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제법 바람이 선선해졌다. 그러나 무더위에 지친 심신은 아직 한여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덥다고 에어컨 바람을 너무 쐰 탓인지 오뉴월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입맛까지 달아났다. 소화도 안되고 식성까지 까다로워졌다.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후배가 보리밥을 추천한다. 입 맛 없고 소화 안 될 땐 섬유질이 풍부한 보리밥이 제격이란다. 한걸음에 달려갔다.
안양9동 배수지 가는 길에 위치한 창박골 원조 보리밥집. 수리산 아래 위치해 등산객은 물론 동네 주민들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이곳의 메인 메뉴는 보리밥과 새싹비빔밥, 제육백반이다. 가격도 7∼8000원 대로 부담 없어 서민들의 외식메뉴로 인기가 많다. 보리밥은 기본 밑반찬과 커다란 접시에 정갈하게 여러 가지 나물이 담겨져 나온다. 호박, 콩나물, 무생채, 고사리, 버섯나물, 배추무침...이것들을 보리밥과 함께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한 입 넣고 씹어본다. 입 안 가득 아삭한 나물과 함께 보리밥 알갱이가 입 속에서 빙빙 돈다. 비빈 보리밥을 호박잎에 한 술 넣고 쌈을 싸 먹어봤다. 약간 까칠하지만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도 난다. 뚝배기에 짭조름하게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는 보리밥과 궁합이 잘 맞다. 향긋한 참기름 냄새도 좋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엔 보리밥이 최선이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적에 어머니는 찬 물에 꽁보리밥을 말아 풋고추에 된장을 찍어 드셨다. 보리는 겨우 내 추운 기운을 가득 담고 있어 성질 자체가 차갑다. 섬유질도 풍부해 소화가 잘되고 변비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역시 건강밥상의 대명사는 보리밥이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1082-5
문의 031-469-6954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