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모임

대치노인복지센터 ‘다례교육 봉사 팀’

“친구야 모두 다(茶) 사랑해”

지역내일 2014-11-10

지난 10월 제18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가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지역 어르신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펼쳐진 이날 행사에서 대치노인복지센터의 ‘다례교육 봉사 팀’은 강남구청장상을 수상했다. 그 영광의 주인공들을 만나기 위해 대치노인복지센터를 찾았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다례

제18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강남구청장상 수상
복지관 3층으로 올라가 소담방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양옆으로 나란히 앉아 각자의 다기를 순서에 맞게 배열하고 있다. 방 한가운데 펼쳐진 하얀 천위에는 탐스러운 과일과 국화꽃, 곱게 물든 은행잎과 단풍잎이 다소곳이 놓여있다. 가을이 이곳까지 깊숙이 스며든 느낌이다. 실내에 흐르는 잔잔한 음악이 심신을 어루만져준다. 잠시 명상의 시간이 지나고, 김윤옥 강사가 조용히 말문을 연다.
“지난 번 청소년수련관에서 교육받았던 아이들에게서 감사의 편지가 왔네요. 그날 잘 가르쳐주셔서 고맙다는 내용입니다.” 아이들의 편지를 한 통씩 받아들고 읽어 내려가는 어르신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2012년에 출범한 대치노인복지센터 ‘다례교육 봉사 팀’은 매주 화요일마다 청소년수련관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친구야 모두 다(茶) 사랑해’라는 주제로 대치노인복지센터에서 전문 다례교육을 이수한 어르신들이 지역의 유·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다례를 지도하는 인성교육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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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기본 생활습관 다스리는 인성교육
이 팀의 반장인 주명순(65세) 어르신은 “평소에는 산만하던 어린이집 아이들도 막상 교육이 시작되면 눈을 반짝이며 집중을 한답니다. 할머니 같은 어른들이 와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신기한 듯 쳐다보지요. 그러다가 하나둘씩 동작을 따라하면서 재미를 붙이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김 강사는 “이처럼 다례교육은 청소년들의 기본 생활습관은 물론, 올바른 인성과 정서적 안정 등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능숙한 솜씨로 차를 우릴 준비를 한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다기 위에 덮여있던 보자기를 걷는다. 먼저 뜨거운 물을 찻잔과 다관(차 주전자)에 부어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 다관에 차를 넣고 차를 우린다. 우러나기를 기다렸다가 왼손으로는 찻잔을 받치고 오른손으로는 찻잔을 감싼 채 색과 향을 음미하면서 소리 나지 않게 마신다. 두 번째 차를 우리고, 다관을 들어 손님께 차를 따라준다. 이때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청명하게 들릴 정도로 적당한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 한과나 떡 등의 다식을 곁들여도 좋다. 김윤옥 강사는 “다도를 익히면서 기다림과 인내, 배려를 배우고, 도자기나 목기, 민예품, 한복 등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안목도 넓힌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재능기부로 이뤄져
옆에 있던 박순자(65세) 어르신이 잘 우려낸 차 한 잔을 리포터에게 건넨다. 차 한 잔을 마시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 박 어르신은 “다례를 접한 지는 2년 정도 되었어요. 제가 생각이 많고 복잡한 사람이었는데 다도를 배우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건강해졌어요. 거기에 봉사까지 할 수 있으니 보람 있는 일이지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느덧 찻상을 정리할 시간. 찻잔부터 숙우, 수주, 퇴수기, 찻잔받침까지 제자리에 놓는다. 그리고 다건을 사용해 다기를 닦는다. 문영자(73세) 어르신이 차를 우려내고 남은 차 건더기를 리포터에게 보여준다. “차는 하나도 버릴게 없답니다. 꼭 짜서 들기름과 된장에 무치면 정말 맛있거든요.” 녹차 잎  몇 장을 입에 넣으니 쌉싸름한 맛과 그윽한 향이 느껴진다. 문 어르신은 “데이케어 어르신들한테도 일주일에 한 번 봉사를 갑니다.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으시더니 지금은 어찌나 좋아들 하시는지 저희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이곳의 김태희 사회복지사는 “이번 수상은 그동안 어르신들이 청소년수련관이나 어린이집 등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 오신 결과”라면서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재능기부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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