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의 햇살이 유난히 눈부시던 날, ''대치노인복지센터''의 개관 3주년 행사가 진행 중인 대치2동 문화센터를 찾았다. 잔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문화센터 로비에는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갈아입은 몇몇 어르신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은 어르신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맘껏 뽐내는 자리. 어르신들 외에도 가족과 지역주민 수 백 명이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다담회의‘가을을 담은 이음 찻자리’
문화센터 3층으로 올라가니 입구에서 누군가가 가장 먼저 손님을 반긴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있는 다담회 회원 어르신들이다. 김윤옥 강사는 "이렇게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 들고 가세요"라며 살포시 웃는다.
도심의 한 문화센터에서 펼쳐지는 찻자리가 이색적이면서도 신선하다.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차와 다식을 들었다. 차와 함께 제공된 연잎밥은 사찰에 온 것 같은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다담회 반장인 주명순 어르신은 "지난 다도 경연대회에서 찻자리 시연회를 보고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주어져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면서 다담회원으로서의 무한한 자부심을 표현했다.
문화 홀 앞 테이블에는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단전호흡, 힐링 요가반에서 출품한 작품들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돼 있다.
모범 기여자와 자원봉사자 등 표창
''대치노인복지센터''는‘품격 있는 노년의 완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어르신은 물론 자원봉사자와 후원자, 지역사회 주민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기념식에 앞서 식전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참석한 내빈들의 소개와 모범 어르신, 자원봉사자, 강사에 대한 표창식이 진행됐다. 어르신 부문의 수상자인 김복자 어르신은 "그저 내가 즐거워서 한 일인데 이런 좋은 상까지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앞으로도 봉사활동과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별상 시상식과 기념사, 격려사가 이어지고 기념 영상인‘어느 어르신의 값진 3년''이 상영되었다. 평범했던 한 어르신이 우연히 복지관을 알게 되었고, 이곳에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품격 있는 노년을 완성해 나간다는 내용이었다.
손화정 관장은 "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더 인간답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와 의미가 담긴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한국마사회 선릉 지사는 불교 사회복지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상을 수상, 기업의 사회 공헌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어르신들의 땀과 노력,‘이음예술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이음예술제''가 시작됐다. 째저사이즈, 부부댄스, 중국어, 라인댄스가 계속 이어졌다. 평소에는 물론 주말에도 짬을 내 열심히 연습했다는 째저사이저 팀의 이 모 어르신은 "막상 무대에 서니 당황한 나머지 약간의 실수도 있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며 수줍어했다.
어르신들의 작품발표회가 끝나고 각 프로그램의 강사들에 대한 감사의 시간이 펼쳐졌다. 이때 어르신들이 몰래 준비한 꽃다발을 강사에게 전달하는 등 깜짝 이벤트가 펼쳐져 훈훈한 무대를 연출했다.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감사의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는 순간이었다. 축하 공연 2부는 그야말로 흥겨움과 화려함의 극치였다. 우리춤체조 팀의 퍼포먼스와 춤사위, 우리 가락은 어깨춤이 절로 나게 만들었다.‘아빠의 청춘'',‘어머나'' 등 신 나는 리듬의 하모니카 연주도 흥겨웠고, 블랙 앤 화이트로 코디한 가곡교실 어르신들의 분위기 있는 노래는 관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의 끝 순서는 우쿨렐레 팀. 목에 레이(Lei, 꽃목걸이)를 두르고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어찌나 정열적인지 마치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경품 추첨과 기념품 전달을 마지막으로 이날 행사는 성대한 막을 내렸다. 선물을 한 아름 안고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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