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블로거-라이프스타일 블로거 ‘헬로스윗쭈야’
“삼남매 키우는 똑똑한 살림 이야기, 그 속에 꿈이 있어요”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는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며,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착한 블로거의 이야기입니다. 블로거는 블로그(Blog) 운영자로 요리, 맛집, 여행, 육아, 교육,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작은 미디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전문분야까지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역을 굳혀가고 있는 블로거를 소개합니다.
살림은 인생입니다. 매일 밥 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여자의 인생이기도 하지요. 반복되는 일상이 고단하고, 지루하지만 우리는 가족을 먹이고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살림을 하고 아이 키우느라 지치고 외울 때는 이웃과 소통하며, 돌파구를 찾기도 합니다.
이번 주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블로거 헬로스윗쭈야님을 소개합니다. 그는 세 아이를 키우는 야무진 살림 이야기로 많은 주부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살림하기 딱 좋은 봄날, 그가 살고 있는 식사동 위시티를 찾았습니다.
만들어 쓰는 삼남매 엄마, 오현주
오현주씨(38세)는 라이프스타일 블로그다. 인테리어와 요리, 육아에 모두 능통한 그는 소소한 살림 이야기로 세상 여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결혼 전에는 이대 미술대학에서 섬유예술을 전공하고,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했다. 지금은 세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다.
“사람들은 인테리어, 육아, 요리에 대해 지나치게 심각한 경향이 있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쏟아져 나오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버리지 않고 블로그에 편하게 풀어놓았어요.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고 내 방식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죠.”
2005년 겨울, 그는 결혼을 하면서 블로그에 발을 들였다. 시작은 거창한 이유가 없었다. 그저 일기처럼 하루하루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보니 매일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어제는 요리에 대해서, 오늘은 인테리어 매장에서 만난 엔틱 소품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가지 주제로 제한하지는 않았어요. 살림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베이킹이나 살림 tip을 블로그에 정리했죠. 직접 만드는 요리나 패브릭 제품들도 올렸어요.”
2011년 가을, 일산에 새로운 둥지를 틀면서 본격적으로?블로그를 하게 된다.
건강하고 알뜰하게 살림하는 여자
블로그엔 생활에 필요한 알짜 정보를 차곡차곡 담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세련된 그의 집처럼 블로그에도 탐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감각적인 집 꾸밈부터 요리, 베이킹, 유아미술놀이, 유아요리놀이, 홈 파티, 브런치, 캠핑, 카페, 맛집 정보까지 그의 감각과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도 알뜰하고, 건강한 모습도 엿보인다.
그는 의자 하나를 사도 오랜 시간 고민한다. 마음에 두었던 거실장을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2년 만에 주문할 정도로 물건 구매에 신중한 편이다. 덕분에 쇼핑에 실패한 적이 거의 없고, ‘잘 샀다’, ‘어디서 샀냐’는 칭찬을 늘 듣고 산다. 2만원이 넘는 물건은 잘 사지도 않지만, 쉽게 버리지도 못한다. 싫증이 날 때는 친환경페인트로 리폼해서 새 것처럼 다시 쓴다. 셋째가 쓰는 식탁의자는 18년이라는 역사가 있을 정도다. “대학교?3학년 때 아현동 가구골목에서 산 무늬목 책장을 ‘던에드워드 아이보리’, ‘던에드워드 레드’로 페인팅하면서 현재까지 17년 동안 사용하고 있어요. 인테리어는 예쁘게 치장하는 것보다 수납이 중요해요. 겉으로 보이지 않게 있는 물건 잘 정리하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에요.”
먹거리는 최고만 고집
그의 상차림은 항상 예술이다. 직접 만든 러그와 식탁매트를 여러 겹 깔고, 물 컵 밑에도 방수티코스터를 깔아야 직정이 풀린다. 과소비를 하지 않는 그도 가족을 위한 상차림만큼은 최고를 고집한다. 음식은 안전하고 신선한 유기농 식재료로 간단하게 요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유기농하면 비싸게만 여기는데요. 오히려 분식이나 자장면 두 그릇 배달시켜 먹는 것보다 유기농 시금치, 국산 두부로 집 밥해서 먹는 게 훨씬 저렴해요.”
블로그 이웃들은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를 크로스오버 한 요리를 좋아한다. 그는 양배추를 볶음밥에 넣거나 가지나 고구마를 카레에 넣는다. 잣을 넣어 볶음밥과?파스타를 만들고, 우엉을 넣어 밥을 짓기도 한다. 세 아이의 식단도 인기다.
“세 아이 다 시판 이유식 대신 엄마표로 키웠어요. 덕분에 어린 셋째도 버섯, 시금치, 브로콜리 등 제법 큰 덩어리를 잘도 먹죠. 첫째둘째 밥하면서 동시에 셋째 이유식 재료를 손질하는 비법은 엄마들에게 호응이 좋았어요.”
건당 500원 기부하는 착한 공구
그는 블로그를 하면서 인간관계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어느 곳에나 친구가 있어, 안부를 전하고, 격려를 해준다. 아이 셋 키우는 게 마냥 즐거울 정도다.
“내 안 꿈틀거리던 열정이 블로그를 통해 해소됐어요. 블로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맘껏 하게 해주거든요.”
블로그 이웃들과 가까이 지내며, 아기 담요를 함께 만들자고 한 것이 첫 공구(공동구매)가 됐다. 경험을 살려 원단을 발주하고, 발품 팔아 이불을 완성했다. 삼남매를 재우고, 자정부터 해 뜰 때까지 포장을 해도 하나도 힘이 들지 않았다.
“11개월 된 셋째 업고,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까지 다녔어요. 예쁜 거 만드는 것에 미쳐서 다닐 수 있었던 거 같아요. 1000원 마진이라 점심도 안 먹었어요. 지하철 편의점에서 1400원짜리 커피우유 하나로 점심을 때웠죠.”
그는 공구를 하면서 기부를 함께 시작했다. 그것 때문에 돈도 안 되는 공구를 계속하나보다. “모든 품목에 기부금 500원을 포함시켰어요. 어떤 분은 기부하라고 조금 더 얹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미혼모 아기들을 돕는 동방 사회복지회와 김수환 추기경님이 설립하신 성복동 성가정 입양원으로 기부금을 전해드렸어요.”
기부금을 없애고, 이익을 늘리라는 이들도 있지만, 그는 지금처럼 착한기부를 계속 할 생각이다. 그게 블로그 운영 원칙이다.
아이들 가르치는 베이킹 강사 되고파
요즘 그는 꿈이 생겼다. 첫 번째는 가까운 디저트 카페에서 베이킹을 체계적으로 배워 유아 베이킹 강사로 활동하는 것이다. 고아원이나 성당에서 컵케이크와 모양쿠키를 만들며 봉사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학습과 요리를 연계하는 키즈 쿠킹을 배웠었어요. 첫째를 임신하는 바람에 실무를 하지 못했는데, 내년쯤 유아들을 대상으로 베이킹 수업을 해보고 싶어요. 미술과 베이킹을 접목한 수업도 좋을 거 같아요.”
두 번째 꿈은 남편과 함께 작은 가게를 여는 것이다. 미각이 발달한 남편이 커피와 요리를 만들고, 꾸미기 좋아하는 그가 가게를 꾸미면 될 일이다. 물론 직접 만든 방수식탁매트와 방수티코스터도 세팅 할 참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꿈을 꾸게 됐어요. 나의 꿈, 나의 꿈. 설거지통에 손을 담구면서도 머리로는 꿈을 찾는 일이 행복했지요. 꿈을 이야기 하는 지금 이 순간도 너무 행복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가 아니라 나를 바꾸는 블로그 같아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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