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ing armed drones risks putting the United States on a “slippery slope” into perpetual war....... 지난주에 학생들과 함께 읽었던 한 미국신문의 기사내용이다. 해석하자면 “무장한 무인항공기를 사용하는 것은 미국을 끝없는 전쟁의 파국으로 몰고 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에서 ‘slippery slope’라는 말을 볼 수 있는데, 원래 이 말은 위험한[미끄러운] 비탈길, 즉 일단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렵고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행동 방향을 의미한다고 한다(네이버 영어사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방학을 목전에 둔 시기가 되면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학원선택이 시작된다. 중고등학생들의 학습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을 감안할 때, 특정학원이나 과외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곳이 제공하는 서비스 즉, 공부방법론을 선택한다는 것을 뜻하고, 그것은 또한 해당 학생이 그 서비스를 제공받는 기간 동안의 학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 무리해서 비유하자면, slippery slope는 학습방법의 선택에도 존재한다.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면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룬 후에도 쉽게 되돌릴 수 없다. 처음부터 올바른 선택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어선생의 입장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현시점에서 범하는 “잘못된 선택“과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단기완성”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올해 수능 외국어영역의 경우 1등급 컷이 98점으로 만점자만 응시생의 3.37%로 사실상 역대 가장 쉬운 수능이었다. 특히 외국어영역의 난이도가 낮으면 많이 나오는 말 중에 하나가 “영어는 고 1까지 끝내고 2, 3학년 때는 다른 과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외국어학원에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수능문제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푸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를 지나치게 일반화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만점자가 3.37%라고 해서 아주 쉬운 수능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변별력을 상실한 정도로 이렇게 쉬운 수능이라고 해도 96.6%의 학생들은 만점을 받지 못했다. 쉬운 시험 이었고 앞으로도 쉽게 출제될 것이라고 누구나 예측하지만, 누구나 100점을 받는 시험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단기간에 영어를 완성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렇게 고 1까지 수능영어를 완성(?)한다고 해도, 차후 1~2년에 걸쳐 학습량이 감소하면 성적은 급격히 하락한다. 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터무니도 없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단기간에 학습량과 시간을 몰아서 벼락치기하는 위험한 방법을 선택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학습량을 수능직전까지 장기적으로 배분하고 국어, 영어, 수학의 주요과목의 학습량이 조화롭게 균형이 맞아야 한다. “고1, 혹은 중3까지 영어를 완성하고 다른 과목에 집중하라(?).” 현실성이 없는 선택이다.
둘째, “주입식 단어암기”를 기본으로 하는 학습방법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어휘장을 구입해서 학원선생님이나 과외선생님이 내주는 진도에 따라서 단어를 외우고, 학원에서 시험을 보고, 그리고는 “미련 없이 잊어버리는 방식”의 암기방식은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고 있는 방법이지만, ‘전시적 효과이외의 실질적 효과’는 상당히 낮다. 반복이 전제되지 않는 단어암기는 48시간을 지나서 유지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기존의 방법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번 겨울방학부터는 꼭 ‘자기만의 어휘장’을 만들도록 노력해야한다. 학생스스로가 자기가 모르는 어휘만을 간추려 정리한 어휘장은 어떠한 교재보다 효과적이며 강력한 학습 자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어휘장을 만들고 암기하는 과정에서 한 번에 모두 암기하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첫 번째, 두 번째 학습에는 암기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어휘장 전체를 최소한 4회 이상 반복해서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이 더욱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잘못된 학습방법의 선택으로 낭비된 시간은 결코 복구가 가능하지 않다. 나름의 학습전문가들이 쏟아내는 수많은 학습방법과 이론들이 잡음처럼 귀를 어지럽히고 심정을 유혹하는 시기일수록, 그러한 방법이 객관적인 타당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고민하고, 내게 정말로 적합한지 주관적 적합성에 관한 판단도 정확히 내려야 한다. 고민하지 않고 ‘부화뇌동’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 ? slippery slope’로 빠져들 수도 있다.
이안의어학원
이안 원장
031-912-2112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