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품앗이 돌봄교실 진행한 LH푸른숨 4단지 학부모들

두려웠던 방학이 즐거운 시간으로 바뀌다

시설· 돌봄전담 교사 등 지원 절실

지역내일 2014-08-25 (수정 2014-08-25 오후 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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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혁신도시 내 LH푸른숨4단지는 올해 2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다. 모여 살기 시작한 지 6개월 남짓한 이곳에서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초등 1학년을 위한 품앗이 돌봄교실을 자체적으로 조직해 여름방학 동안 운영했다. 맞벌이로 인해 방학 중에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운 학부모들이 모여 한 명씩 순서를 정해 13명의 아이를 돌본 것. 보육은 물론 매일 한 가지씩 특별수업도 만들어 아이들이 방학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프로그램도 꾸렸다. 시설도 교사도 부족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방학이었다.








● 맞벌이 가정 힘을 합치다
푸른숨LH4단지는 봉대초와 단구초에 속한 학군으로 학기 중에는 LH에서 제공하는 서틀버스로 학생들이 2.3km의 거리를 통학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초등 저학년은 학교 돌봄교실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 있다. 그러나 방학기간 중에는 셔틀버스 운행이 이뤄지지 않고, 특히 봉대초는 방학기간 중 돌봄교실이 오전 9시~12시까지만 점심식사 제공도 없이 운영된다. 현실적으로 돌봄교실 이용이 불가능하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에서는 방학기간 중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정에 혼자 있게 하거나 온종일 학원에 맡겨야 한다.
작은 학교인 봉대초 1학년은 두 반. 우연히 학부모들과 SNS로 품앗이 돌봄에 관해 서로 의견이 모여 결성됐다. 10명 정도의 봉대초 학부모가 모여 어떤 식으로 할지 의논을 한 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후 반곡초, 단관초, 단구초 학부모 3명이 더 모여 장소는 어떻게 할지. 점심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 꼼꼼히 의논하기 시작했다. 절차에 따라 입주자 대표회의에 장소 협조를 구했고 주민커뮤니티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 안전과 즐거움 고려한 프로그램
‘시범사업’이라고 생각해 시작한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13명의 아이를 안전사고 없이 돌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먼저 상의했다. 안전사고가 난다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과 장소 사용에 대한 실비정산, 냉난방비, 수도세, 시설물 훼손에 대한 원상복구 등에 대해 서약을 한 후 여름방학 돌봄이 시작되었다. 13명 아이들 각자의 스케줄, 요일별로 정해진 당번 학부모들의 이름과 준비한 특색 프로그램들도 꼼꼼하게 파일로 정리해 나누었다. 점심은 각자 도시락을 준비하고 일일교사가 시간이 되면 나누어 주었다. 수업은 아이들에게 학업 부담을 지우지 않는 선에서 하루에 특색수업을 1가지씩 진행했다. 그 외 시간은 놀이터나 분수대 등을 활용한 자율 활동을 진행했다.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율활동, 독서와 한자, 특색프로그램, 점심시간, 자율활동과 간식시간, 개인 스케쥴 및 자율 활동 등으로 구성했다.








● 아이들 안전 위해 돌봄교사 절실
돌봄품앗이가 시작된 이틀 후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일일교사 혼자 에너지가 넘치는 초등학교 1학년 13명을 온종일 돌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그래서 오후 2시부터는 한 명의 교사가 더 투입된다. 오후에 오는 교사가 간식을 챙겨주고 아이들의 스케줄을 관리하니 좀 더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 16일 진행 기간에는 이틀 동안 어렵게 휴가를 낸 부모도 있다. 겨울방학에는 모두가 이틀 이상씩 휴가를 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돌아오는 겨울방학 품앗이 돌봄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돌봄전담교사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돌봄전담교사가 있는 가운데 부모가 보조교사로 참여한다면 이런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허가를 받고 하긴 하지만 아파트의 주민 등 주위의 시선과 시설 지원이 아쉽다. 시설 또한 여름임에도 냉장고가 없어 탁자 위에 음식을 방치해야 할 정도로 열악하다.
“맞벌이 부부는 지원되지 않는 것이 많아 아이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 품앗이 돌봄이 확산되어 방학을 맞이하면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고 이현주  씨는 전했다.








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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