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하면 남이 입다 버린 옷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기 쉽지만 구제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해 새 옷보다 오히려 구제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레이스샵’은 일본구제의류를 판매하는 곳으로 작은 매장 안에 독특하고 개성 있는 옷들이 가득하다. 이보영 사장은 일본구제의 매력에 푹 빠져 십년 넘게 이 일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구제는 입었을 때 간지가 나고 싫증나지 않는 깊은 맛이 좋아요. 몇 년 전만해도 일본 옷이 한국보다 40년을 앞서간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만큼 옷의 질감이나 색채, 디자인이 좋고 지퍼나 레이스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바느질되어 있어요.”
이보영 사장은 몇 년 전 일본에 닥친 쓰나미로 인해 잠시 일본구제샵을 접고 일반 옷 매장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똑같은 옷을 한 번에 떼서 장사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아 다시 이 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곳은 여성의류만 판매하는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입을 수 있는 옷들이 구비돼 있다. 원피스, 셔츠 스웨터 가죽자켓 코트 바지 등의 다양한 종류의 옷들과 모자, 가방, 허리띠나 스카프 같은 소품까지 고루 갖춰 놓았다. 일본색채가 물씬 풍기는 스타일의 옷들은 물론, 버버리같은 명품과 택이 그대로 붙어있는 새 옷도 눈에 띤다. 튀지 않으면서 남들과는 다른 감각적인 옷을 찾는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주고 친절히 설명해줘 구제를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단골이 되기도 한다.
이보영 사장은 구제도매시장에 가거나 직접 부산에 내려가 도쿄에서 해운대로 도착하는 옷들을 가져온다. 한 장 한 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내는 재미가 톡톡해 마치 보물찾기 하는 심정이라며 그 맛에 장사하는 것 같단다.
일본구제 옷을 입고 일본구제옷을 판매하는 그녀는 “구제의 맛을 아는 사람은 대부분 멋쟁이다. 가구도 엔틱가구나 빈티지 가구가 세월이 갈수록 빛을 발하듯이 옷도 마찬가지”라고 전한다.
“지금 유행하는 비슷비슷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은 개성이 없지요. 구제는 누가 입었던 옷이라는 생각은 접어 두고 디자인이나 옷의 상태, 자신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는 옷을 골라 입으면 충분히 만족하실겁니다.”
위치: 영등포구 당산동 가 32-136
문의: 010-8247-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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