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구매, 어떻게 할까

교복 학교주관 공동구매에 대한 말말말

지역내일 2015-02-04

예비 중학생과 예비 고등학생에게 2월은 진학을 위해 준비하는 달이다. 특히 예비 중학생인 초등학교 졸업생은 중학교에 진학하면 외모부터 완전히 달라진다. 단정한 머리와 더불어 각 학교가 지정한 스타일의 교복 착용은 필수다. 그동안 교복 구입을 앞두고 학생들의 셀렘과 달리 학부모들은 교복 가격이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교복 학교주관 구매’가 시행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교복 학교주관 구매를 둘러싸고 대형 교복업체와 중소 교복업체, 학교와 학부모 간 입장이 달라 순조로운 진행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복


전국 국립 중·고등학교 ‘교복 학교주관 구매’ 시행
예년까지 교복가격은 체육복을 포함 27~30만원을 넘어서며 학부모들을 힘들게 했다. 교복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학부모들은 자발적인 공동구매와 교복은행 이용, 이월상품 구입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는 교복을 학교 주관으로 공동구매하는 ‘교복 학교주관 구매’가 시행된다. 전국의 국립 중·고등학교에서는 교복을 학교에서 입찰을 통해 구입해 일괄 공급하는 것이 의무화된 것이다.(사립학교는 권장 사항)
학교주관 구매제도는 예전 공동구매와 비슷한데, 경쟁 입찰을 통해 학교에서 교복을 일괄 구매하는 방식이다.
지난 1월 29일 평촌 학원가에 위치한 한 교복 대리점 앞에서 만난 이선주(45 가명)씨는 “아이와 함께 교복을 구입하러 나왔다. 아직 교복을 구입하지 않았지만 다른 브랜드를 둘러본 후 가장 마음에 드는 브랜드를 구입할 생각”이라고 했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를 통해 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처음에 신청했다가 아이가 원해서 취소했다. 학교주관 구매를 신청하지 않은 친구들이 많다면서 취소하고 싶다고 하는데 말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말대로 막상 대리점에 와 보니 학교주관 공동 구매보다 가격은 1~3만원 비싸지만 셔츠를 하나 더 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저렴한 편”이라면서 “잘못했으면 이름도 알지 못하는 브랜드를 학교주관 구매로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할 번했다”고 덧붙였다.


교복 대리점 밀집한 평촌 학원가 나가보니
실제 교복 대리점이 밀집해 있는 평촌 학원가에 나가보니 대형 교복 업체 대리점들마다 각 학교의 교복이 진열되어 있었고 가격도 학교주관 구매와 차이가 없었다. 안양의 A학교의 경우 학교주관 구매 가격이 체육복 제외 16만5000원인데 대형 업체의 한 곳에서는 18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이월상품의 경우 15만원으로 학교주관 구매보다도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또 다른 대형 업체에서는 가격은 19만9000원으로 3만4000원이 비쌌지만 셔츠를 하나 더 제공해 주어 실제 가격은 학교 주관구매와 차이가 없었다. 굳이 학교에서 정한 업체를 통해 교복을 사야하는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이처럼 학교주관 공동구매의 교복 값 인하 효과는 확실히 나타났다. 최대 34%까지 낮아졌다고 한다. 교육부 보도자료도 나왔다. 2014년 동복 개별구매 가격은 평균 25만6925원, 2015년 16만8490원으로 8만원 이상 저렴해 졌다.
그런데 신청한 학생들이 생각보다 적다는 게 낙찰 업체의 하소연이다. 평촌 동안고, 갈뫼중, 평촌중, 대안중 등 안양권 학교의 교복 업체로 선정된 하이틴 학생복 손경수 대표는 “지난 주(1월 말) 학교배정이 이루어졌다. 학교 배정 후 교복 제작에 들어가면 입학 때까지 무리가 있어 미리 많은 제품을 사이즈별로 제작해 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신청률이 생각보다 저조해 낭패를 보게 됐다”며 “보통 40~50% 정도 신청한 학교들이 많고 학교에 따라서는 10%로 신청률이 낮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 업체 역시 “학교 주관구매가 이뤄지지 않은 예년까지는 직원들과 밥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는데 제작해 놓은 교복들을 모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난감을 표했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너무나 잘 된 일이다. 업체간 마찰이 있건 없건 교복값 거품은 확실히 사라진 듯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의 낮은 호응 속에서 내년에도 이 제도가 유지되고 낮은 교복가격이 유지될 수 있을지 하는 것이다. 올해의 교복 인하 효과는 제도 자체가 불러온 효과인 만큼 단점을 보완해 유지되는 게 필요하다고 학부모 단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공동 구매 가격 내렸지만 신청률 저조… 학교 학생 등 주관구매제 정착 위한 노력 필요
학교에서 나눠주는 교복 구매 선택지는 ‘주관구매’ ‘개별구매’로 나눠져 있다. 그런데 개별구매 아래에는 ‘교복물려입기 등’이라고 적혀 있다. ‘등’이라는 표현 속에 수많은 예외 상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교복을 구매할 수 있다. 학생들의 학교주관 구매 신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측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 따라서는 강제는 아니지만 학교주관구매를 신청하지 않았을 때 제제가 따를 수 있음을 암시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인 경우도 있다. 안양의 모 학교는 ‘본교가 선정한 교복업체가 만든 교복만이 본교의 공식적인 교복 디자인이며 다른 업체에서 구입한 교복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칙 상의 문제는 본인의 책임임을 숙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공지 내용을 올려 학생들로 하여금 공동구매의 필요성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게 했다. 자녀가 이 학교에 배정받은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른 브랜드로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지만 학기 초부터 선생님들께 지적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아이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둘째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한다는 또 다른 학부모 오연희(50 신촌동)씨 역시 “아이가 셋이다.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마다 교복 때문에 부담스러웠는데 올해처럼 교복 가격이 저렴한 때는 없었다”며 “학교 주관 구매제가 잘 정착돼 막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는 더 저렴하게 교복을 구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푸른
▶ 과천시 제18회 알뜰사랑으로 다시 입는 교복행사 실시
과천시 ‘푸른 내일을 여는 여성들’은  제18회 알뜰사랑으로 다시 입는 교복행사‘를 실시한다. 2월 13일과 14일 2일간 접수 후 16일 하루만 판매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과천시민회관 2층 로비 과천녹색가게 앞에서 진행되며 판매제품은 과천시 관내 중고등학교 교복(동·하복), 체육복, 생활복 등이다. 판매금은 2월 23일부터 3월 6일까지 지급하며 판매금액의 10% 기금 공제 후 지급할 예정이다. 접수 후 판매되지 않은 물품은 녹색가게에 일괄 기증 처리된다.
문의 02-500-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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