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일본 큐슈

달콤 따뜻한 힐링은 벳부에서∼

지역내일 2014-12-11

기습 한파가 휘몰아친다. 첫 눈이 내리고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차가운 겨울바람이 사정없이 살 속을 파고들었다. ‘아, 지난 여름이 그리워...’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 불쑥 온천이라도 가야겠다싶어 여행사이트를 뒤적거렸다. 우리나라는 전국이 겨울왕국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고 가까운 나라 일본으로 간다면 어떨까? 온천하면 역시 일본 아닌가?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도 없다. 아무리 기다려도 날씨는 풀릴 기미가 없고 가볍게 주말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 일본 큐슈로 고고씽!

일본


추울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온천여행
일정을 갑자기 잡아서일까? 일기예보 한 번 검색하지 않고 덜컥 예약해버린 일본행 여행은 첫 날부터 비가 내렸다. 주룩주룩. 하지만 날씨 때문에 기분이 우울해질 필요도 없었다. 여행 자체만으로도 활력소가 되니까. 비가와도 천둥이 쳐도 마음속 일기예보는 맑음.
인천공항에서 사가공항으로 가는 비행시간은 1시간 20분 남짓. 사실 큐슈는 부산에서 직선 코스로 200km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 가까운 거리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훌쩍 떠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큐슈는 무엇보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곳. 한자로 쓰면 구주(九州)인데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오이타, 구마모토, 미야자키, 가고시마 등 7개의 현으로 나누고 넓게는 오키나와현도 포함된다. 일본열도를 구성하는 4개 섬 중 가장 남쪽에 있는 섬으로 크기는 우리나라의 약 1/2 정도이며 인구는 약1500만 명으로 연평균 기온이 16도 이상의 온난 지대이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이면 큐슈로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바로 따뜻한 곳에서 휴식과 함께 온천을 즐기기 위해서다. 

온천


그림 같은 온천마을 유후인
일본에는 수천 개의 온천이 있다. 특히 큐슈지역은 유명한 온천이 많은데 그 가운데 오이타현에 위치한 유후인 온천이 유명하다. ‘미인이 되고 싶다면 유후인 온천으로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온천말고도 여성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유후인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유후인이 온천마을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 대 이후. 마을 개발을 반대하고 시골 온천의 분위기를 지키려던 사람들이 이곳에 그림 같은 온천마을을 조성했다. 유후인은 마을 전체가 미술관이고 맛 집이고 캐릭터 샵이다. 프랑스 화가 샤갈의 갤러리도 있고 좁다란 골목에 고목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고풍스런 모습의 풍경도 있다.
유후인역에서 긴린코호수까지 거닐다보면 예쁜 가게가 한 두 집이 아니다. 겨울왕국의 엘사와 토토로, 부와 복을 상징한다는 부엉이가 여행객들에게 손짓한다. 일본식 고로케 명물 금상고로케에서 줄서서 먹는 감자고로케도 맛있고, 달콤한 꿀이 들어있는 아이스크림가게 허니비에서 한 입 베어 물었던 아이스크림 맛은 잊을 수 없다.
마을 한 쪽에 있는 긴린호는 호수의 바닥에서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이 함께 솟아나는데 특히 아침의 물안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해질 무렵 노을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따사로운 햇살에 비단잉어의 비늘이 반짝이고 단풍과 함께 어우러지는 호수의 모습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 늦가을의 막바지 풍경을 가슴속에 담아 벳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밥 짓는 연기 피어오르는 벳부의 온천
유후인에서 벳부로 가려면 차로 1시간 남짓 걸린다. 벳부는 일본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온천여행지로 선호하는 곳이고 국제적으로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벳부 온천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곳은 바로 지고쿠메구리(지옥순례)코스이다. 지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가 마치 지옥을 연상시켜 지옥온천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벳부는 온천의 천국. 멀리서 내려다 본 벳부의 모습은 해변을 끼고 마치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온천연기와 유황 냄새가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다. 
지하 200∼300m에서 뿜어내는 뜨거운 물줄기와 수증기가 마치 지옥같다고 해서 붙여진 지옥온천순례는 우미지옥, 야마지옥, 다쯔마키지옥, 찌노이게지옥을 비롯해 모두 8개의 지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온도에 따라 하늘색과 붉은색으로 끓고 있는 온천물에서는 매캐한 유황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데 유황불로 구운 계란 하나씩 입에 물고 따뜻한 온천물에서 족욕을 즐기는 것은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분화를 시작한 아소산에 오르다
일본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며 아소산에 오르겠다는 말에 지인들이 만류했다. 분화를 시작한 아소산의 연기 기둥이 치솟아 올랐고 화산폭발로 인해 위험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큐슈까지 와서 아소산을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너무나 아쉬울 것 같았다. 아소산은 구마모토현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가량 걸린다. 비교적 안전지대인 아소산 서역으로 가기 위해 산을 오르는데 굽이굽이 가는 길에는 삼나무들이 큰 키를 자랑하고 있었다. 일본의 산은 거의 국유지로 60%이상이 조림이라고 한다. 지열과 가스 때문에 자연산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는 것도 이유가 있고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삼나무가 목재로 집을 짓는 일본식 건축물에 잘 맞기 때문. 황금빛의 아소평야가 보이고 평야 바깥쪽은 아소의 외륜산이고 평야 안쪽에 있는 것은 내륜산이다. 아소평야는 유네스코에서 세계농업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활화산의 지층에서 정화작용을 거친 천연수와 산의 분화로 인해 천연 비료덩어리가 된 흙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라는 것. 정상으로 가는 길 주변 풍경은 울창한 삼나무 숲과 함께 황금빛의 풀이 동자승의 머리처럼 산을 뒤덮고 있었다.
954m의 코메즈카는 아소산의 신이 수확한 쌀을 쌓아 둔 곳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산으로 변했다는 곳이다. 아소산 중턱에는 소를 키우는 목장이 있는데 황소와 함께 일본의 검은소 와규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아소산 정상에 올라보니 화산재로 뒤덮인 바닥에는 시커먼 재가 쌓여 있었다. 거기다 비가 온 다음날이라 바람과 안개까지 겹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흡사 유령도시처럼 을씨년스러웠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큐슈 100배 즐기기
▶가는 길: 큐슈로 가려면 사가, 후쿠오카, 기타큐슈, 나가사키, 구마모토, 오이타, 가고시마, 미야자키 공항을 이용해 갈 수 있다. 또 부산에서 고속선이나 훼리를 타고 하카타항이나 시모노세키항, 모지항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음식:구마모토의 명물 바사시(말고기회)가 유명하다. 하카타 특산품인 모쓰나베(소 내장 전골), 후쿠오카의 미즈타키(닭 전골)도 100년의 역사를 가진 향토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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