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이나 분식집에서 알록달록 동글동글한 예쁜손글씨를 보면 학창시절 유난히 좋은 솜씨로 예쁜 편지를 만들어 내던 친구가 떠오르곤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예쁜 글씨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POP예쁜손글씨 디자이너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금미영 씨를 통해 POP예쁜손글씨의 세계를 알아봤다.
POP(Point of Purchase)는 구매시점을 뜻하며, 매장을 찾아온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 중 예쁜손글씨로 작성된 것을 ''POP예쁜손글씨'' 라고 부른다. POP예쁜손글씨 디자이너로 활동하려면 자신에게 맞는 협회 및 기관을 찾아 교육을 받고 필기 및 실기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금 씨는 "본인의 역량에 따라 자격증 없이도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지만, 문화센터나 공공기관 강사, 학교의 방과후교사로 활동하거나 공방 운영 등을 고려한다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악필도 도전 가능, 연관분야로 진출 할 수도
그림이나 꾸미기에 관심이 많았던 금 씨가 POP예쁜손글씨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어렵지 않아 보이는 수작업 그리고 비용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 씨는 "캔트지, 물감 그리고 붓만 있다면 작업이 가능하다" 며 구하기 힘든 것도 없고, 비용 부담이 큰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POP예쁜손글씨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예를 들어 ''빵''이라는 글자를 쓴다면 초성인 ''ㅃ''은 크게, 중성인 ''ㅏ''는 중간크기로, 종성인 ''ㅇ''는 작게 쓰는 식이다. 꺾어지는 각도도 규칙을 따라야 한다. 그래서 교육 초기에는 글씨체를 익히는 교육이 중점적으로 시행된다. 한글을 처음 배울 때처럼 자음과 모음 쓰기 연습을 다시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금 씨는 "예쁜 종이에 다양한 컬러로 글씨 쓰는 것만 상상하고 오신 분들은 초기의 훈련과정을 지루하게 생각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이 시간을 잘 참고 열심히 연습한다면 평소 글씨체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POP예쁜손글씨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연관분야로 진출을 모색할 수도 있다. 현재 금 씨는 폼아트, 캘리그라피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완성도를 높이려다 보니 분야가 확장됐다"며 "POP예쁜손글씨를 하다 보니 입체감이 필요해 폼아트를 배웠고, 먹으로 쓴 손글씨라 불리는 캘리그라피는 자신의 감성을 이입시킨 새로운 서체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고 설명해줬다. POP예쁜손글씨에 대한 집중력이 결국 글씨를 기반으로 한 연관분야로의 진출을 도운 셈이다.
김경미 리포터 fun_seeker@naver.com
8년차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조언
-꾸준히 실력을 키우세요
작품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실력 배양은 기본이다. 초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겠지만 이 때 움츠리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거나 누구나 볼 수 있는 소품 등을 만들면서 나의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고 애써야 한다. 누군가가 보기 때문에 좀 더 정성들여 완성도를 높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이런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레 알려줄 수 있다.
-인내하고 기다리면 안정기가 찾아와요
5년이 지나면서부터 수익이나 고객대응, 그리고 스킬 면으로 안정기를 맞이했다. 아무래도 시작하자마자 실력이 쉽게 늘고,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다소 조급해 지고 재미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참고 실력을 키우다 보면 입소문도 타고 작업속도도 빨라진다. 당연히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스킬도 갖추게 된다. 처음에는 고객의 요청사항에 우왕좌왕하면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랜 경험으로 고객의 성향에 따른 맞춤 속도도 빨라졌다. 고객에게 미리 가이드를 제시해 주니 고객이 믿고 맡기는 경향도 많아졌다.
-홍보도 중요해요
처음에는 좋아하는 집근처 가게에 직접 POP예쁜손글씨를 써서 무료로 주곤 했다. 그냥 작업이 좋았고, 내 글씨가 어딘가에서 보여 진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알음알음 소문이 나면서 제작요청이 들어왔다. 요즘은 운영하는 블로그(http://formtree.blog.me/)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작업한 작품들을 한 곳에 모아 놓으니, 상대방에게 신뢰도 주고, 카탈로그 역할도 해 지방에서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 프리랜서의 장단점을 파악 하세요
집에서 작업하면서 아이들도 돌보고 집안일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마감 시간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시간활용만 잘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프리랜서는 일이나 수입에서 기복이 있다. 성수기일 때와 비수기 일 때의 수입 차이가 5배 정도 되고, 일이 몰릴 때에는 밤샘작업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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