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들깨내음 속 쫄깃함. 들꽃칡수제비

지역내일 2014-09-30

단일메뉴로 승부를 보는 맛집을 좋아한다. 잘 고른 단일메뉴 맛집은 내공 있는 음식맛과 따뜻한 인정을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들꽃 칡수제비’는 칡수제비 하나만으로 손님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위치는 안양여고 사거리 안산방면 성결교회 후문 앞.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헷갈리기 쉽다. 상가건물이 아닌 단독주택을 개조해서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점이 맞나?’ 잠시 주저했던 마음과는 달리 안으로 들어서면 은근한 칡내음에 마음부터 편안해진다. 메뉴는 단 하나, 들꽃 칡수제비뿐이다. 먼저 나오는 칡차. 마시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주인장의 손길이 닿은 편안한 공간 속 도기 그릇, 그리고 나무로 만든 수저까지 다정함이 감돈다. 

수제비

주방 안에서 수제비를 뜨는 모습도 살짝 보인다. 한 마디 말없이 얅다란 수제비를 뜨는 가는 손가락, 그 조용함에 왠지 알 수 없는 신뢰감이 든다. 이내 서빙 되는 들꽃칡수제비, 진한 들깨 국물 안에 투명한듯하면서도 잘 밀어진 수제비 반죽이 부드럽다. 쫄깃쫄깃한 수제비도 좋지만 고소한 들깨 국물이 무엇보다 일품이다. 소식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런 진짜배기 들깨국물은 예외이다. 한 방울이 아까울새로 싹싹 그릇을 비웠다. 같이 나온 아삭거리는 김치와 톡 쏘는 매운맛이 감도는 마늘종도 감칠맛이 좋다. 정성어린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라 어른들을 모시고 오기도 좋겠다.
수제비를 다 먹었다면 2층의 들꽃차방에 잠시 머물다 가도 좋다. 허브차나 아메리카노가 마련되어 있다. 일요일과 둘째, 넷째 토요일 휴무. 들꽃칡수제비 7000원, 칡즙1L 1만 1000원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위치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3동 695-99
문의 031-447-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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