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의원이 대구 출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제안을 하자 대구시민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일환(63·사진·새누리당)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은 3일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대구가 낳은 3명의 전직대통령을 기념하는 기념관을 건립하고 역대 대통령 중 대구에 유일하게 생가가 보존된 노태우 대통령 생가와 그 일대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일환 위원장은 “대구는 역사적으로 국난극복과 조국 근대화의 주역이지만 공적은 사라지고 독재와 수구, 재앙의 도시라는 오명만 쓰고 있어 긍정적인 면을 내세우고 역사적 평가를 바로 잡아 대구의 정체성을 밝히고 자부심을 회복하는 시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은 조국 근대화의 아버지이고, 전두환 대통령은 국가혼란과 세계적인 불황기에 정치와 경제를 안정시킨 분,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정책을 통해 전쟁의 위협을 줄이고 중국 등 대 공산권 교역의 물꼬를 터 세계10대 경제대국의 발판을 만든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구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역대 대통령 생가인 노태우 대통령 생가도 동구청이 소극적인 관리만 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대구시가 직접 관리하도록 해야 하며 이곳에 ‘북방정책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노태우 대통령 생가권역 개발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에 대해 “군부독재가 대구의 자랑거리인가, 박일환 의원은 대구시민들을 모독하지 말라‘라는 성명을 내고 박의원에게 대시민 사과를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박의원이 언급한 3명의 전직 대통령은 모두 반헌법적 군부쿠테타의 주역이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내란의 수괴로 법적인 처벌을 받은 적 있다”며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긴급조치라는 초법적인 독재로 헌법을 무력화하고 사법살인을 일삼았던 박정희,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탱크와 총칼을 동원해 피로 짓밟으며 집권한 전두환·노태우는 모두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군부독재자에 불과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한 장본인들일 뿐”이라 "독재시절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희생했던 시민들을 위한 것이라면 모를까 이들 독재의 화신들을 위한 기념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했고 전두환 전대통령은 경남 합천출신이지만 대구공고를 나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구 동구에서 태어나 경북고를 졸업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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