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동길 박사와 함께하는 소아·청소년 건강관리③ -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의 한방(韓方)치료
환절기 비염, 집중력과 키 성장 방해한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쾌적한 가을이 왔는데 선선해진 날씨가 반갑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이다. 알레르기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비염은 예전보다 유병률이 크게 증가해 많은 아이들이 고생하고 있는 질환이다. 가을은 비염뿐만 아니라 천식,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모두 심해지는 때이므로 증상 치료와 호흡기 면역력을 강화하는 치료를 동시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소아한의원 서초점의 한방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동길 원장으로부터 가을에 더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코가 막히면 생각도 막힌다
콧물, 코 막힘 등 코감기 증상이 유독 오래가는 아이들은 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그런 증상이 1주일 이내에 끝난다면 단순한 감기로 볼 수 있지만 10~14일 이상 지속된다면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비염은 몸 컨디션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서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는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고 재채기가 심하거나 눈이 가려운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숨 쉬는 것이 불편해 그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비성(鼻性)산만’이라고 해서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코가 간지러워 비비거나 파고, 훌쩍이거나 풀기도 하고 눈을 비비기도 하는 등 주변에서 보기에 산만해 보일 수 있다. 실제 연구결과에서도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수면 중 무호흡증, 성장부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욕이 떨어지거나 숙면을 하지 못해 결국 성장과 학습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계절적으로 봄과 가을에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성적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알레르기 비염은 학습 집중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소아·청소년기는 비염 유병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면서 수면장애,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면역력 증가시키는 한방(韓方)치료로 효과 높여
어릴 때 아토피가 있던 아이들이 자라면서 천식증상을 보이고 마지막으로 비염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마치 알레르기가 행진을 하는 것 같아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이라고 말한다. 그중에서 초등학생 이상 아이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고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신동길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인체 각 부위 조직을 계통에 따라 오장의 기능으로 나누는데 그중 폐에 속하는 것이 피부, 폐, 기관지, 코이다. 따라서 아토피는 피부, 천식은 기관지, 비염은 코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근본적으로는 폐에 속하는 질환들이라고 보며 결국 근본적인 치료법은 같은 셈이다. 다만, 알레르기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이 달라진다”고 전했다.
요즘처럼 계절이 바뀔 때 건강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가을과 겨울 내내 고생할 수 있다. 예전부터 겨울로 가는 문턱인 가을에 보약을 썼던 이유도 미리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서였다. 알레르기 질환의 경우 완치보다는 자타각적인 증상을 완화시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치료하게 된다. 신동길 원장은 “한의학에서 알레르기 질환은 급성기와 완해기로 나눠서 치료한다. 불편한 증상이 심하면 당장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우선이며, 증상이 가라앉은 후 항 알레르기 효과가 있고 몸을 보하는 약재들을 처방해 전체적인 몸의 면역력을 증가시켜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고 밝혔다. 한방(韓方)치료에서도 코 속을 들여다보고 실제 증상을 체크해 탕약뿐만 아니라 코에 뿌리거나 바르는 한약 등의 한방 외용제와 증상이 심할 때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과립 형 상비약 등을 처방한다. 또한, 침 치료와 코 치료를 병행하며 자주 내원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집에서 코를 치료할 수 있는 외용제도 처방한다.
알레르기 비염, 코보다 폐를 치료하라
한의학에 ‘폐개규어비(肺開竅於鼻)’라는 말이 있는데 폐는 코에 그 구멍을 열어 놓고 있다는 뜻으로 폐와 코는 동일한 장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폐는 탁한 공기도 싫어하지만 너무 차거나 건조한 공기 또한 악영향을 끼친다. 또, 한의학에서는 폐가 코를 주관하고 있다는 뜻의 ‘폐주비(肺主鼻)’라는 말도 쓰는데, 다시 말해 폐의 기능이 원활하면 코의 기능도 순조롭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코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폐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동길 원장은 “폐를 튼튼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찬 공기, 건조한 공기, 탁한 공기도 견뎌낼 수 있는 저항력을 길러줄 수 있다. 알레르기의 근본적인 치료에 폐뿐만 아니라 비장, 신장 등도 관련이 있어 폐, 비, 신 3장이 모두 건강해져야 면역력이 좋아지고 알레르기가 개선된다. 즉, 코를 보되 전신의 건강상태를 같이 개선해줌으로써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도움말 함소아한의원 서초점 신동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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