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physics팀 - 한글표기후(괄호안에 영문표기해 주세요)

입시에서 자기소개서에 외부 ''스펙''을 기재할 수 없게 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진로 적합성과 문제해결력, 자기주도학습능력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R&E가 활용된다. R&E(Research and Education)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연구를 한 후 이에 대한 논문을 쓰는 활동으로 과학고나 영재고에서 많이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의 R&E는 대학이나 연구소와 연계해 시행하지 않더라도 개인의 적성에 맞고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탐구와 연구 전반으로 확장, 적용되면서 일반고까지 확산되고 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에 걸쳐 소논문을 완성한 일반고 학생들의 R&E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4회 마포탐구발표대회 금상 수상작
지난 8월 마포고등학교(교장: 엄재중)에서는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4회 마포탐구대회’가 열렸다. ‘마포탐구발표대회’는 자기 주도적 탐구능력과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의 연구과제 수행능력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0년부터 진행됐으며 수리ㆍ과학적 탐구주제로 연구 활동을 펼친 뒤 논문을 작성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대회에서는 ‘버스 내부 구조 재배치와 손잡이에 관한 연구’(팀장:전용현, 팀원:구분호, 김진수, 류준혁, 지도교사:권혜민)로 2학년 유니피직스(Uniphysics)팀이 금상을 수상했다. 유니피직스(Uniphysics)팀은 과학중점반 학생들로 4명이 모두 공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다. 

버스 타면서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 R&E로 이어져
유니피직스(Uniphysics) 연구주제는 ‘버스’에 관한 것이었다. R&E 주제를 정하지 못해 고심하던 중 마침 뉴스에서 ‘버스 사고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됐고 버스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경험을 토로하다 R&E 주제로 ‘버스’에 대해 연구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버스가 급출발, 급정거 할 때 손잡이를 잡고 있으면 몸이 앞으로 쏠리잖아요. 또 버스 손잡이에 머리를 맞아본 경험도 한 두 번은 있고. 팀원들과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버스를 이용할 때 생기는 불편한 점을 조사해보고 그중 가장 큰 문제를 선정해 공학적인 측면에서 해결해보고자 했습니다.”
‘버스’로 연구 주제가 잡히자 먼저 버스를 이용할 때 학생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조사하기 위해 마포고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인터뷰 내용 중 ▲하차 벨 개수가 적어 내려야 할 때 내리지 못하는 경우 ▲적은 좌석 수 ▲ 짐을 따로 둘 공간 부족 ▲급정거 할 때 서서 손잡이를 잡고 있으면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 등으로 문제점이 압축됐다. 운전자의 난폭운전이나 과속과 같은 문제는 도로교통법 개정과 차량 최대 속도 제한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므로 이번 연구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버스에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보편적 설계)을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버스 손잡이 구조를 개선해 버스가 급정거했을 때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했습니다. 내부 구조 미니어처 모형과 실제 손잡이 모형을 설계 및 제작도 했습니다.”

연구대상, 버스 내부 공간과 손잡이로 좁혀져
연구대상이 버스 내부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것과 버스 손잡이로 좁혀지자 ▲버스의 가로, 세로, 높이의 치수와 좌석 수 및 철봉간의 간격 등 버스 내부 구조에 관한 조사 ▲도로교통법 ▲외국버스 사례 ▲손잡이 리모델링을 위한 기초 조사 및 공학적 근거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연구 분야를 나누어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된 자료에 따라 우드락으로 버스 미니어처를 만든 다음 좌석, 철봉, 손잡이의 간격을 달리하면서 어떻게 하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지 연구했다. 또 키가 큰 사람이 손잡이에 부딪히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좌석이나 철봉과 같은 내부 구조물의 배열도 바꿔보았다.
버스 손잡이도 별도의 PVC관, 나무막대, 스프링 등의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실제 크기에 가깝게 제작한 후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기존의 버스 손잡이는 긴 끈으로 봉에 매달려 있어 버스가 급정거할 때 손잡이가 ‘움직이던 방향(관성: 정지한 물체는 정지해 있으려고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움직이던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성질)’으로 쏠리며 몸도 앞으로 쏠리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손잡이 대신 봉을 잡고 있을 때면 관성에 영향을 덜 받는 것에 착안, 손잡이가 흔들리지 않으면 몸이 쏠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손잡이를 끈이 아닌 막대기로 고정시키면 차가 급출발하거나 급정지를 해도 몸이 앞으로 많이 기울지 않아요. 또한 막대기 안에 용수철을 넣어 사람의 키에 따라 조정되도록 만들어 키가 큰 사람은 손잡이를 조금만 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은 손잡이를 많이 내리면 되도록 했습니다. 손잡이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승객의 머리에 부딪히지 않게 손잡이가 버스 천장에 고정되도록 했습니다.”
버스 미니어처를 만들어 버스 내부 구조물의 순서를 바꾸는 작업과 손잡이의 재질에 대한 연구를 하려면 팀원이 함께 모여 연구해야 한다. 하지만 각자 스케줄이 달라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시간이 되는 팀원이 작업을 한 후 결과와 문제점을 일지에 기록해두면 다른 팀원이 뒤를 이어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버스 미니어처 만들기에 이은 논문 쓰기
이렇게 공간활용도가 높은 버스가 미니어처로 완성되자 논문은 현재 운행되고 있는 버스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 정리와 문제점을 제시하고 대안으로 팀원들이 만든 버스 모형을 소개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학생들이 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하나씩 분석해보며 버스와 디자인에 관한 일차원적인 지식도 습득하고 관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수학과 물리가 일상생활에 적용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 완성한 논문은 ‘마포탐구발표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또한 공대를 꿈꾸는 팀원들은 전공에 대한 열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R&E를 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면 주제에 대한 고민을 미리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겨울방학 때 2~3가지 주제를 골라두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팀이 구성되면 본격적으로 시작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 버스 내부 구조 재배치와 손잡이에 관한 연구 논문 목차
Ⅰ.서론
Ⅱ. 본론
  1. 사전 조사
    (1) 시내버스 통학 마포고 학생들 대상 인터뷰
    (2) 유니버설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의 정의
      -유니버설 디자인의 예
      -유니버설 디자인의 적용
    (3) 이론적 배경
  2. 국내 버스와 국외 버스의 비교
    (1) 국내 버스 디자인 현황
    (2) 해외 버스 내부 구조 현황
    (3) 국내 대중교통 손잡이 구조
  3. 버스 내부 구조 재배치
  4. 대중교통 손잡이 구조 리디자인(Re-Design)
  5. 실제 내부 구조 미니어처 모델 제작 및 실제 손잡이 제작
Ⅲ. 결론(실험 결과 및 제도적 측면에 관한 고찰)
Ⅳ. 느낀 점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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