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우(남 47세, 가명)씨는 결혼 생활의 대부분인 20여 년 동안 외도를 해왔다. 1, 2년에 한 번씩 애인을 바꾸었으니 열 명이 넘는 혼외 애인을 두었던 셈. 처음 잠깐 동안만 외도 사실을 숨기고 미안해 하더니, 곧 대놓고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생활을 지속해 오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업은 제법 잘 되어 외도에도 참고 기다리는 부인과 자녀들의 생활은 유지가 되고 있었다.
심리검사 결과 성찬우씨는 어릴 적 조부모 밑에서 지내다, 10대 중반이 되어서야 부모님과 함께 있게 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심리검사에서 성찬우씨는 스스로가 외롭다는 느낌이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아마도 부모와 떨어져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니, 자기 과시적으로 무리해서라도 남에게 호감을 사는 방법을 어릴 때부터 체득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상담을 시작하자 이내 본인에 대한 자랑을 잔뜩 늘어놓기 시작했다. 병 든 아버지를 끝까지 병수발 한 얘기, 지금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는 얘기, 여자 친구들에게 물질적으로 아주 잘한다는 것 등 자기과시를 많이 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아마 자신의 문제점이 낱낱이 필자에게 공개되자 ‘무시당하지 않을까’하는 불안의 발로로 보였다.
사업도 외도도 낮은 자존감에 대한 보상으로 여겨
술담배를 많이 하거나 성적인 집착이 많은 분들의 경우 개인 심성과 사회성이 고밀도로 형성되는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나는 사랑 받을 가치가 없는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잠재의식에 남아 자존감이 아주 낮아지게 된다. 성찬우씨의 경우도 재산형성 자체가 의미 있는 자아인 내가 성취하는 결과 또는 땀과 노력으로 얻은 댓가의 의미가 약했다. 대신 ''돈이 있어야 나를 무시하지 않을것이다.''라는 오기로부터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외도 문제 역시 끊임없이 다른 이로부터 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자신이 확인받고자 하는 욕구와 성적인 집착이 결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외롭고 불안한 상황으로 돌아가서 내면치료와 자존감을 올리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을 두 번째 진행 한 뒤에는 며칠 전 여자 친구와 만났지만 성적 집착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했다. 또한 최면을 통해 어린 시절 자신이 원했던 것이 부모님과의 동거, 관심과 사랑이었음을 기억해내고는 부인과 자녀들을 돌보지 않고 돈으로 역할을 대신해왔던 자신의 삶을 후회 하였다. 얼마 전에는 방황하는 자신을 기다려 준 부인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였다고 한다. 처음 최면을 시작하였을 때 미성숙한 아이 같던 분이 치료를 거듭할수록 성인이 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
김은수 원장
미래행복최면심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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