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후 50세 이상 중장년층에게 몇 가지 주제를 나누어 “살면서 후회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돈과 삶’이란 주제에서는 ‘저축하지 못한 것, 많이 도전 못한 것, 여행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일과 인간관계’에서는 ‘평생 할 수 있는 취미를 갖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고 했다.
대우증권이 50세 이상 고객 98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노후준비’를 전제로 한 질문이라 저축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답은 쉽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도전하지 못한 것’이나 ‘여행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것은 노후 준비와 좀 어긋난다. 도전하는 삶을 살고 여행도 많이 했다면 저축하며 살기 버거웠을 게다. 물론 돈 많이 벌어 저축도 하고, 이것저것 도전도 해보고, 여행하며 살 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다.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 도전보다 안전한 쪽을 택해 살고 여행은 커녕 허리띠를 졸라매야 조금이라도 저축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집 한 칸 마련하는가 싶은데 아파트 값은 늘 앞서갔다. 정신없이 따라잡고 보면 자녀 교육비가 기다리고 있다. 니이체가 말한 인간의 유형의 첫 단계인 ‘잔뜩 짐을 지고 사막을 걷는 낙타’의 삶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다. 이런 생활에서 평생 할 수 있는 취미를 챙겨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러다 몸에 이상이 온다. 건강과 관련해 시니어들에게 후회하는 것을 물었더니 치아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을 우선 꼽았다. 오복 중 하나임이 입증됐다. 그 다음은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지 못한 것이었다.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관리하는 방법도 절실하다.
이런 중장년들에게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건강(28.8%)이 우선이고 다음이 돈(23.5%)이었다. 저축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하는 사람들이 은퇴 후 행복 조건으로 건강을 우선 꼽았다. 돈 다음 중요한 것은 배우자(19.7%)였다. 취미생활, 친구, 자녀가 그 다음이었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자들은 배우자(22.5%)를 돈(22.0%)보다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여자들의 생각은 천만의 말씀이다. 배우자(15.8%)보다 돈(25.5%)이 큰 차이로 우선이다. 늙어서 아내 옆에 살고 싶다면 돈 많이 벌어야 한다. 청소도 잘 해야 대접받는다. 나이 들어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 1위가 청소(37%)였고 2위는 가만히 있어주는 것(14%), 3위는 음식 쓰레기 버리기(12%)였다. 청소를 잘 하지 못하면 어지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대접받고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남자들에게 슬픈 것이 또 있다. 여성 10.5%가 은퇴 후 ‘혼자 살고 싶다’고 했다. 남성(2.8%)보다 4배나 많았다.
김경래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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