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 때 늘어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이다. 한데 그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3년 ‘알레르기 비염’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동·청소년기 환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9세 이하가 20.4%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14.7%였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대표원장은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을 앓게 되면 키 성장에 방해를 받게 되므로 비염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파악해서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 혼동하지 마세요
알레르기 비염은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 3가지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면역성 질환이다. 그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서 자칫 혼동하기 쉬운데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는 달리 열이나 근육통 등 다른 전신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박승만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을 감기로 생각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감기로 알고 근본 원인을 찾지 않은 채 방치하면 평생 항생제와 소염제를 달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화가 진행 돼 후각 장애, 두통 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천식, 축농증, 중이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외견상 나타난 증상만 갖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부터 받는 게 우선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도 천차만별이다. 진드기, 꽃가루, 음식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진다.”
Q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키 성장이 방해받는 이유는 뭔가?
“콧물, 코 막힘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등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면시간은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간이다. 키 성장을 위해서는 칼슘, 단백질 등의 영양소 섭취도 무척 중요한데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후각기능이 감퇴되면 식욕까지 떨어질 수 있다. 또 아데노이드 점막이 부으니까 음식을 삼키는 게 힘들어진다. 알레르기가 심해지면 호흡기관뿐 아니라 소화기관의 점막도 붓는다. 위장이나 소장의 점막이 부으면서 예민해지고 과민해져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자주 하게 된다. 이렇게 음식 섭취가 줄고 흡수도 잘 안 되니까 키 성장에 방해를 받는 것이다.”
Q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흔히 봄에만 꽃가루를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가을철에도 꽃가루를 주의해야 한다. 대기 중의 꽃가루 양은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비가 오면 대기 중의 꽃가루가 감소하고, 건조하고 바람이 불면 대기 중 꽃가루가 증가해 알레르기 증상도 이에 따라 변하게 된다. 알레르기 질환은 항원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외출할 때는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 돌아오면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청결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진드기도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흔한 요인이다. 진드기 서식을 억제하려면 자주 청소하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카펫이나 천으로 만든 소파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다. 의류, 침구류 등은 일주일에 한번 뜨거운 물에 빨아 햇볕에 말려주면 진드기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방 치료는 면역력 높여 비염치료와 키 성장을 동시에
성장기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비염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써서 면역력을 높여줘야 한다. 또 검사를 통해 어떤 항원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확인해서 환경조절을 해줘야 한다.
한방에서는 증상완화와 면역력 향상을 위해 체질개선에 목표를 두고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한다. 폐 기능을 강화하고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보폐성장탕을 처방하는데, 박승만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할 때 폐 기능을 강화하는 이유는 폐에는 면역세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배가 떨어진다. 체온이 낮을 때는 면역세포 활동성이 떨어지는데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안 좋은 이물질을 걸러내기 힘들다는 뜻이다. 따라서 폐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면역력이 높아지면 결과적으로 키도 더욱 잘 자란다.” 보폐성장탕과 더불어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한약(가시오가피, 두충, 우슬 외 17종의 천연한약에서 추출된 성장촉진물질)도 처방한다. 이 성장촉진물질은 2007년 키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인정돼 특허를 받은 바 있다.
도움말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대표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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