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유격대 출신인 필자가 각종 훈련을 받을 때, 가령 유격이나 각개전투 등의 교육 시에 극도로 몸이 힘든 와중에도 훈련교관(DI: Drill Instructor)들은 끊임없이 훈련생이 구호를 외치며 훈련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 ‘최강해병, 상승해병, 귀신 잡는 해병대 악!’ 따위의 구호는 가뜩이나 지친 몸에 심장이 터질 듯 한 호흡량까지 더해져 훈련생을 더 힘들게 한다. 왜 요구하는 것일까?
힘든 상황에서도 스스로에게 ‘나는 강하다, 그리고 할 수 있다’라는 암시를 주어 결국 어떤 극한상황에서도 이겨내는 경험을 필자는 무수히 반복하였다. 이것이 이유다.
초중학생들에게 바라는 학업에 대한 부담과, 고교생에게 특히 입시를 목전에 둔 고3학생에게 요구되는 학업량은 차원이 다르다. 마치 해병대 캠프와 진짜 해병대 입대를 한 것의 차이처럼.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그리고 훈련교관처럼 끊임없이 자기를 지켜봐주며 독려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수험생활 중 대단히 필요한 핵심요구조건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고교생에게 최선을 다해보라 말한다. 그러나 머지않아 본인이 한 말이 학생의 태도에 거의 변화를 주지 못했던 것을 깨닫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어 결국 입시의 결과 또한 그다지 기대했던 것이 아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나 재미있는 공부법 따위가 아닌 본인의 현실과 한계를 냉정하게 깨닫게 하고, 스스로 넘어서는 경험을 낮은 수준에서 나마 체험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끊임없이 학생의 행동을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채찍질을 해서라도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일깨우는 누군가의 존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한 번이라도 스스로의 가능성을 깨달은 학생은 강하다. 그 이후엔 그다지 주위에서 열심히 해라 같은 소리를 하지 않아도 무섭게 또 지치지 않고 많은 성취들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것은 단지 대입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남들과 다른 본인의 가장 큰 무기가 되리라.
김통영해병수학 김통영 원장
대입 입시 및 진로상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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