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테디베어 뮤지엄에 가면 다양한 의상을 입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테디베어 인형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역사의 명 장면과 주요 인물들이 테디베어로 표현되어 있고 세계 최고 가격인 루이비통 베어를 비롯해 세계 유명 작가들이 만든 테디베어와 유명 만화영화 캐릭터의 테디베어가 전시되어 있다. 과히 테디베어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기만 해도 친근하고 귀여운 테디베어.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면 어떨까? 범계중학교에 가면 테디베어를 직접 만드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청일점 남학생도 테디베어 만들기 척척
범계중학교 동아리 모임이 있던 지난 26일. 3층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모여 바느질 삼매경에 푹 빠져 있었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조용히 바느질하던 남학생들, 취재 차 나왔다고 하자 씽긋 웃는다.
3학년 고경완 학생은“굉장히 재미있어요. 바느질을 하는 동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친구들은 운동이나 게임이 더 재미있다고 하지만 전 테디베어 만들기가 더 좋아요. 유명한 요리사도 남자고 간호사, 헤어디자이너도 여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도 하고 있잖아요. 취미로 하기엔 정말 강추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고민우(3학년) 학생도 “다른 취미와 달리 테디베어 만들기는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시험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할 때 바느질을 하다보면 어느덧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것 같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테디베어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학생의 참여율이 높은 범계중의 테디베어 만들기 동아리는 전체 학생 28명 가운데 남학생의 숫자가 10명 정도 된다. 남녀 학생들 모두에게 인기있는 테디베어 동아리를 지도하는 토탈공예전문강사 장정현 선생님은 테디베어 만들기는 성장기 학생들에게는 정서적인 면에서도 무척 도움이 되는 취미라고 강조한다. 특히 바느질을 하다보면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학습능력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집중력 향상에도 이만한 취미활동이 없다는 것.
“외국에서는 테디베어 만들기를 비롯해 뜨개질, 퀼트 등 바느질로 할 수 있는 취미활동에 남녀의 영역이 따로 없어요. 테디베어는 학생들에게 친근한 인형을 만드는 작업으로 거부감이 없고, 차분하게 앉아서 할 수 있는 활동이라 장점이 무척 많습니다. 동아리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이 시간만큼은 무척 진지하고 즐거워하는 것 같습니다. ”
집중력 향상, 정서적인 면에서 도움
“선생님, 인형 눈은 붙이지 않고 이렇게 바느질로 하면 안될까요? 입도 웃는 모습으로 하고 싶어요.”
이체언 학생이 선생님께 질문을 하자 선생님은 흔쾌히 가방에서 알록달록 색실을 꺼내 학생에게 건넨다. 똑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고 설명하는 장정현 선생님. 테디베어는 손바느질로 만드는 정성은 물론 팔과 다리, 머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인기라고 덧붙인다. 테디베어가 원단이 비싸다는 인식과 함께 재료비가 많이 들어 부담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렇진 않다고 한다. 원단에 따라서 느낌이 틀려지는데 모글은 부드럽고 컬이 들어가 있고, 아스토라는 푸들처럼 털이 꼬여 있는 듯한 느낌이 나며 바느질이 편하고 고급스럽다. 벨보아는 면에 가까운 느낌이 나고 털이 없어 작은 사이즈의 테디베어 만들기에 적합하다. 테디베어 만드는데 사용하는 바느질 방식도 의외로 간단하다. 공그르기와 박음질 두 가지면 된다. 기본재료로 칼과 바느질 도구, 혼자서 만들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재료 DIY 키트가 있으면 된다.
유화정(3학년)양은 “선물가게에 가면 흔한 곰 인형이 많은데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테디베어 곰 인형은 나에겐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인형 눈도 마음대로 만들어 붙일 수 있고 입도 무표정하거나 웃는 모습, 화난모습 등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26대 대통령의 애칭을 따 이름 붙여진 테디베어가 우리나라에 본격 소개된 것은 1990년 대 말. 만드는 방법도 간단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프린터가 되어 있는 패턴 용지를 오린 다음 두꺼운 도화지에 옮겨 붙이고 재단이 끝나면 각 부분별 눈, 코, 조인트 별 필요한 부속물과 바느질로 연결하여 솜을 채워 넣은 다음 얼굴 표정을 잡고 털을 정리하면 완성된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테디베어란?
테디베어의 테디(Teddy)는 미국의 26대 대통령을 지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애칭에서 따왔다. 1902년 곰 사냥을 나갔던 루스벨트가 해가 지도록 곰 한 마리 잡지 못하자 이를 지켜본 수행원이 사냥하기 쉽도록 생포한 곰을 가져왔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곰을 풀어주도록 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지자 미국 국민들은 감동했고, 뉴욕의 한 상점은 테디의 곰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형을 선보였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