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소속의 국립학교인 ‘한예종’은 원이라는 다른 일반학교의 학부 개념이 있으며, 이 중 영상원에는 ''애니메이션(Animation)''과 가 있다.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예술인 양성 교육기관답게 학생에게 주어지는 장비나 수업, 작업여건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한 해의 입학정원은 15명이며, 경쟁률 또한 그만큼 높다.
한예종 애니메이션과를 들어가기 위해선 크게 1차와 2차 시험을 거쳐야 한다. 1차에서는 간단한 서류심사(학생부)와 영어필기시험, 그리고 가장 비중이 높은 칸만화 실기가 있다. 이야기와 드로잉으로 자기의 시선을 담아, 주어진 주제에 맞추어 연출하는 시험이다. 1차합격자는 대략 3배수로 뽑으며, 이 인원들은 더 세밀한 관찰을 하기 위해 2차 전형으로 넘어간다. 실기는 물론이고, 단체토론과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등 1/2차를 종합한 최종면접까지 진행한다. (1차 전형은 하루에 끝나지만 2차는 이틀이나 삼일에 걸쳐 치른다.)
1차 실기는 제시된 조건에 맞추어 8절 스케치북 기준, 대략 6p정도를 그려내야 하며, 2차는 4절 켄트지 한 장에 칸만화를 담아내면 된다. 쉽게 얘기하면 1차는 흑백이나 간단한 칼라 정도의 6p 분량의 연출이고, 2차는 1차의 2배 사이즈의 종이 한 장의 완성도 있는 연출이다. 하지만 학교에선 지원자들의 정형화된 아트웍을 우려해 최소한의 조건 외에는 그림과 관련한 그 어떤 조건도 두지 않는다.
서류심사에서 내신에 대한 실질 반영률과 영어필기시험 비중 자체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1/2차 실기의 내러티브 토론 면접에서 드러나는 생각의 깊이, 또는 가치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들의 본인 나름의 도달한 결론을 보기 때문에, 인문학의 공부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만화(작품)에 대한 애정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훈련을 먼저 해야 하지만, 여러 입장에서 사회현상이나 타인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긍정이거나 따뜻하게 바라보려는 태도가 냉소성이 짙은 시선보다 훨씬 더 교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 이해에 필요한 스스로의 학습이 필요하다. 한예종 입시는 조금 더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드로잉들의 기본기는 당연한 것이고, 그 이상의 연출에 필요한 습관적인 연습들이 좋은 결실을 맺게 해줄 것이다.
2014, 2015학년도 2년연속 합격(2014-방지우,2015-전진슬)을 이루어낸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틀에 박힌 입시를 지양하고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 다양한 관점에 대한 이해와 훈련을 한 부분이 주효 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양은모
일산 애니창아만화학원 전임강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031-91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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