북도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있었다. 이 소년은 고등학교 때 VISTA라는 미국 방문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가 가장 존경하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후 그의 인생의 목표는 외교관이 되었고, 끊임없이 노력한 그는 바람대로 외교관이 되었다. 또한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 우리가 아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이야기이다. “반세기 전 미국 방문은 내 인생을 다른 차원으로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 반기문”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충청도의 한 소년이 미국에서 느꼈을 그 놀라움과 가슴 벅찬 감동을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마음속에 큰 꿈을 담고 한국에 돌아와 노력을 거듭했을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 기울였을 수많은 노력과 인내를 다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눈여겨볼 사실은 그가 외교관이라는 확고한 인생의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계기라는 점이다.
한국의 중·고등학교는 정신없이 바쁜 때이자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 시기이다. 그 아이들은 대학에서 다시 취업을 향해 열심히 뛰어야 한다. 오랜 시간을 달리고 또 달려도 정작 자신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조차 돌아보지 못한 채,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은 탄식을 자아낸다.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미국 공립교환학생 프로그램은 15세~18세의 학생들이 1년 동안 미국 현지의 가정과 공립 고등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교환학생을 영어 능력 향상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먼 타지에서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덩그러니 놓인 아이들은 그곳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을 터득하며 적응해 간다. 그 과정을 통해 성숙된 자세와 독립적 사고력을 갖춘 학생으로 거듭난다. 짜인 시간표대로 걸어가지 않기에 그만큼 불안감도 크고 아이들이 감당할 노력도 크다. 하지만 먼 미래를 내다보았을 때 그 1년이 정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일까? 충청도 어느 시골 소년에게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UN 사무총장도 없었을 것이다. 내 아이에게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계기를 선물해 주는 것은 어떨까.


김정은 과장
인트락스 코리아(INTRAX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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