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빌딩 숲에 둘러싸인 도시에서 녹지공간은 우리에게 쉼터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도시 곳곳에 조성된 크고 작은 공원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일이다. 안양8동에 가면 명학공원이 있다. 다른 공원과 달리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동네주민들.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순번을 정해 공원지킴이를 자청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바로 명학공원지킴이들이다.
“명품공원이 바로 이곳이죠”
모처럼 햇살이 따사로운 한낮, 명학공원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추운 날씨도 잊고 체력단련기구를 이용해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부터 어린이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어린아이들 그리고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까지 눈에 띄었다.
“안양시에서 우리 명학공원만큼 깨끗한 공원이 있을까? 항상 청결하고 조용하고 나무도 많아서 공기는 얼마나 좋은지 몰라.”
안양6동에서 왔다는 정명자 할머니는 연신 ‘명학공원이 최고야’ 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때 공원 입구 쪽에서 노란색 조끼를 입고 공원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명학공원지킴이들이다.
“공원이 개장될 때부터 공원지킴이를 자청하고 우리가 활동을 시작했어요. 회원들은 대부분 안양8동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구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65일 순번을 정해 공원 순찰을 돌며 쾌적한 공원을 가꾸는 일에 앞장서고 있어요.”
회원들은 하나 같이 공원지킴이 봉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2009년 공원이 개장될 때부터 시작한 봉사가 어느덧 6년째 접어든 것.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땐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다고 한다.
“아유 말도 마세요. 처음엔 노숙자들이 공원에 들이닥쳐 저희들에게 시비를 걸고 공원 벤치에 누워 술 마시며 난리를 치는 통에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곤 했습니다.”
조수연 고문은 “오늘날 명학공원이 이렇게 명품공원으로 자리매김하기 까지는 지킴이 회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음주, 흡연, 고성방가 등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일이 없도록 공원지킴이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복희 회원은 “명학 공원은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이라며 “안양2동, 6동 7동 등 멀리서도 공원에 오는 사람들이 있고, 인근의 요양원 어르신들과 어린이집 원아들도 이곳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숲에 선정된 명학공원
2009년 6월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572번지에 준공된 명학공원. (구)가축위생시험소 부지에 들어선 이 공원은 숲이 울창하고 아름드리 고목이 어우러진 곳이다. 지난 2000년 산림청에서 실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마을 숲 부분 장려상에 선정될 만큼 다양한 교목이 숲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가축위생시험소가 들어선 1943년부터 심어진 나무들이 회갑을 넘긴 수령을 자랑하며 생태학적인 가치까지 고스란히 보존된 곳이다. 벽오동 나무, 참오동나무, 측백나무, 향나무, 가죽나무, 뽕나무, 튤립나무, 음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사철나무 등을 비롯해 갖가지 나무와 화초가 많이 심어져 있다. 또 조형분수, 사각파고라, 체력단련기구, 어린이놀이터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의 산책로는 콘크리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토사를 그대로 압착시켜 만든 길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보다 푹신한 흙 길을 걸으며 산책을 하기 위해 이곳을 즐겨 찾는다. 공원에 가득한 나무와 초화류에는 이름표가 새겨져 있는데 나무와 꽃의 이름은 기본이고 개화시기와 용도까지 세세히 적혀있어 자연학습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개화가 서로 다른 꽃을 심어 해마다 계절 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인터뷰-박찬용 회장
“봉사는 내가 더 행복해지는 일”
박찬용 회장은 20년 전부터 장애인 콜 봉사를 시작으로 지역을 위해 꾸준히 봉사만 해온 사람이다. 어떤 어려운 봉사활동이 주어지더라도 힘든 내색 한 번 없이 ‘힘닿는데 까지 해 보자’라는 게 그의 봉사 철학이다. 지난 2011년 안양시민대상 봉사상을 수상한 이력이 말해 주듯 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그는 봉사를 통해 상대방이 행복해하고 그 즐거움이 나에게 전해지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안양8동은 전형적인 주거지역으로 유흥업소가 없는 조용한 동네이다. 이곳에 주민들의 염원이었던 공원이 조성되었고 그 공원을 다시 주민들이 애착을 가지고 지키고 있다. 다른 어떤 공원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회원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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