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민들레 생산자 ‘고양흰꽃민들레농장’ 최광규 대표

“100세 시대, 자연식품 통해 건강한 삶 누리기를!”

지역내일 2014-09-23 (수정 2014-09-23 오전 6:49:52)

세상에는 예쁘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꽃들이 참 많다. 우리의 눈은 으레 화려한 꽃에 가는 법, 들판에 핀 이름 모를 작은 꽃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가냘픈 작은 꽃에 눈을 돌려 건강식품으로 탈바꿈 시킨 이가 있었으니. 그는 ‘고양흰꽃민들레농장’의 최광규 대표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어느 날 그의 농장을 찾았다. 주주테마파크 인근 도로 가에 커다란 흰 꽃 민들레 조형물 덕에 농장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땀을 흘리는 리포터에게 최 대표는 시원한 차를 건넸다. 쌉쌀하면서도 구수한 맛에 연신 마셔댔던 차는 민들레 뿌리차. ‘기본, 원칙, 응용’이라는 농훈이 적힌 액자를 걸고 토종 흰 꽃 민들레 농사를 짓고 있는 최광규 대표를 만나보았다.
문소라 리포터 neighbor123@naver.com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어려워하는 토종 민들레 발아 성공시켜
 덕양구 지축동이 고향인 최광규 대표는 고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송리에 있는 화훼 농장에 취직해 화훼를 가꾸는 것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2년 반 동안 두 군데의 농장에서 숙식을 하며 관엽 식물과 난 등의 재배 기술을 터득한 그는 1984년 군 제대 후 400만 원의 빚으로 땅을 임대해 직접 화훼 사업을 시작했다. 아이비와 나비 난, 러브 체인 등 당시 판매 가격 200~300원 하는 작은 식물들을 재배하며 화훼 사업의 꿈을 키워나갔다.
 열심히 화훼를 가꾸던 그에게 꽃보다 소중한 인연이 다가온 것은 1987년. 최 대표는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다.
 “그 때 제가 가진 것도 없이 빚만 300만 원이었어요. 알뜰하고 부지런한 아내와 함께 열심히 화훼를 가꿔 6개월 만에 빚을 모두 갚고 1년 반 만에 2천만 원을 모아 농사꾼의 최대 희망인 제 농지를 가지게 됐습니다.” 최 대표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장항동과 지축동에서 화훼 농사를 계속하던 그는 2007년 무렵 뭔가 새로운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 때 그의 눈에 띈 게 바로 흰 꽃 민들레.
 “화훼 시장이 전과 같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비닐하우스 옆에 하얗게 꽃을 피운 민들레 세 뿌리가 눈에 띄었어요.” 당시 그는 민들레의 효능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뭔가 새로운 일을 찾고 있었기에 예사로 넘기지 않고 자료를 찾아 봤다고 한다.
 “흰 꽃 민들레는 우리나라 토종이고, 노란 꽃은 외래종이에요. 그런데 약효는 흰 꽃 민들레가 노란 꽃 민들레보다 약 50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최광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민들레 세 뿌리를 노지에 심어 번식 시켜봤다. 번식은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그의 꾸준한 노력으로 3뿌리가 30뿌리로 불어났다. 이를 가지고 2010년 본격적으로 하우스에서 민들레를 번식시키기 시작했다. 대량 번식을 위해서는 씨앗을 틔워야 하는데 잘 되지 않아 농촌진흥청과 민들레 재배로 이름난 강화기술센터 등지에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여러 번 시도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최 대표는 2012년 약 80%의 토종 흰 꽃 민들레 발아 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해 고양시농업기술센터 소장과 담당자가 저희 농장을 방문했어요. 그곳에서도 토종민들레는 30% 정도 밖에 발아에 성공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했느냐며 깜짝 놀랐지요. 하하하” 




토종 민들레로 만든 다양한 가공 식품 선봬
 2010년 30평에서 시작한 그의 토종 흰 꽃 민들레 농장은 지금 150평짜리 하우스 다섯 동, 약 750평 규모다. 비닐하우스 옆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민들레 3초(草)가 30만 초로 불어난 것이다. 민들레는 3~12월까지 2~3회 재배할 수 있는데 토종 흰 꽃 민들레는 외래종 노랑민들레보다 성장 속도가 더디며 줄기가 가늘어 재배하는 이가 많지 않다. 하지만 최 대표는 농약을 쓰지 않고 민들레를 재배한다.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이 주로 찾으시는데 농약을 주면 안 되죠. 화학 비료도 주지 않고 농협에서 나오는 발효 퇴비와 지하수로만 재배하고 있습니다.”
 민들레를 가공한 제품 판매는 올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엔 생채로 판매했으나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잘 되지 않았다고. 이에 최 대표는 민들레 가공 방법을 연구한 끝에 2012년 말 환으로 가공해 50통을 생산해냈다. 환으로 가공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가공 방법을 배웠고 지난해에는 농업대학에 들어가 1년 간 공부를 하기도 했다. 민들레 환 50통은 이틀 만에 지인들에게 다 팔았다. 이후 반응이 좋아 그해 말 1200통으로 생산량을 늘린 최 대표는 홍보와 판매를 위해 자신의 농장 블로그를 개설했다. 제품 섭취 후 좋은 효과를 본 이들의 입소문으로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석 달 전에는 민들레 뿌리를 덖어 차를 선보였다. 잎과 줄기도 말려 차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내놨고 꽃과 잎, 줄기는 분말로 가공해 밥이나 음식을 할 때 넣어 먹도록 했다. 최 대표는 “특히 부침개를 만들 때 분말을 넣어 반죽하면 민들레의 쌉쌀한 향이 나 맛이 아주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민들레를 좀 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즙도 내놓았다. 다른 것은 전혀 첨가하지 않고 100% 토종 흰 꽃 민들레의 꽃과 잎, 줄기, 뿌리로 즙을 냈다. 민들레 생채는 겉절이 나물무침 샐러드 부침 장아찌 효소 민들레 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할 수 있다.





토종 민들레 먹고 건강 좋아졌다는 말 들을 때 자부심 느껴
 고양흰꽃민들레농장의 제품은 고양지역은 물론 강원과 충청,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찾고 있다. 최 대표는 “토종흰꽃민들레는 식물 중에서도 강한 생명력을 지닌 약용 식물” 이라며 “미국의 저명한 영양학자인 로이 바타베이안이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3천 종류의 식물들 중 민들레를 가장 건강에 좋은 식물 5가지 중 하나로 선정했다”며 “민들레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및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실리마린 콜린 만티톨 이눌린 등 간 질환 회복과 위장보호에 도움을 주며 노화 방지와 성인병에 효과적인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장병이나 간질환이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전립선 질환과 고혈압 당뇨 변비가 있는 분들이 토종 흰 꽃 민들레를 꾸준히 섭취하고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그럴 때 토종 민들레 농사짓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현재 고양흰꽃민들레농장의 민들레 생채와 가공식품은 블로그를 통해, 그리고 일산농협과 원당농협의 로컬푸드 매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오는 10월에는 벽제농협의 로컬푸드 매장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 많은 이들이 보다 쉽게 자연식품을 접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건강식품 생산자로서 밝히는 최광규 대표의 바람이다.
 
문의 010-3231-7896 네이버블로그 고양흰꽃민들레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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