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 무슨 말인가. 스마트 폰이니, 게임이니 해서 책 읽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게 현실인데… 양쪽 말이 다 맞다. 요즘 아이들은 책 읽는 시간은 줄었는데 하루에 3~4권씩 읽는다. 무슨 말이냐면 만화학습서, 그림백과 등의 책을 아주 어릴 때부터 읽고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데 빠르다는 것이다. 또 독서록 작성 숙제를 하기 위해서 급하게 여러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이렇게 책을 빨리 읽는 습관이 붙은 아이들은 초등 고학년이 되면 고전 문학 요약본 등의 책을 줄거리 위주로 빠르게 읽어낸다.
이러한 독서습관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책을 통해서 고급어휘를 익히지 못한다. 예전에는 독서를 통해 어휘를 익혔다. 그런데 만화학습서나 요약본에서는 함축어나 다양한 어감을 가진 어휘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터넷이나 채팅을 통해서도 간편하고 일상적인 어휘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도 문어체적인 어휘를 익힐 수 없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좀 길고 구조가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책에서는 사실위주의 전달을 하는 간단한 문장을 쓴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려운 어휘가 섞인 추상적인 내용을 가진 긴 문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설명식으로 나온 시험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또 이렇게 책을 ‘읽어 치우는’ 독서습관을 가진 아이들의 경우 문학책을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줄거리 위주로 빨리 읽다보니 인물들의 심경이나 행간, 주제를 이해하기 보다는 줄거리를 알면 그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공감하며 마음이 넓어지고, 사실과 논리와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어휘와 문장을 익히는 것이다. 지식과 정보 위주의 ‘패스트 리딩’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 이런 독서는 국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생각이 깊어질 수도 없고 주인공의 느낌을 공감할 수도 없다. 다양한 책을 천천히 읽고 친구들과 묻고 답하고 그 책에 나와 있는 어휘를 사용하여 문장을 만들어 글을 써보고 하는 과정을 통해야만 ‘책 많이 읽는 아이가 국어공부를 잘 할 수 있다.’
바룸학원 성낙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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