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공방테리아

재주 많은 그녀들의 창작 공간

지역내일 2014-08-25

파주 금촌 신주공 1단지 새꽃마을 가까운 곳에 파주공방테리아가 있다. 이경아(42), 이경원(37)씨 자매와 임정은(38)씨가 꾸려가는 공예 작업실이다. 데코파쥬 냅킨아트 키즈쿠킹 비누꽃 손뜨개인형 POP 라이스클레이 팬시우드 천연비누 등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뚝딱뚝딱 배우고 가르치는 재주 많은 그녀들의 공간을 들여다보았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신문편집자에서 공예가로 변신
아기자기한 데코파쥬 작품을 보고 있으니 이경아씨의 전적이 궁금했다. 뜻밖에 그는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어린 시절에도 미술에 흥미는 그다지 많지 않았단다.
이경아씨는 결혼 전 광화문에 있는 석간내일신문 편집실에서 일했다. 아이를 낳고 다시 근무하자니 교대근무 등의 여건에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자치센터에서 천연비누와 화장품 만들기를 배웠다. 그렇게 공예의 세계에 발을 디뎠고 7년 동안 두루 공예를 섭렵했다.
파주공방테리아는 지역 커뮤니티와 시작을 함께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독립된 공방으로 바뀌었다.
이경아씨는 엄마 공예가로 사는 것이 자유롭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어리니까 이동을 시켜줘야 할 때도 있고, 조마조마할 때도 있어요.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 좋고 시간 활용에도 좋지요. 공방에 오면 조용하게 혼자 앉아 있는 여유도 생기고 마음이 편안해요.”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남편은 회사에 보내고 나면 집안에 혼자서 무기력해지곤 했다는 이경아씨.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수업을 하고 스스로 무엇을 만드는 삶이 즐겁다. 


태교로 시작해 직업이 되다
이경원씨는 백일잔치 때 백일상을 대여하는 이벤트 회사에서 일했다. 테이블을 꾸미는 클레이 케이크 가격이 20만 원 가까이 하는 것을 보고 ‘내가 한 번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보니 왜 가격이 그렇게 비쌌는지 알 수 있었단다. 생각처럼 쉽지도 않았고 재료비도 만만치 않았다.
이경원씨에게 클레이케이크 만들기는 첫 번째 공예였다.
둘째아이 임신 무렵, 친 언니인 이경아씨의 공방에 다니면서 태교삼아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해보겠다기보다 아이들을 위해서도 공예를 배워두면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세 아이의 엄마로 바쁘게 살면서도 틈틈이 자격증을 따놓은 것이 지금 공방 활동의 밑거름이 됐다.
“만들게 엄청 많아요. 하나 자격증을 따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걸 하고 싶어져요. 손재주가 많아서가 아니라 하다 보니 손재주가 생기는 거예요.”
리포터가 찾은 날도 수강생들에게 석고방향제를 가르치고 있던 이경원씨는 앞으로 초크아트를 배우고 싶단다. 그림 그리는 재주는 없어도 기법만 배우면 되니 공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분야다.
활동적이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이경원씨. 예나 지금이나 바쁜 건 같지만 지금처럼 공방을 다니느라 바쁜 자신의 삶이 좋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내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집 말고 공방이 있다는 게 좋아요.”


함께 공방 꾸려가니 힘들지 않아요
임정은씨는 양말인형 소이캔들 등을 만들면서 방학이면 키즈쿠킹아트도 진행한다. 원래 어린이집 교사 출신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이끄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았다.
특별히 공예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이웃인 이경아씨의 제안에 공방에 나와 바느질을 한 번 해보고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양말 인형을 만들어 가자 남편의 반응도 좋았다.
양말인형을 시작으로 공예 인생이 시작됐다. 메리야스 천으로 만들어 보드라운 동생인형은 5세 미만의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다.
스승의 날에는 소이캔들 주문 제작이 많고 방학 때면 키즈쿠킹아트로 분주해진다.
“주부들이 함께 하니까 서로 힘든 걸 알아요. 수다로 스트레스도 풀고 육아 정보도 얻어가요. 시간 활용도 좋고 집안일을 병행하기에도 좋아요.”
이제 공방에 들어온 지 일 년이 되어가는 임정은씨. 아직 수익은 크게 내지 못하지만 수업료로 월세와 재료비를 내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알뜰한 주부로 살면서 예술도 즐기자는 마음, 아직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파주공방테리아는 이런 곳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누구나 공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문제는 검증된 정보냐 하는 것이다. 파주공방테리아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마주앉아 공예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좋은 재료를 고르는 안목, 세심한 노하우 등은 인터넷으로는 아무래도 배우기 어렵다.
수강생들의 취향은 다양하다. 20대 후반부터 30대까지는 석고방향제와 소이캔들, 팬시우드 등을 좋아한다. 30대 중후반은 자녀들을 위한 인형을 주로 만든다. 인테리어 소품은 모든 연령대가 좋아한다.
봄에는 일일체험으로 꽃 작품을 만들어 선물하고 재롱잔치에는 폼아트로 아이들을 위한 응원 문구를 만든다. 여름에는 피부 약한 아이들을 위해 모기퇴치제, 겨울에는 포근한 양말인형이 인기다. 임산부를 위해 자극적이지 않은 석고방향제, 콩 왁스를 써서 안전한 소이캔들도 요즘 핫한 아이템이다.
문의 010-5496-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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