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옷차림은 물론 음식도 따뜻한 것이 그리워진다. 지난 여름 무더위와 씨름하느라 지친 입맛을 되살리는 방법이 없을까? 무엇보다 몸에 이로운 음식이라면 더 좋겠다.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차려진 건강밥상
백운호수로 차를 몰았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 가면 제대로 된 먹거리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계원예대를 지나 보리밥 고개에 이르자 슬슬 시장기가 돌기 시작한다. 모락산 터널을 지나니 왼편으로 기와집 한 채가 손짓을 한다. 자연콩이다.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들어섰고 널찍한 주차장이 차를 반긴다. 기와집을 중심으로 주차장 그리고 한쪽에는 텃밭이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차에서 내려 텃밭으로 가보니 가을배추를 심어놓았고 멀찌감치 토란이 큰 키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 집 주인 우명희 사장이 마침 외출에서 돌아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얼마 전에 시어른들이 가을배추와 알타리 무를 심었어요. 배추는 겨울에 김장용으로 쓰려고 심었구요. 알타리 무도 손님상에 밑반찬으로 내 놓을 생각입니다. ”
도심 속의 농부 우명희 사장과 남편 그리고 시어른들은 매일 아침이면 텃밭에 나와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모양은 밉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직접 가꾸는 일이야말로 그녀와 가족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과 가운데 하나이다.
“대대로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셨던 시어른과 남편은 전형적인 농부입니다. 자연콩은 제가 운영하고 있지만 이렇게 농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는 모든 일은 두 분의 시어른과 남편이 다 하시죠. 이분들의 노고로 자연콩의 밥상이 건강해지고 있어요.”
자연콩 세트메뉴, 푸짐하고 합리적인 가격
자연콩은 콩요리 전문점이다. 얼마 전부터 불어닥친 웰빙바람으로 콩요리는 힐링 푸드로 인식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콩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가 특히 많으며 칼슘, 무기질, 섬유소가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부터 여성, 노인에 이르기까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이다. 자연콩에서는 매일 아침 순두부, 비지, 두부를 직접 만든다. 콩으로 유명한 그녀의 친정동네인 경북 문경과 상주에서 가지고 온 콩을 재료로 만드는데 청국장도 직접 띄워 끓여낸다.
이곳에서는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청국장, 순두부, 비지, 된장찌개 이외에도 낙지 두부 전골, 버섯 두부 전골, 묵은지 두부 전골 등의 전골류와 보쌈류가 손님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세트메뉴는 합리적인 가격과 푸짐한 양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이 찾는다. 모두부에 부드럽고 쫄깃하게 삶은 보쌈고기를 올리고 직접 담근 김치와 함께 먹는 맛은 남다르다. 거기다 칼칼하고 시원한 두부전골은 술 한잔과 함께 할 수 있어 남성고객들이 특히 선호한다. 자연세트 메뉴는 A세트와 B세트가 있는데 4인 기준의 A세트는 버섯 두부 전골과 두부 보쌈이 함께 나온다. 요즘같이 날씨가 선선해지는 계절이 오면 따뜻한 국물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전골류를 선호하는데 세트메뉴는 전골과 보쌈을 함께 맛볼 수 있다. 또 순두부, 새우구이, 녹두전, 두부카나페, 두부 보쌈, 연어말이, 콩고기 등 두부요리와 찌개를 비롯해 그날그날 만든 나물을 포함한 7가지 밑반찬이 함께 나오는 자연애 정식은 가족모임이나 회식모임 때 많이 차려진다.
이날도 50명이 넘는 단체 손님들이 자연애 정식을 주문해 직원들이 분주하기만 했다. 이밖에도 자연콩 정식은 부담없는 가격에 콩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자연콩은 가족이나 회식, 모임 등의 장소로 제격인데 다양한 규모의 룸이 준비되어 있어 적은 수의 인원부터 많은 수까지 인원수에 맞게 준비된 공간에서 식사와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주차시설도 넉넉하고 식사 후 벤치에 앉아 산과 나무, 꽃, 텃밭의 채소들을 보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도 색다르다. 주차장 뒤편에 마련된 원두막과 그네는 아이들의 놀이터로 안성맞춤이고 토종닭장 앞에는 앙증맞은 호박이 주렁주렁 열렸다.
자연콩 031-422-0059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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