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물드는 완연한 가을이다. 선선한 바람에 하늘은 높고 푸르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는 어딜 가나 반가이 웃는다. 요즘은 매일 매일이 나들이하기 좋은 날이다.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멀리 있는 가을 풍경을 보러 가는 것도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동네에서 가까운 포일동 숲속마을 단지 주변으로 나가 보자.
이곳은 아파트 주변을 산과 공원들이 둘러싼 자연 친화적인 동네로, 안에 들어와 있으면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특히 다양한 색깔을 지닌 공원들이 여러 개가 모여 있어 산책과 휴식에도 그만이다. 요즘 이곳은 가을이 깊어가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색깔로 물들고 있다. 가을을 느끼고 싶던 어느 날, 가을을 보기 위해 이곳의 공원들을 걸어봤다.
‘물빛’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노을빛’을 만나
포일동 숲속마을 초입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공원은 ‘물빛공원’이다. 이름처럼 공원 중간으로 물길이 흐른다. 물길 옆으로는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나있고 풀과 꽃들, 잔디밭이 자리하며 고즈넉한 기분을 준다. 물빛공원 중간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근처 빌라와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꽤나 이국적이다. 여름이면 물놀이장으로 변신하는 ‘물방울 놀이터’가 있는 이곳은 가을을 맞아 갈대와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루며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물빛공원을 돌아 위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눈앞에 커다란 공원 하나가 들어온다. 꽤 넓은 크기에 바로 옆에는 작은 야산도 자리해 자연의 운치가 더욱 느껴지는 이곳은 이름마저 색다른 ‘노을빛 공원’.
바로 옆 야산으로 해가 저물 때의 노을이 아름다워 이름을 이렇게 지었나 하고 생각할 찰나 공원 중앙에 넓게 자리한 연못이 눈에 들어왔다. 연못은 다양한 습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습지 생태계의 보고로 아이들에게 좋은 자연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올챙이와 작은 어류부터 억새와 꽃나리, 비버초, 맥문동, 부들과 애기부들 등이 연못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뿐인가. 연못 위로 떠있는 수많은 수련은 또 다른 장관. 가을을 맞아 푸른 수련도 가을빛으로 물들어 더욱 운치 있다.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이라는데, 연못 가운데로 난 다리 위에 서서 수련을 바라보자니 ‘과연 그 말이 옳다’ 싶다.
수련에 취하기를 한참,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자 노을빛 건너편으로 ‘포일숲속공원’의 모습이 들어온다.
숲속 공원을 따라 내려오면 ‘산빛’이 기다려
포일숲속공원은 작은 야산을 공원으로 만든 이색적인 곳이다. 평지가 대부분인 공원을 야산에다 만든 것 자체가 꽤나 이색적이라 지역에서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숲속공원은 진입부터 남다르다. 산으로 향해 들어가는 초입은 나무 계단을 둘러 길을 내고, 계단의 끝에 서면 그때부터는 칩엽수 파편들로 이뤄진 산책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속을 올라가야 하는 만큼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지만, 완만한 경사 탓에 크게 힘들지 않다. 오히려 약간 가쁜 숨은 기분을 좋게 한다.
숲속공원 안은 가을을 맞아 나무의 빛깔이 가을을 닮아가고 있다. 거기다 밤나무와 도토리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와 도토리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도 신나는 일.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이 밤과 도토리를 줍느라 정신이 없다.
숲속공원의 중간에는 전망대가 놓여있어 주변 풍경도 볼 수 있고, 산새와 거미, 곤충 등 숲에 사는 다양한 생물들도 만나볼 수 있어 자연스럽게 숲 체험이 된다. 거기다 피톤치드 등이 다량 뿜어져 나와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숲속공원을 내려오면 바로 옆에 조성된 곳이 ‘산빛공원’. 작은 야산과 평지를 적절하게 구성해 특색 있는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산빛공원의 압권은 억새밭이 펼쳐진 바람의 언덕으로 작은 야산에 억새를 가득 심어 바람이 불때마다 장관을 이룬다. 요즘 같은 가을엔 억새가 더욱 만발해 이곳을 지나기만 해도 가을 기분이 난다. 억새밭에는 바람개비 풍차가 일렬로 놓여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산빛공원은 특히 길이 잘 조성돼 있다. 산책길과 조깅로가 길게 뻗어 걷기에 그만이다. 놀이터와 운동 시설, 중간 중간 쉼을 위한 벤치들도 많아 나들이 겸 가족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의 나무들도 어느새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하고, 산책로 주변으로 갈대와 코스모스도 장관을 이뤄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도 이곳을 찾고 싶은 이유다.
가을이 가기 전, 포일동 숲속마을에 들러 가을을 느껴보자. 물빛과 노을빛, 숲속과 산빛을 거닐다보면 가을의 아름다움을 깊이 만나게 될 것이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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