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살롱-파혼을 축하합니다

지역내일 2014-08-29
올해 초봄, 지인의 부인한테서 전화가 왔다. 30대 초반의 장녀가 올해 결혼을 하겠다고 해서 결혼식 날짜를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필자가 2년 전에 당부한 말이 문득 생각나서 전화를 했노라고 말했다. 당시 필자가 당부한 말이란 2014년과 2015년은 장녀의 배우자운이 매우 나쁜 때이니 절대 결혼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녀는 지난해 가을에 만난 아홉 살 연상의 40대 초반 남자와 결혼을 약속하고 신혼집을 보러 다니고 있는 상황인데, 배우자운이 나쁘다는 이유로 2014년과 2015년에 결혼하지 않으면 장녀는 노처녀가 될 판인즉 그냥 올해 결혼식을 올려 주고 싶다고 지인의 부인은 말했다. 장녀의 결혼 시기를 따지기에 앞서 장녀와 그 남자의 궁합을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필자는 말했다. 왜냐하면 장녀는 배우자에 대한 집착심이 강한 여자로서 배우자복이 나쁘므로 자신과 궁합이 맞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한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다는 점을 필자는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남자의 사주를 보고 둘의 궁합을 보았다. 보는 순간 한탄이 터져 나왔다. 남자는 홀아비 팔자였다. 사주에 여자가 없을뿐더러 부인과 단순한 이별이 아닌 사별할 가능성을 100퍼센트 갖고 있었다. 그야말로 마누라 잡아먹는 남자였다. 이에 더하여 둘의 궁합은 최악이었다. 남자는 수(水) 오행이 태과하여 상처팔자이고 여자도 수 오행이 과다하여 남편을 상하게 하는 상부(傷夫)팔자로서 공히 수가 많은 게 문제인데 서로에게 수가 많으니 설상가상의 만남이었다. 

비록 속궁합이 좋긴 하지만 1년도 함께 살지 못할 인연이었다. 그리고 둘 다 자식복이 나쁘건만 서로가 이를 보완해주지 못하니 자식을 얻지 못하거나 걱정되는 자식을 둘 만남이었다. 그리하여 지인의 부인과 장녀에게 이 남자와 결혼하면 여자가 죽는다, 절대 결혼하면 안 된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모녀는 지인에겐 이런 사실을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고, 필자는 그렇게 했는바 그 이유는 말해봤자 지인이 필자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한 달 후, 필자의 통첩에 따라서 장녀 스스로 그 남자와 헤어졌거나 어머니가 두 사람을 떼어놓았을 거란 기대로 지인의 부인에게 확인전화를 했더니 기대를 뭉개었다. 장녀는 사별하는 일이 올지라도 결혼하겠다고 한다, 그냥 밀어주기로 했다고 지인의 부인은 말했다. 모녀가 필자의 판단을, 사주를, 궁합을 믿지 않으려는 눈치였다. 그래도 필자는 한 번 더 절대 결혼불가를 강조했다. 그러고 또 한 달 후 쯤, 필자의 당부를 실행했는지를 확인하고자 지인의 부인에게 전화했더니, 그간 상견례를 했으며 결혼날도 잡았다고 했다. 

 그런데 결혼식 날은 다가오는데 청첩장이 오지 않았다. 지인의 부인에게 안부를 물은즉 장녀가 파혼을 선언하고 그 남자와 헤어졌다고 했다. 필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파혼을 축하합니다.” 연사 축사를 보냈다. 장녀는 올해 남자한테서 정신적 혹은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남자와 충돌하여 헤어질 운을 만났으니 이별은 당연하다. 악운을 만나 악연을 피했으니 전화위복이다. 잘못된 결혼으로 죽을 수 있는 운을 면했으니 천만다행이다. 이리하여 앞으론 지인의 부인과 장녀가 필자의 판단에 순종하여 피흉추길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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