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학교에 작은 도서관이 생겼다. 지난 10월 고양시 이동도서관이 수명을 다한 대형버스 1대를 홀트학교에 기증함으로써 홀트가족 모두가 바라던 도서관을 갖게 됐다. 그동안 도서관이 없어 자유롭게 도서관을 다니지 못했던 학생과 학부모 모두 이 작은 도서관의 개관을 반기고 있다. 도서관으로 새롭게 꾸며진 버스는 이름처럼 운동장 놀이터 한쪽에 위치해 또 다른 놀이터의 역할을 한다. 버스의 문을 열고 들어가 읽고 싶은 책을 빼어 들고 마치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의자에 앉아 책을 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다. 또한 ‘책놀터’는 홀트학교 아이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배움의 장이기도 하다. 홀트학교 아이들이 가장 바라는 장래 희망은 도서관 사서다. 하지만 사서 도우미로 취업하는 졸업생 아이들이 실제로 실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앞으로는 ‘책놀터’가 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책놀터’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아직 책은 대출이 안 되고 도서관에서만 읽을 수 있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책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곳에서 기증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단체나 아파트 부녀회 그리고 일반 초등학교 학생들도 한 권씩 책을 모아 기증하고 있단다. 지금보다 책이 더 많아지면 교실에서도 읽을 수 있게 책을 대출해 주고 또 지역 주민들에게도 도서관을 개방할 계획이다. 책을 기증하고 싶은 단체나 개인은 홀트학교 교육 연수부로 연락하면 된다. 많은 사람들의 손길로 만들어진 홀트학교 ‘책놀터’가 아이들의 꿈과 함께 쑥쑥 커 나가기를 바란다.
위치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로 42(홀트학교)
문의 031-915-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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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근 홀트학교 연수부장
장애우들에 대한 인식 개선에 기여하는 문화 공간 되길
‘책놀터’가 이름처럼 아이들에게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어요. 딱딱한 도서관이 아닌 친구들과 노는 것처럼 책과 놀고,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버스 타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홀트 아이들에게 버스도서관으로 꾸며진 이곳이 즐거운 꿈을 꿀 수 있고 행복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홀트학교의 도서관이지만 일반 학교 친구들도 드나들면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그래서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권혜주 리포터 lovemo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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