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으러 시골로 가는 것을 귀농이라 한다. 귀촌은 은퇴 후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유유자적 살러 가는 유형처럼 대부분 농사와는 별개의 일을 찾는다.
이런 사람들의 최근 경향은 ‘멀티화’로 정리할 수 있다. 예전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은 경치 좋은 곳으로 가족들이 아예 이주해 살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살겠다는 사람들이 는다. 도시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남겨놓고 준비한다. 살아보고 마음에 들면 농촌으로 옮겨갈 수도 있고 애초부터 아예 이중생활을 작정해 계획을 세운다. 이런 주거형태를 가리켜 ‘멀티해비테이션’이라 한다. 멀티(Multi) 복수, 여러 개란 뜻에 주거의 해비테이션(Habitation)이란 말을 합친 합성어로 여러 개의 집을 옮겨 다니며 사는 주거유형이다. 특히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농촌과 도시를 오가며 ‘멀티화’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요즘 귀농 귀촌자들이 찾는 집은 작다. 꼭 멀티화 추세 때문이 아니라도 은퇴 후 귀촌해 살겠다는 사람들은 큰 집을 찾지 않는다. 투자도 많이 해야 하고 관리도 힘들다. 나중에 팔기도 힘들다. 주변에서 보면 대지 500~660㎡, 주택 76~116㎡ 정도가 인기다. 투자금액도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토지와 주택을 포함해 1억5천만~2억원 정도 들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다. 살다 집이 작다 느껴졌을 때 추가로 더 지으면 된다.
농촌주택 조건에 들면 1가구 2주택이 돼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규모를 줄이는 사람들도 많다. 농촌주택은 수도권 이외의 읍면단위에서 규모 대지면적 660㎡ 이하, 주택면적 150 ㎡ 이하, 기준시가 2억원 이하인 집을 말한다.
이러한 전원주택의 소형화는 최근에는 더욱 극심해 지고 있으며 상품도 다양하다. 좁은 공간에 있을 건 다 있는 극소형 콤팩트 하우스도 있다. 맘에 드는 집을 골라 주문하면 트럭에 실어 배달도 해 준다. 화장실과 주방을 갖춘 바닥면적 20~30㎡ 내외인 주택을 1천600만~2천만원 안팎에 살 수 있다. 하나는 작지만 여러 채를 연결하면 넓은 집을 만들 수도 있고 다락방을 넣으면 복층집도 된다.
이런 소형 이동식주택은 농막으로도 인기가 있다. 농막은 농기구·농약·비료·종자를 보관하거나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농지에 설치하는 것이다. 허가 없이 20㎡(6평)까지 지을 수 있다. 전기·수도·가스 시설 설치가 가능해 간단한 취사나 샤워 등을 할 수 있다. 귀농귀촌을 위한 베이스캠프나 전원주택 연습용으로 농막을 적극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경래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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