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토요일, 고양문화원과 호수공원 주변에서 여성들이 평소 갈고 닦은 예술적 기량과 재능을 맘껏 발휘하는 장인 ‘제24회 고양여성재능자랑대회’가 열렸습니다. 고양시여성단체협의회가 주관한 대회는 ‘끼 찾아 점프’라는 주제로 고양지역의 여성들이 서예 꽃꽂이 한지공예 회화 백일장 스마트사진콘테스트 등 6개 부문에서 실력을 겨뤘는데요, 이번 대회에서 스마트사진콘테스트 부문을 제외한 각 부문 최우수와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경기도 여성기예경진대회 출전권이 부여된다고 합니다. 내일신문이 그 현장을 찾아보았습니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취미 활동 즐기며 예뻐졌어요
가을 햇살에 단풍 빛깔이 더없이 붉던 11월의 첫날은 없던 예술적 영감도 떠오를 것만 같은 아름다운 날이었다. 쓸쓸함보다는 찬란함이라는 단어가 더욱 어울리던 이날, 고양문화원과 호수공원 주변 이곳저곳은 그동안 취미활동을 하며 틈틈이 길러온 실력을 발휘하는 여성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꽃꽂이 대회가 열리고 있던 2층의 한 강의실에는 50여 명의 참가자가 진지한 자세로 꽃을 만지고 있었다. 이날의 화제(花製)‘아름다운 초대’로 주제는 ‘가든파티’. 꽃꽂이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참가한 강명신 씨(화정동)는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오신 분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다. 가정의 자그마한 천국을 생각하며 아기자기한 꽃을 많이 사용했다”고 말하며 꽃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은숙 씨(주부. 후곡마을)는 “아이들 키울 때는 꽃이 사치품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과 자주 벗하게 되면서 꽃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꽃을 만지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됐다. 그리고 얼굴도 예뻐졌다”고 말하며 소리 내어 웃었다. 그는 또 “웰빙이 다른 게 아니라 자연과 접하는 게 웰빙이라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 서울에서 일산으로 이사 온 지 2년 됐는데, 고양시는 꽃 축제도 열리고 호수공원도 있어 참 좋다”고 덧붙였다.
예술적 재능과 기량 맘껏 뽐내는 자리
다른 강의실에서는 회화(민화) 부문에 참가한 30여 명의 여성들이 색색깔 물감을 풀어놓고 자신들의 실력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이날 대회에는 고양민화협회 소속 회원 30여 명이 참가했다.
고양시 내 열린 학교 평생교육프로그램에서 민화 수업을 받으며 민화 부문에 참가한 김태임 씨(주부. 마두동)는 “예로부터 복을 부르는 그림이라고 불린 민화는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그리는 그림이다. 좋아하는 이들의 기원을 그림에 담아 선물하면 받는 사람들이 정말 좋아해 그런 기쁨에 그리게 됐다”며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도 되고 그리는 동안 무척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취미를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은 잘 깨지지 않고 지속성이 길다. 모임에서 젊은 분들과도 함께 하니 더욱 즐겁다”고 덧붙였다.
한지공예 부문 대회가 열리고 있던 강의실에는 열댓 명의 참가자들이 종이 소반에 한지를 잘라 조심스럽게 풀칠해 붙이고 있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 중 30대 초반의 신가현 씨(꽃꽂이 강사. 일산동)는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지공예는 우리 전통 문양이 들어간 생활 소품을 만들 수 있어 좋다”며 “꽃꽂이 강습생들이 오늘 대회에 출전해 나도 참가에 의의를 두고 한지공예 부문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서예는 한글과 한문, 문인화 등 세 부문에서 약 100명의 참가자가 실력을 겨뤘다. 그 중 문인화 부문에 참가한 김희경 씨(주부. 주교동)는 문인화를 그린 지 올해로 10년째. 그는 “취미생활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문인화를 그리면서 자연을 그냥 봐 넘기지 않고 자세히, 주의 깊게 보게 되고 자연에 대해 겸손해야 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진 콘테스트는 호수공원 주변에서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주최 측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삼삼오오 모여 돗자리를 깔고 주최 측에서 제공한 도시락을 먹던 한 참가자는 “스마트폰 사진은 찍기가 쉬워 실력을 겨룬다기 보다는 친구들과 소풍 나오는 기분으로 대회에 참가했다”며 “날씨도 화창해 더욱 좋다”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 여성재능자랑대회에서 만난 사람들
꽃꽂이 부문 참가자 강명신 씨(주부. 화정동)
오래 전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우울증으로 두문불출 하던 때 동호회 회장님이 꽃을 만져보라고 권유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꽃꽂이를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됐어요. 마음의 아픔을 치유하는 계기도 됐구요. 힘들게 산 정상에 올라갔을 때와 같은 희열을 꽃꽂이 할 때도 느낄 수 있죠. 그런데 이렇게 대회까지 나오게 되니 더욱 기뻐요. 이번 작품은 희망을 상징하는 무지개의 느낌으로 일곱 가지 색깔의 꽃을 써서 만들어 봤답니다.
문인화 부문 참가자 한윤숙 씨(미술심리치료사. 식사동)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해서 혼자 취미로 그리고 있어요. 취미 생활을 즐기면 내공도 길러지고 스트레스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그림 그리는 시간을 일부러 내려고 합니다. 상담사로 일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줘야 하는 처지다보니 나름의 스트레스가 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그런 것들을 비워낼 수 있어 좋아요. 잡념도 없어지고 집중력도 기를 수 있어 저에게는 참 소중한 시간이에요.
한글서예 부문 참가자 전희남 씨(주부. 후곡마을)
아이의 집중력을 키워주려고 주민센터 서예 강좌를 등록했는데, 취미가 됐어요. 마침 서예로 유명하신 기혜경 선생님이 강사로 오셔서 더욱 열심히 배우게 됐죠. 서예를 하기 전에는 제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좋아져 1년 반째 즐기고 있습니다. 서예를 하는 동안에는 잡다한 생각이 들지 않고 은은한 먹향에 마음도 편안해져요.(웃음) 엄마가 뭔가 배우고 있는 모습을 아이들도 좋아하고 저도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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