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 외국어학원’의 지식나눔 프로젝트
중3 대상 특목고·자사고 무료 대비반 모집
수업료 대신 기부로, 합격생에게는 장학금 지급…내신 상위 3%이내 6명 모집
“학교 내신 3% 이내에 들지만 영어가 부족해 고민인 학생을 대상으로 특목고·자사고 대비반을 모집합니다. 약 6개월간의 수업료는 받지 않습니다. 목표학교에 진학한 학생에게는 입학금을 장학금으로 줄 생각입니다.”
옥스포드 외국어학원의 김성옥 원장은 “입시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도전해보고자 하는 중3 학생을 대상으로 6명 정도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과정은 김성옥 원장이 ‘지식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준비하고 있다.
영어 자체가 목적이어선 안 돼…영어 익혀 다른 일 해야
김성옥 원장이 이번에 모집하는 특목고·자사고 대비반은 수업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유니세프나 월드비전 등에 학생 이름으로 매월 소액 기부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미래의 글로벌 인재는 주변을 돌아보고 나누며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영어 실력 올리기 외에도 독서, 다양한 토론,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돕고 세상을 한 걸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찾으려고 한다.
“예를 들어 나무를 모아서 몽골 같은 곳에 기증하는 프로젝트를 해본다거나 네팔에 학교를 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거나 하는 식으로 활동하는 거죠. 포럼도 열고 세미나도 개최하고 편지도 써보면서요. 그 과정에서 영어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겠죠.”
김 원장은 “영어는 그 자체가 공부의 대상이 아니다. 다른 일을 하기 위한 도구로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스포드에서는 영어를 가르치기보다 영어로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과목을 가르치면서 배경지식을 넓히고 추론능력, 사고력, 논리력 등을 키우고 있다. 김성옥 원장은 그럴 때 학생들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들에게는 멘토-멘티제를 통해 목표의식 향상, 학습동기 부여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내신 불리한 특목고, 왜 대비해야 할까
그렇다면 김성옥 원장은 왜 다시 특목고를 이야기할까.
“서울대 신입생의 텝스 점수를 보면 2013학년도 신입생 중 900점 이상 학생은 10.4%, 800점 이상 학생은 32.9%로 나타났어요. 40%가 넘는 학생들이 이미 800점 이상의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있죠. 아마 올해 신입생은 더 높아졌을 겁니다. 이런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지역의 학생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김성옥 원장은 “텝스 800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은 이미 중학교까지 영어실력을 키우고 고등학교에서는 다양한 비교과 영역의 활동을 통해 인성과 미래비전을 갖추고 대학진학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실제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이 지난 2월 서울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2009~2013학년도 서울대 텝스 점수 분포 현황’에 따르면, 900점 이상 학생 비율은 2009년 6.9%에서 지난해 10.4%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800점 이상 학생 비율도 2009년 24.3%에서 2013년 32.9%로 뛰었다. 특히 의대·경영대·자유전공학부는 3분의 2 이상이 800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이런 학생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와 비슷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주에서는 그런 실력자들이 줄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운 것. 김성옥 원장은 “올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낸 상위 20개 고등학교에 일반고는 한 곳도 들지 못했다”며 “다시 특목고가 집중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내신만 생각해선 경쟁에 밀려
상위권 학생들 중 내신의 불리함 때문에 특목고보다 일반고를 선택한 이들이 많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외고가 취약한 청주 현실에서 타지역 외고 진학도 묶인 학생들이 일반고를 선택하는 사례도 있다. 또 한편에서는 특목고가 본래의 목적을 잃고 대학입시의 수단으로 전락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성옥 원장은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라며 “특목고는 그런 면에서 최고의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신이 불리한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형을 통해 학생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기 때문에 서울대 진학생이 많다는 것. 이는 학교의 특색 있는 교과운영이나 다양한 비교과 활동, 꼼꼼한 학생부 관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대 진학생 수가 해마다 줄고 있는 청주에서 상위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김성옥 원장의 의견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전국의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대입에서 “내신이 중요하다고 내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은 귀 담아 들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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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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