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카페 꿈
행구동 길카페와 관음사 사이에 위치한 ‘꿈터사회적협동조합’은 ‘Work Together & Happy Together’라는 모토 아래 지적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이곳에 있는 ‘카페 꿈’은 지적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및 제과, 제빵 교육, 직업 훈련과 체험도 제공하고 길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커피도 판매하는 다목적 공간이다. 서투른 솜씨로 커피를 내리고 서빙 훈련을 하는 학생들과 자격을 갖추고 자립을 위해 직업 체험 및 훈련을 하는 장애성인들이 함께 자립을 향한 행복한 도전을 하고 있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꿈은 다르지 않다.
직업훈련을 받으러 온 이병준(고교 3년) 군이 바리스타가 되고 싶은 이유는 보통 아이들처럼 사회에 나가 돈을 벌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이다. “장애 유무를 떠나 인간은 더 행복해지고 잘 살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하다”라고 말문을 연 양선석 상임이사는 “지적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후 생활입니다. 학교를 떠나는 시점에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할 수 있도록 취업과 자립 훈련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꿈터에서 자립과 취업훈련을 받는 이들은 분명 비장애인보다는 더 많은 도움과 보호가 필요하다. 또한 장애가 비장애로 회복되는 것은 어렵지만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에 아무리 많은 시간이 필요해도 자립의 꿈을 위해서라면 반복 또 반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느리게 가도 행복해진다면 괜찮다
카페 꿈은 직업교육을 받은 이들이 직업 훈련을 하는 실습실 역할을 한다. 이미 바리스타 자격을 갖춘 박광희(23) 씨에게도 고객 응대나 주문 접수 등 차 한 잔이 나오는 과정 전체에 대한 연습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직은 보호자와 함께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고 서빙을 하고 있지만 한 단계 한 단계 혼자 할 수 있게 되는 때가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리든 시간은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행복함을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업한지 얼마 안 되어 아는 사람들만 찾아오지만 이곳에서는 커피만 향기롭고 따뜻한 건 아니다. 느리지만 행복한 도전에 작으나마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커피를 마시는 이들의 마음도 따뜻해지는 공간이다.
● 꿈터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올해 9월 1일 문을 연 꿈터는 아직 여기 저기 손볼 곳도 많고 각계각층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직장인으로 숲체험과 숲해설사 자격이 있는 박헌주 이사장이 직접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조합원들인 부모들이 나와 아이들의 훈련과 실습을 돕고 있는 실정이다. 직업체험을 도와줄 바리스타나 제과제빵 관련 자원봉사자들 관심과 참여가 그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자원봉사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해지면 일반 학생들이 자원봉사와 함께 직업체험을 할 수도 있다. 곧 닥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난방기구도 필요하지만 바리스타와 제과, 제빵 직업교육을 위한 장비 설치가 우선이라 월동준비에 대한 회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박 이사장은 “올해 안에 조합원수를 100명으로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우리와 함께 뜻을 함께 해주고자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많아지면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큰 울타리가 만들어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교육을 이수하고도 활용할 기회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꿈터는 장애인들에게 사회체험이란 공간과 기회를 준다. 또한 이 공간에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편견과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고 양 이사는 말했다. 각자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통해 사회로 나가 자립하려는 이들의 도전과 연습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문의 010-8947-5669
신애경 리포터 rep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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