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공부의 ‘기능론’

지역내일 2014-10-24

문과 학생들이 사탐 영역에서 많이들 선택하는 과목이 사회문화다. 고3이 되어 본격적으로 배우고 나면 학생들은 ‘기능론’과 ‘갈등론’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하곤 한다. 사회문화 초반부터 후반까지 줄곧 등장하는 개념이니 당연하기도 하다. 거칠게 말하자면 사회 구성요소가 나름의 기능을 담당한다는 시각이 기능론이고, 모순 요소가 서로 충돌하여 새로운 대안으로 발전한다는 관점이 갈등론에 해당한다. 요즘 추세로는 기능론이 보수이고 갈등론이 진보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교육 현실에서는 갈등론에 기반한 사고방식이 훨씬 흔하게 보인다. 자사고 문제만 해도 그렇다.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해결하기보다는 자율형 학교라는 새로운 대안을 내놓았던 것도 그렇고, 지금 와서는 폐지 입장이 도드라지는 것도 그렇다.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기 이전에 진작 ‘기능론’적인 시각에서 면밀한 검토가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있었던 안전사고들을 보면 하나같이 면밀한 검토와는 거리가 멀었으니,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일단 해놓고 보자는 식의 풍조가 너무 만연해 있다는 느낌이다.


말하고 싶은 것은, 학생들의 공부 태도 역시 그렇다는 점이다. 자기 실력을 올리기 위한 점검은 뒤로 하고, 당장의 점수를 얻고자 하는 근시안적 방법론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예를 들어 각 학교마다 중간 및 기말고사 기출문제와 프린트를 묶은 일종의 ‘족보’가 있다. 그렇게 정해진 범위의 문제를 반복하여 어느 정도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학 입시와 직접 연관된 수능, 논술, 면접, 자소서 등도 이렇게 접근하여 성과를 보려는 시도다. 그러면 사탕발림이나 족집게 류의 단기 처방전이 환대 받고, 대신 실력을 올리려는 시도는 비효율로 낙인 찍히게 된다.


기능론의 관점으로 보면 입시 공부를 통해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 논술만 놓고 봐도, 그 주제들은 대학 교양 강좌의 기초가 되며 장차 인생의 나침반이 될만한 고민을 던져준다. 어떤 주제든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그것은 다른 주제로 파생되어 전체적인 이해도를 높인다. 또 점수로 평가되지 않는 학생의 실력을 가늠하겠다는 취지에도 부합한다. 지난 10년 간의 경험을 되돌아봐도, 이런 태도를 가진 학생이 곧 최상위권이기도 했다. 시를 왜 쓰는지, 수학을 왜 배우는지 생각하고 영어 단어의 뉘앙스 하나도 배우려 드는 학생이 그러하다. 그러니 성적이 마음처럼 오르지 않을 때에도, 새로운 대안을 찾아다니기보다 지금 자신이 어떤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지를 점검해보는 게 오히려 해결책일 수 있을 것이다.


글 : 토나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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