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
학창시절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때론 사교육이라는 거센 파도에 휩쓸려 쓴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에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고민하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참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학교도서관이 달라지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교육부의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으로 쾌쾌한 책 창고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있다. 하나 둘 외형을 갖춘 도서관에서는 사서교사를 배치해 프로그램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이제는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에 담을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에는 6명의 사서교사가 있다. 그 중 정발고등학교의 장인남 사서교사를 만나 사서교사의 삶을 들여다봤다.
사서교사, 장인남
장인남(38세)씨는 사서교사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해 책과 함께 하는 일을 막연히 동경했다. 학창시절 선배와의 우연한 만남은 그 때의 동경을 현실이 되게 했다. 있는 듯 없는 듯 늘 조용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건 분명히 알고 있던 그였다.
“학교에 온 선배의 이야기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학과 공부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했거든요. 그 후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어요.”
졸업 후에는 학교에서 사서로 일했다. 그러다 사서교사 임용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 졸업 후 임용고시에 합격했고, 2008년부터 사서교사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대학원 경력까지 인정받아 10년차 사서교사가 됐다.
“사서교사는 일반 교과교사와 동일하게 교사로서의 역할이 더해집니다. 사서교사는 정사서 자격과 교사자격을 소지한 사람이 교사 임용고시를 통해 교사로 임용되고, 사서는 준사서 이상의 자격으로 교무실무직원으로 채용됩니다.”
정보 활용 능력과 독서력 길러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의 경영자다. 단지 도서 대출을 관장하는 게 아니라 교사로서 사서로서 학생들의 정보 활용능력과 독서력을 길러준다. 이를 위해 정보 활용 교육과 독서교육, 도서관 활용수업, 진로독서교육 독서치료, 학습독서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한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잘 가려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해요. 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중요하고요.”
화정중학교에서는 1학년의 독서교육을 책임졌다. 매주 7시간이었지만, 보람이 컸다.
“14개 반의 독서교육을 했어요. 도서관 이용부터 독서법, 사전활용법, 전자백과, 정보검색방법 등을 가르쳤죠. 정보활용능력은 문제해결능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에요.”
책 읽기의 참맛 알리고파
정발고등학교에는 올해 부임했다. 그동안 전담 인력 없이 국어과 교사가 맡았던 도서관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나름 도서관의 모양을 갖추고 있었지만 책 창고나 다름없었던 곳이라 여전히 손 갈 일이 많다. 자료조직이나 시설 면에서도 개선할 게 남아있다.
“처음 시작하는 기분으로 일하고 있어요.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가능성이 있는 도서관이랍니다.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덕분에 한 학기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2학기에도 시설과 자료정비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2015학년도부터는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활동을 운영할 계획이다. 당장은 ‘좋은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
“입시 중심이라 책 읽기에 소홀하고, 스마트 기기의 보급으로 독서량이 감소했습니다. 문해능력(文解能力)과 학습력 저하가 우려됩니다. 일단은 도서관을 알리고, 오게 해서 ‘책 읽기의 참맛’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책 읽기 독려 프로그램 같은 기본부터 시작하려고요."
내 마음의 휴식처, 아이들에겐 숨 쉴 곳이기를
늘 책과 함께 하는 그에게 도서관은 어떤 곳일까. ‘책은 영원한 벗이요, 도서관은 힘들고 지칠 때 주저하지 않고 갈수 있는 곳’이란다. 잠시 머물렀을 뿐인데 진한 위로를 받은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곳 말이다. “아이들에게는 숨 쉴 곳이었으면 해요. 대단한 치유의 과정이라기보다 존재 자체를 알아주는 그런 곳이요.”
얼마 전 마음앓이를 했던 그는 심리학에 빠져있다. 요상한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서다.
“책을 읽으며, 깨달은 건 매일 매일 행복하기에요.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고, 행복감을 맛보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앞으로는 학생들과 마주하고, 소통하기 위해 상담심리학을 더 공부할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요. 학창시절 꿈을 찾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을 찾는 일이거든요. 인간은 하루하루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존재라고 하잖아요. 그 과정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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