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기획전 ‘박현기 1942-2000 만다라’

국내 첫 비디오 아티스트의 ‘거의 모든 것’

지역내일 2015-02-03 (수정 2015-02-03 오후 10:45:45)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잇는 작가로 평가받는 국내 첫 비디오 아티스트 박현기(1942-2000)의 거의 모든 것이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2012년 기증된 박현기 아카이브 2만여 점을 2년 간 정리 완료, 10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박현기는 국내에서 비디오를 본격적으로 예술에 도입했던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주로 외국에서 활동하며 한국에 드나들었던 백남준과 달리, 이미 1970년대 말부터 영상매체를 작품에 활용해 독특한 비디오 작업을 해나갔다. 1974년부터 시작된 대구현대미술제의 주요 작가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 한국에서도 비디오 아트에 대한 열풍이 일어나면서 박현기의 활동이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1997년 이후 ‘만다라’시리즈, ‘현현(顯現)’시리즈 등 대표작을 쏟아내기 시작했는데,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아 58세로 생애를 마감했다.
그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당시 ‘비디오’라는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면서도 매우 동양적인 정신의 바탕 위에 그것을 올려놓았다는 점이다. 초기 비디오 작업은 돌탑 사이에 돌을 찍은 영상 모니터를 끼워 넣은 것들로, ‘그냥 돌’과 ‘모니터의 돌’이 중첩돼 무엇이 실재이고 허상인지의 구별을 모호하게 만든다. 그의 작품은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 성스러운 것과 세속적인 것 등 세상의 온갖 극단(極端)들이 서로 갈등하고 공존하는 일종의 ‘에너지 장(場)’을 형성한다.
그간 박현기를 재조명하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2만여 점에 달하는 자료가 처음으로 정리 완료, 공개되는 전시는 이번 회고전이 처음으로, 1965년 학창시절 메모부터 2000년 임종 직전의 스케치까지 35년간 그의 인생과 예술을 들여다볼 수 있는 풍부한 자료가 전시된다. 또한 각종 자료를 토대로 그의 주요 작품을 재현해 냈다. 미디어의 끊임없는 변모 속에서도 어쩌면 항구적일지 모를 인류 궁극의 가치를 찾아내는 일에 주력했던 박현기의 작품을 통해 그의 진면모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길 바란다. 





전시일정 ~5월24일(일) 오전10시~오후6시(월요일 휴관/ 토요일 오후9시 야간 개장)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1원형전시실
관람료 2000원
문의 02-2188-6000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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