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4학년 연산 다지기

연산 실수 바로 잡지 않으면 고학년까지 이어져

쉬운 문제집으로 연산 다지고 사고력 연산으로 수에 대한 감각 키워야

지역내일 2014-06-02

학부모 유민혜 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의 수학 때문에 고민이다. 어려운 문제는 곧잘 푸는데 단순 연산문제에서 종종 실수를 하는 게 마음에 걸리기 때문. 학교에서 보는 단원평가에서 서술형 문제는 다 맞아놓고 앞쪽의 쉬운 연산문제에서 꼭 하나씩 틀려오곤 한다. 연산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자주 실수 하는 아이. 원인은 무엇인지, 아직 어리니까 이대로 둬도 괜찮은 건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중학년(3~4학년) 연산 다지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초등학교 3~4학년, 수학의 우열 격차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
초등학교 수학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수는 자연수, 분수, 소수이다. 자연수를 배우고 자연수의 사칙연산을 하고, 분수와 소수를 배우고 분수와 소수의 사칙연산을 하게 되면 초등학교의 수와 연산 영역은 모두 마치게 된다. 초등 4학년 때 배우는 자연수의 사칙연산과 초등 6학년 때 배우는 분수와 소수의 사칙연산은 수만 자연수에서 분수와 소수로 바뀌었을 뿐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이는 소위 말하는 나선형 교육 과정이다. 달팽이집이 점점 위로 갈수록 커지고 넓어지듯이 기초가 되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한 뿌리에서 여러 가지가 뻗어나가게 된다. 학습 내용의 범위가 여러 갈래로 확장되면서 심화, 응집되어 가지마다 제각각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수학은 긴밀한 인과관계로 연결된 연속적인 학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초등 저학년 때는 연산실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지만,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급격한 난이도 상승과 잘못된 단순 반복연산 연습으로 인한 사고의 경직화로 인해 연산을 어려워하고 지루해 한다. 그래서 초등 저학년 때는 연산실력이 뛰어났던 학생들도 3~4학년이 되면서 연산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그동안 가져 왔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나 교과 선호도가 이 시기에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학급에서는 수학 교과의 우열 격차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되고, 학부모들의 불안감 역시 점차 커지게 된다.
 
연산, 연연하지도 말고 초연하지도 말자
연산은 초등 수학에 있어서 기본이 된다. 연산을 잘하면 다른 영역의 수학학습을 하기에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기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수학학습이라고 하는 큰 틀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산은 수레와 같다. 연산을 잘하는 것은 수레바퀴에 기름을 잘 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물건을 담아 장에 가야 하는데 수레가 없다면 남들보다 늦게 도착해 경쟁력이 없다. 수레가 있어도 기름이 부족하면 삐거덕 거리고 힘들다. 그런데 연산만 하는 것은 기름을 넉넉히 쳐서 잘 굴러가게 해놓고 빈 수레를 끌고 가는 것과 같다. 즉 사고력 수학만 하면 된다고 연산에 초연해서도 안 되고 연산에 연연해서 다 버리고 가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연산학습을 할 때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학습지나 참고서를 활용할 때 연산의 원리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연산의 원리를 반드시 짚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고학년의 경우 연산의 기계적인 반복이 아이에게 부담이 된다. 저학년에서는 문제도 빨리 풀 수 있고 학습지 쪽수 넘기는 재미도 있지만, 고학년이 되면 한 문제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고 한 쪽을 넘기는데도 힘이 든다. 그러다 보면 하기 싫어지고 한 쪽을 놓고 그냥 멍하니 앉아있게 된다. 3~4학년에 연산의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큰 관건이다.


잘못된 습관이나 실수는 꼭 짚고 넘어가야
그렇다면 아이들이 연산에서 실수를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아이들마다 그 원인은 다 다르고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다.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이 부정확하거나 느린 경우,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이 부정확하거나 느린 경우, 그리고 곱셈구구단이 부정확하거나 느린 경우다. 구구단을 제대로 외우고 완벽하게 되어있지 않으면 나눗셈도 흔들린다. 이와 같이 각각의 연산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방법을 익히고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문제점을 치유해야만 한다.
이러한 문제점 외에도 연산을 하면서 숫자를 부정확하게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계산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또 십의 자리, 일의 자리를 옮겨 쓰기 하는 실수도 종종 나온다. 이런 경우 숫자를 꼼꼼하게 쓰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차분히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이처럼 사소한 실수나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 연산 실수는 한 번 보고는 찾아내기 힘들다. 이럴 때는 아이가 곱셈이나 나눗셈의 한 단원을 통으로 푸는 동안 부모가 곁에서 지켜보면서 리스트를 작성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리스트를 작성해보면 내 아이가 어떤 계산에서 주로 틀리는지, 어떤 부분에서 실수가 생기는지 찾아낼 수 있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신경 써서 연습하도록 지도하면 좋다. 그리고 한 번 얘기한다고 바로 고쳐지지는 않는다. 몇 달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연습하고 고쳐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3~4학년은 자연수의 사칙연산이 완성되는 학년이기 때문에 연산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이때 연산 연습을 게을리 하거나 연산 실수를 바로 잡아주지 않는다면 그 구멍은 초등 고학년, 더 나아가 중학교로도 이어져 같은 실수를 계속하게 된다. 3~4학년 연산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5~6학년 분수와 소수의 연산에서도 원리이해와 계산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산 다질 수 있는 TIP
연산은 반복하면 실력이 향상된다는 생각으로 자녀들에게 무한 반복을 강요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그러나 연산은 단순 반복이 능사가 아니다. 하루 1장정도 분량의 연산을 일주일에 3~4일 하면서 연산에 대한 감을 놓지 않을 정도면 된다. 연산도 오래 손을 놓으면 잊기 쉽기 때문에 잊어버리는 것을 막는 정도로 반복해서 연습하면 좋다.
또한 제 학년의 가장 쉬운 문제집을 구비해서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산 실력을 쌓는 것이 목적이라면 심화문제보다 다소 쉬운 문제집을 푸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제 학년 교과 내용에는 사칙연산이 다 포함되므로 골고루 연습할 수 있고, 쉬운 문제를 풀면서 푸는 즐거움과 성취감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지 않기 때문에 한 단원을 푸는 데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는다.
수의 개념과 연산의 원리를 이해했다면, 이해한 원리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감각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수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은 단순 반복학습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수를 다양한 방법으로 분해하거나 조합하도록 하는 문제들이 필요한데,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사고력 연산 학습이다. 똑같이 연산을 배우더라도 사고력 연산을 한 아이는 수에 대한 감각이 생긴다. 이는 큰 수, 소수, 분수 등으로 수의 개념이 확장되거나 복잡한 연산을 배울 때도 도움이 된다. ‘도형’이나 ‘측정’ 등 수학의 다른 영역에 필요한 감각까지 기를 수 있다. 물론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감각을 기르는 과정을 거친 후에 연산 연습을 반복한다면, 학습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것이다.


도움말: 시매쓰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 아이수학학원 천병수 원장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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